brunch

나는 왜? 이 단어에 짜증이 날까?

데이터 인문학

차라리 말을 아끼고 진심 어린 반성과 미안함이 얼굴에 묻어나는 감정 표현이 더욱 공감과 신뢰를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정치인들이나 권위적인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송구하다', '유감' 같은 말들은 겉으로는 사과하는 듯 보여도 진정성이 부족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송구하다(悚懼하다)'는 본래 '두려움에 마음이 불편하다'는 뜻이고, '유감(遺憾)'은 '마음에 차지 않아 섭섭함이나 불만이 남는 느낌'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런 표현들은 종종 사과라기보다는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아, 정작 사과의 대상인 상대방에 대한 진정한 가치 인정이나 반성이 빠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자신이 한 잘못에 대한 인지도 없이 자신의 감정 상태만 변명하듯 드러내는 것입니다.


미안함의 시작은 내가 먼저 내 잘못을 알고 인정하는 데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미안하다’는 말을 상대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형식적인 말로 내뱉고 스스로를 안위하는 데 그칩니다. 그런 미안함은 반성이 아니기에 반복될 뿐이며, 결국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게 됩니다. 그 순간부터는 '미안하다'는 말조차 효과를 잃게 됩니다.


정말 사과하고 싶다면, 구체적으로 “내가 한 이 일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 잘못했고, 그것이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미안하다”라고 말하고, “상황이 너무 공감되어 내 마음도 많이 아프며, 혹시 위로가 짐이 될까 조심스럽다”라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는 게 옳습니다.


지금 이 시대는 자신도, 타인도, 환경도 인정하려 하지 않는 잘못된 인지편향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는 서로 외로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진실한 감정 인식과 타인에 대한 진심 어린 인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자기 자신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 타인을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이제 서야 깨닫습니다.


© 2025. Digitalian. (CC BY-NC-ND)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크라테스, 2025년에 AI의 자판을 두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