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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Jan 11. 2023

역설적이다

<역설적이다>


바람에 손은 곱았지만

햇볕이 따스한 날

국밥 한 그릇을 위해

길가 차로 십여분 남짓한 국밥집엘 들렀다

창가쪽 자리는 이미 찼다

옹기종기 박혀있는 해바라기 씨처럼

촘촘하다

한 겨울이지만

햇살은 한 여름마냥 따갑다

창문 하나가 이처럼

세상을 가를 수 있다니

역설적이다

그 새 자리를 차지한

한 그릇 국밥에서 모락모락

저녁짖는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김을 보며

어느새 해바라기처럼 함박진다

살아가는 것이 그리 별난 것은 아니지만

따순 국밥이 한 그릇이 먹고살 생각을

파도처럼 휩쓸어가버린 것이

역설적이다

하기사

누구에게 따순 국밥 한 그릇

내놓은 적이 있어나 싶다 (1.10, 양평 국밥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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