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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Nov 17. 2022

이야기 들으랴 한다

배나무에 여럿

매달린 배


몇 해전 들어온 나무는

몇 차례 자리를 옮기었다.


하얀 이(梨)꽃이 피고지고

콩알만한 열매는


바람의 이야기며

하늘의 이야기며

새들의 이야기며

소나기의 이야기며


온갖 전설을 담고

노란옷에 숨어버렸다.


감춘 것이

어디 전설 뿐일까?


속살도 감추었다.


새색시 속색이듯

가을하늘에 매달려,


오늘밤

이야기 들으랴 한다.


달빛은 구름에 가리었고

별들도 숨을 죽인 이 밤


배나무 이파리만

팔랑이는데,


무슨 말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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