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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Jan 13. 2023

문득

<문득>


아직 눈은 남아있고

종달새 노래할 때는 아득하나

입춘이 한 달도 남지 않고

그 날이 와도

우수며 경칩은 멀지 않았을테니

토방(土房)에서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개울물 녹는 소리라도 듣다보면

어느새 그 날이 되어있지 않겠어요?

사노라면 그 날은 문득

와 있겠지요

많은 시간도 남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족한 시간도 아니라는 것을

겨울 한 철 지나가는 것을 보고

알아가고 있네요

오늘처럼 달 밝은 날에 마당에 나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가만히 보면

구름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가는 달 또한

쉬이 보낼 수 있지 않을까요

가고 오는 것이 어디

사람마음대로 할 수 있나요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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