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의바람 Nov 09. 2022

달 구경 한번 잘 했다

아내의 달 떴다고,

아들의 달 구경 나가자는 말에

반가운 마음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카메라 하나 달랑 메고 나섰더니


몸이 느꼈나보다


재채기가 나고

감기기운이 오른다.


점점 작아지는 달의 모습

그리고

사라진 후에야 비로소 보이는 붉은 달,

 

한 번도 정신차려 달 구경한 적이 없었구나


달이 뜨고 지는 모습에

어찌하다 남는 것은

세월이 흘렀다는 자각뿐,


저 달은 어제와 다르지 않으나

나는 어제와 다름을 느낀다


입동이 지난 마당은

역시나 겨울의 초입임에 틀림없다


여러장의 사진

한결같은 모습


달 구경 한번 잘 했다.


200년 후에야

오늘같은 달을 볼 수 있다니


아내에게 말했다.


그 때도 같이

달 구경 한번 잘 했다!

라고, 말하자고...


작가의 이전글 텅빈 집을 바라보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