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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Nov 16. 2022

묻지 않았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살아온 시간에 대한 후회였을까,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묻지 않았다.

 

그때는 그녀나 나나 다 힘들었던 시간이었고,

소풍처럼 아무 계산도 없이

일상에서 뛰쳐나왔을 때였다.


버스를 탔고,

영주 부석사를 지나

다시 안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백 년 그렇게 지내왔을

하회마을의 여러 집들,

어느 집 앞뜰 모과 열매 떨어진 향을 붙잡기도 했다.


그 향이 마를 즈음 병산서원으로 옮겨

나는 그리움을 담았고,

그녀는 대청마루에서 지나가는 구름을 담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묻지 않았다.


그리고선

다시 깜깜한 밤을 몰아,

남원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정해진 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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