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누군가
밤새 노란 옷을 벗겼나보다
내막은 알기 어려우나
여름 한 철 소나기 몇 번
바람이며 햇살 몇 줌
새소리 들으며 아침을 맞이한 지도 여러 날
이화(梨花)에 월백하던 하얀 꽃 피고져
아직은 솔방울만할 때,
더위먹지 말라며
해충에 쪼이지 말라며 입혔던 노란 옷이
바람에 벗기었다
제법 알은 굵었고,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새는 달콤한 속살을 껴안았다
보기에 민망하지만,
새 또한 객이니
차마 쫏지는 못하였다
가을이 왔으니,
햇살아래 속살 내보이는 것도
배나 나나 이로웁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