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였을까?
살아온 시간에 대한 후회였을까,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걱정이었을까?
묻지 않았다.
그때는 그녀나 나나 다 힘들었던 시간이었고,
소풍처럼 아무 계산도 없이
일상에서 뛰쳐나왔을 때였다.
버스를 탔고,
영주 부석사를 지나
다시 안동으로 발길을 옮겼다.
수백 년 그렇게 지내왔을
하회마을의 여러 집들,
어느 집 앞뜰 모과 열매 떨어진 향을 붙잡기도 했다.
그 향이 마를 즈음 병산서원으로 옮겨
나는 그리움을 담았고,
그녀는 대청마루에서 지나가는 구름을 담았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묻지 않았다.
그리고선
다시 깜깜한 밤을 몰아,
남원으로 향했을 뿐이었다.
정해진 길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