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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Dec 30. 2022

방랑자

크눌프를 그리며

 한해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네요.


같이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눈이 내리고, 다시 얼고 하면서

겨울밤이 깊어만 가겠지요.

그러면, 어느새 봄이

인기척을 할까 싶습니다.


늘 있는 자리에서 나무가 되고,

바위가 되고 구름이 되었다가

다시 비로 내리고 하기를 몇 번이나 했을지


보이지 않은 길을

방랑자처럼 거닐기도 하였고,

지나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추억을 회상하기를 몇 밤이나 했던지


그리웠던 얼굴들 이제는 흐릿한 기억에서나마

떠올릴 수 있었던 날들,

겨울날 옹기종기 모여 해바리기 하면서

그냥 같은 자리에 있어서 좋았던 내 어린날의 오랜 동무들하며,

이제는 다 커서 어디에선가 아이들의 엄마 아빠가 되어있을거라.


산이 높으면 골도 깊고

겨울이 깊으면 봄이 머지 않을거라는

경험이 이 추위를 지탱케 해주는 날이지만

올 한해 고생 많았다고

새해에는 알 수 없는 길이겠지만

가끔 멈추어서 되돌아보는 것도

좋을거라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그 시간이 모여 다시 세월이 되어 흐르듯

그것이 인생이라는 기인 방랑이라는 것을 알면

어느샌가 인생의 안개는 걷히겠지요.


당신은 나무이고, 바위이자

구름이고 다시금 비로 내릴 것입니다.


그런 당신은 곧 나입니다.

그것이 고맙습니다.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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