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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Nov 15. 2022

이처럼 멈추면 보이나 보다

아내와의 데이트

남한강을 앞에 두고, 아내와 마주 앉았다.


결혼하고 14년 차,

평일에 이렇게 한가한 적이 있었을까?


그렇게 바쁘게 살지는 않았지만,

주중을 한가롭게 보내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내와 도란도란 나누는 얘기는

그 동안 누리지 못하던 호사이기도 하다.

 

남한강에선 때 늦은 서핑이 한창이다.

왔다갔다 바쁘다.


초보자는 직진을 하고,

숙련자는 이리저리 날리며 간다. 물을 탄다는 것,

대단한 일이다.


물의 힘을 경험했던 터라,

세상은 대단한 것들과

대단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동네이다.


그 동안 보이지 않는 풍경이

이처럼 멈추면 보이나 보다.


가끔씩 멈추고

주위를 둘러볼 필요가 있는 것이

흔한 일상이 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때문이리라.


남한강 풍경이 여유롭고 한가롭게 느껴지는

오늘, 추억은 홍시처럼 가을 햇살에 익어간다.


아내와 나는 같은 자리에서

서핑하는 사람이 구름처럼 떠다니는 남한강의 풍경을 바라보며


내 맘속 근심도 남한강 굽이굽이에

구름처럼 둥둥 떠내려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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