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모녀의 아쉬움을 보며
서울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청량리역에서 숨 고르듯 잠깐 멈추었다
옆 지리엔 누가 탈까?
중년의 아주머니가
자리하신다.
무심코 고개를 돌리니
창 밖 플랫폼에선
딸이 손을 흔든다.
핸드폰이며 KTX며
그렇게도 가까워졌는데
예나 지금이나
만났다 헤어질 때 서운한 마음은
변하지 않은 듯하지만
그래도 이젠
그리 흔한 광경은 아니지 싶다
엄마는 괜찮으니 어여 들어가라는
손짓과 입모양을 보내고선
애써 외면하지만
딸은 아쉬운 듯
연신 손을 흔든다
그 사이,
열차는 모르는 척
깐치발로 슬금슬금 빠져나간다
나는 따님
한번 더 보시라고
손가락으로 창밖을 가리켰다.
이별 장면을 지켜보던 나는
이렇게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림처럼 남기며,
운 좋게 고래만한 그리움 한쪽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