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적이다>
바람에 손은 곱았지만
햇볕이 따스한 날
국밥 한 그릇을 위해
길가 차로 십여분 남짓한 국밥집엘 들렀다
창가쪽 자리는 이미 찼다
옹기종기 박혀있는 해바라기 씨처럼
촘촘하다
한 겨울이지만
햇살은 한 여름마냥 따갑다
창문 하나가 이처럼
세상을 가를 수 있다니
역설적이다
그 새 자리를 차지한
한 그릇 국밥에서 모락모락
저녁짖는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어느새 해바라기처럼 함박진다
살아가는 것이 그리 별난 것은 아니지만
따순 국밥이 한 그릇이 먹고살 생각을
파도처럼 휩쓸어가버린 것이
역설적이다
하기사
누구에게 따순 국밥 한 그릇
내놓은 적이 있어나 싶다 (1.10, 양평 국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