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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바람 Oct 27. 2022

사계

마당의 겹벚은 화려하고

안산 구구대는 비둘기 소리 들려오고,

햇살 한줌 느껴지는 이 봄날에

내 마음에는 물기가 촉촉한데


봄빛이야 지나가면 그만인 것을

세월이야 흘러가면 어이 올까나? (4.25)


마당의 봉선화는 화려하고

해질녘 풀벌레 소리 청아하고,

검은 구름 두터운 여름날에

내 마음에는 습기가 송송한데


구름이야 지나가면 그만인 것을

세월이야 흘러가면 다시 올까나?


마당의 단풍은 화려하고

귀뚜라미 소리 봄꾀꼬리마냥하고,

반쯤 가린 달빛이 맑고 깊은 가을밤에

내 마음에는 외로움이 헛헛한데


달빛이야 지고나면 그만인 것을,

세월이야 흘러가면 언제 올까나?


간밤에 내린 서설은 맑고

겨울 새소리 덩달아 깊고 맑고,

싸라기 같은 눈발이 선 겨울날에

내 마음에는 햇살이 땃땃한데


눈발이야 그치면 그만인 것을,

세월이야 흘러가면 오기는 할까나? (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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