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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Nov 08. 2022

텅빈 집을 바라보며

처마에 제비집

텅 비었다


몇 달 세들어 살더니

그 사이 가족 일구고

머나먼 강남으로 돌아갔다


흔적은

집 아래 쑤북히 쌓인

배설물, 그리고

내년 봄에 다시 오마는

헛된 기약정도이다


빈 집

주인은 오래전 왔던 길 따라,

왔던 곳에 묻히었다


제비집도 비고

내 살던 집도 비었다


10월에 보는

나의 옛집은

추수 끝나고 서리내린

들녘마냥 허전하다


눈물 한 방울


추억은 한 방울 눈물되어

옷소매를 적신다


8남매가 나고 살던 집,

떠들썩한 날들도 많았는데

이젠 추억속에 잠겼다


나도 옛집마냥 비어간다.


ps.

그래도 내년 봄날에

제비는 되돌아 오겠지요.


텅빈 곳은

누군가가 다시 채울 것이고,


저의 텅빈 곳은

아이들이 다시 채울 것이며,


그런 희망과 바램이

저를, 우리를 지탱해주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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