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새벽녘
사라락 사라락 거리며
내리는 소리
창호지 문지방을 넘어
귓속을 간지럽히던
내 유년의 눈 내리는 소리
그럴 때면 일어나
채비하고 뒤안의 싸리빗자루 챙겨
할머니댁 가는 눈 길을 내고
할머니 미끄럽지 않으시도록
마당을 쓸면
훤히 터오르던
그날의 추억들
오늘처럼 내리는 눈은
송이마다 작은 추억들 하나씩 매달려
내 맘속에 던지어진다
이제는
시골집 문지방은
거두어졌고
창호지를 넘어서던 눈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