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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Nov 10. 2022

노란옷을 벗겼나 보다

아침 잠에깨어보니

누군가

밤새 노란 옷을 벗겼나보다


내막은 알기 어려우나

여름 한 철 소나기 몇 번

바람이며 햇살 몇 줌

새소리 들으며 아침을 맞이한 지도 여러 날


이화(梨花)에 월백하던 하얀 꽃 피고져

아직은 솔방울만할 때,

더위먹지 말라며

해충에 쪼이지 말라며 입혔던 노란 옷이

바람에 벗기었다


제법 알은 굵었고,

밤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새는 달콤한 속살을 껴안았다


보기에 민망하지만,

새 또한 객이니

차마 쫏지는 못하였다


가을이 왔으니,

햇살아래 속살 내보이는 것도

배나 나나 이로웁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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