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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Dec 08. 2022

청량리역에서

두 모녀의 아쉬움을 보며

서울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숨 고르듯 잠깐 멈추었다


옆 지리엔 누가 탈까?


중년의 아주머니가

자리하신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창 밖 플랫폼에선

딸이 손을 흔든다.


핸드폰이며 KTX며

그렇게도 가까워졌는데


예나 지금이나

만났다 헤어질 때 서운한 마음은

변하지 않은 듯하지만


그래도 이젠

그리 흔한 광경은 아니지 싶다


엄마는 괜찮으니 어여 들어가라는

손짓과 입모양을 보내고선

애써 외면하지만

딸은 아쉬운 듯

연신 손을 흔든다


그 사이,

열차는 모르는 척

깐치발로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나는 따님

한번 더 보시라고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이별 장면을 지켜보던 나는

이렇게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림처럼 남기며,


운 좋게 고래만한 그리움 한쪽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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