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에 적어보는 나의 면접 해방일지

2025.05.13(화) 01:05

by 디그레시움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의 사진 [2025.02.28(금) 08:43]

일본최동단 '네무로'에 도착한 아침

누가 알았으랴, 2025년 2월 마지막 날의 시작을
난생처음 들어보는 '네무로'에서 맞이할 줄

그렇게 네무로역 주변의 동네를 무작정 걸었다.
청량항 고요함이 나를 뒤덮었다.

'바다마을 다이어리'라는 제목의 일본영화가
있던데, 그 내용도 배경도 모르지만
참 그 제목과 어울리는 동네였다.

이제는 차갑지 않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겨울이 정말 끝났음을 체감하며

눈이 다 녹은 아스팔트 길이었지만
마지 보송보송 쌓인 눈 길을 걷는 기분

내 마음속 뽀드득한 소리를 내는
잔잔한 감정이 퍼졌다.

아직 나의 눈 덮인 홋카이도여정은
현재진행 중이었다.


와,

면접자료를 찾느라 노트북을 쓰지 않는 게 얼마만인가

면접 예상질문을 정리하고 답변을 정리한다고

자판을 누르지 않는 것이 얼마만인가


이 노트북이라는 존재가 정말 나에게 소중했는데,


밤새 펼쳐 기업분석을 하고 면접준비를 하다

먼지가 쌓인 채로 열어두고 지쳐 잠에 들곤 했다.


그리고 아침마다 어지럽혀진 필기구와 함께 먼지가

쌓인 열어둔 노트북을 볼 때마다 참으로

마음이 복잡했다.


드디어 나는 (결과와 상관없이)
일단 면접을 해치웠고 해방되었다.

2주 가까이 되던 그 불안함과
결말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한 하루살이가

드디어 끝이 났다.




나는 이 면접준비를 하느라 내가 좋아하는 글 쓰는

시간도 눈치를 봤고 직전에는 도저히 쓸 말도, 기분도, 에너지도 나지 않았다.


아니 마음속에는 이 에너지마저 면접준비가 아닌 곳에 분산될까 두려워 면접준비와 기업분석 외에 아무것도 에너지를 쏟지 않았지.


그리고 내 '완벽주의'성향에 빠져들어 나는 무한 반복의 굴레에 빠졌다. 아무리 면접답변을 고쳐도 또 고칠부분이 보였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 알고리즘이 챗GPT보다 다양한 상황과 예상질문을 만들어내 내가 만든 정보의 홍수에 내가 휘말렸다.


나는 도저히 내가 AI가 아닌 이상 이 모든 예상답변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 자신을 몰아쳤다.




그렇게 결국 나는 면접 3일 전 몸까지 고장 났다


미친 듯이 달리다가 오후부터 온몸의 기운이 빠진 채

정신적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서

모든 육체적 움직임을 하지 못했다.


온몸이 바닥에 끌어당기듯이 축 쳐져서

고갯짓 하나 하기도 힘든 수준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와중에도


나는 무조건 오늘 안에 회복해야 해,
그래서 내일은 더 많이 해야 해


하며 몸이 빨리 나아야 한다고 나를 한번 더 다그쳤고


면접스트레스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결국 온몸이 아팠다.

그러니까 아플 수 있는 모든 곳이 아팠다.


갑자기 열이 펄펄 나기 시작했고,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치아 전체가 아팠고

좌우를 오가며 편두통이 심해졌다.


흠.... 이렇게 스트레스가 몸으로도 반응이 오는구나.


그런데 신기한 건 공황증세(?)는 오지 않았다.


몸이 먼저 아파버려 공황은 건너뛰어버린 건지

아니면 내가 더 이상 공황이 오는 것에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걸 몸이 눈치챈 건지


공황대신 신체적 아픔을 선사했다 허허허




오히려 면접 전날 상경해서 숙소에 도착했을 때

점점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놓였다기보단 2차 해탈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진짜 내일만 버티면

이 지옥 같은 생활에서 해방이다 생각이 드니

정말 마지막 쥐어짤 힘까지 생겼다.


그래서 나는 그 몸뚱이로 상경한 주제에

숙소에서 다시 면접질문 키워드를 정리하고, 수첩에

옮겨적고 말하기 연습을 하고, 정장을 다렸다.

그리고 기업분석한 내용도 요약정리해서 외웠다


지금도 내가 면접 전날에 이 모든 짓을 했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 믿기지 않는다.


심지어 밤에 잠도 잘 들었다




면접당일 머리세팅을 하고 화장을 하고

정장을 입었는데 참으로 어색했다.


허허 재취준이라니, 멋 모를 때 면접 보러 간 거랑

사뭇 기분이 다르다. 그냥 부끄럽다(?)


여하튼 도착하니 대기자들이 있었고

나는 점점 긴장 따위 되지 않고, 집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오랜 기다린 끝에 드디어 면접을 봤는데

내가 준비한 것, 그렇게 스트레스받았던 것과 달리


너무나 허무하게 나는 준비한 1분 자기소개 외에는

거의 프리토킹(?)을 해버렸다.


경력짬바 때문인지 면접관들이 평가자가 아니라

내가 같이 일했던 부서장, 팀장님들처럼 보였고


그들에게 내가 한 일을 업무용어를; 써가며 설명했다. (면접에 이래도 되나, 첫 취준일 땐 안이랬는데...)


그러니까, 음... 본사에서 현장부서를 쪼아댈 때 설움,,,,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쪼아댐을 당할 때의 고통 등..


그들도 공감하는 듯했다.

(공공기관의 구조는 비슷하기에...)


여하튼 그렇게 면접은

내가 미친 듯이 죽을 듯이 스트레스받고

몸까지 아픈 것에 비해 허무하게 잘 끝나버렸다




확실히 쌩신입때와 달리 경력자가 되니 면접을 대하는

태도자체가 달라지는 것 같다.


오히려 외운답변보다 내가 한 일, 내가 힘들었던 일

말로 표현하는 게 더 쉬웠다. 아니 쉬울 것도 없었다.


현직자인 그들에게 생생하게 이야기 하면된다. 허허

그리고 너무 힘들고 기억에 남기에 생생하게 전달이

될 수 밖에 없다(?) 기계적답변이 힘듦.


그래서 미련이 없다.


나는 이제 이렇게 면접 보는 놈(?)이 되어버렸다.

면접컨설팅이고, 학원이고 먹히지 않는 놈


그러니 마음에 들고 말고는 그쪽(갑님) 사정이고..


하 이것 참, 면접 또한 내 쪼(?) 대로 밀고 가야 할 듯?

이러다 보면 이런 실무형 인간 필요한 기업이 생기겠지


여하튼 난 면접에서 드디어 해방이다.

어쩌면 내 마음속에서 만든
내 스스로의 감옥에 대한 해방일 수도

상상 속 면접은 정말 무섭고
압박감이 심했는데

실제 면접은 그냥 만담(?)이었다.



아이고 속 시원해라


그래도 내가 얼마나 일을 열심히 했는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진심을 갖고 일에 임했는지

그러나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싹 다 말해서 속이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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