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산길을 걷다가
<잔설(殘雪)>
--- 어느 산길을 걷다가
잔설(殘雪)이 남겨지고
누군가 누워있는
양지바른 곳
한적하다 못해
새소리 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
쉬어가라는 듯
지나가는 나를 잡아끈다
이 집 주인은
생전에 어찌 지내셨길래
그 흔한 새소리도 없이
묻혀있는지
다행히 나라도 이렇게
두런거리는 걸 보면
전생에서라도 내게
좋은 일을 했나보다
나 또한 저렇게 누우려니
돌돌돌 물소리 끊이지 않고
솔솔솔 솔바람 멈추지 않는 곳에
자리해 달라는 말을 남길까 (2022.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