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아픈 법인데

2025.05.22 (목) 14:10

by 디그레시움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의 사진 [2025.02.13(목) 15:08]

삿포로에서 온전히 혼자가 된 첫날
나는 홋카이도 신사로 향했다.

메인 관광지에서 지하철로 몇 정거장 떨어지니
바로 한국어 안내문이 사라져 버렸고
화장실 상태도 으음... 일본인가? 싶었다 ㅎㅎ

삿포로시는 선택과 집중을 참 잘하나 보다.


홋카이도 신사는 생각보다 한국인들에게
덜 유명한지(?)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간간히 한국인 패키지 여행객들도 있고.

즉, 이곳에 혼자 온 사람은 나 뿐이다.

다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고, 경치를 구경했다.

그런데 그 상황이 묘... 하게 기분이 좋았다.

사실 매우 신났다.

내가 갑자기 용감한 사람이 된 기분이 들었다.

너무 신난 나머지 여행 커뮤니티에
이 공간에 혼자인 사람 저뿐인 것 같아요!!!!!!!
하며 근본 없는 글도 썼다. 하하;;

그렇게 벅찬 기분으로 돌아다니다 발견한
타코야키 노점상.

날이 너무나 추운 탓에 김이 더 펄펄 났다.
다른 삿포로 관광지 대비 유명한 곳이 아니라서 그런지 가격도 싸고 문어도 엄지손톱만 한 것을턱턱 넣어주셨다.

먹을 곳이 어딨 나 주변을 살펴보다 그냥 노점 옆
바람이 덜 부는 자리에 쪼그려 앉아

호호-

입김을 불어 타코야키를 하나 베어 물었다.

엄청 뜨거웠는데, 폭설 내리는 추운 날씨 탓에
알맞은 온도로 바로 식어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냠냠냠-

그 공간에서 유일하게 혼자인 한국인 여행객은

흰 눈과 대비대는 까만 까마귀가 깍깍 울어대는
모습과 어우러지는 다른 관광객들을 구경하며

홋카이도 신사에서 온전히 혼자가 되었다.

혼자 느낄 수 있는 모든 행복을 남과 나누지 않고
오롯이 혼자 다 누리고 느꼈다.

볼은 차가운데 입안은 따뜻했다.




사실 매일 기분일기 쓰면서 느끼는 하나의 속마음을

진짜 솔직하게 공개하자면...


기분일기 쓸 때마다 여행사진과 여행기를 짤막히

쓰는 게 요새 쪼오끔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호호


벌써 다녀온 지 3개월이 넘어가고,

나의 현생은 홋카이도 3주 여행을 했을 때 대비

매우 삭막해졌고, 감성 또한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분명 여행을 다녀온 뒤 한 달까지만 해도

여행사진이나, 여행 중 들었던 음악만 들어도


아-련


했는데, 이젠 뭐 아무 감정도 아무 생각도 없다 허허;

특히 지금처럼 현생이 너무 혼란스러울 때는.


그런데 방금 느꼈는데, 저 사진을 올려놓고 그때의

상황을 생각하며 글을 쓰는데, 또 줄줄이 써진다.


그 공간에서 본 모든 상황과 내 감정이 되살아난다.


참으로 신기하네.


그래서 갑자기 분량도 훅 늘어났다. 허허

내 소중한 홋카이도 혼자여행. 꼭 현생이 마무리되면

정식으로 묶어서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연재해야지




저번주 월요일에 면접을 보고, 와 해방이다!! 해놓고

해방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나는 어정쩡하게 놀다가

주말에는 전 회사 동기들과 신나게 놀았다.


특히 음주를 미친 듯이 했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질까

약 3주간 금주를 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한 6차까지 달려버렸고, 아마 이제는 나와 아무도

술을 마셔주지 않을 것 같다....ㅎ


그러고 이번 주가 되었다.

글을 쓰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번 주에 1차면접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비슷한 직종에 일한 경험으로 점수집계 및 결재라인 등을 추론해 본 바,


이번 주 초에는 무조건 결과가 나올 것이 예상되었다.


무심한 갑님은 이번 주 중에 메일로 연락 갈 거예요~

하고 날짜를 알려주지 않으셨다... 애가 타는 을.


그래서 월요일에 설마 발표 나려나? 하고 하루 종일

안절부절 아무것도 못하다가 낮에 억지로 잤다.


음... 확인하라는 문자가 안 왔다.


아이고 을님~ 이 고통스러운 기다림 하루 추가요!!




화요일이 되었다. 내 예상, 오늘일 것 같았다.

더욱더 현실을 도피하고자 모바일게임을 엄청나게

열심히 하고, 오후 1시부터 억지로 낮잠을 잤다.


그러고 대충 눈을 떴는데 오후 4시가 넘었고

문자가 와 있었었다.


1차 면접전형 결과가 나왔으니 메일로 확인하세요




아 이 기분은 정말 싫다 ㅠㅠ 기억난다.

첫 직장에서도 최종발표였나? 그때는 전날에

잠도 못 자고, 시간도 안 가서 결국 영화관을 갔다.


그러다 발표예정시간이 되자 몰래 폰을 봤고,

확인하라는 문자가 와있었지.


바로 뛰쳐나가 진짜 실눈 뜨고 메일을 확인했는데

뭔가 정보가 많았다. 최종합격이었다.


보통 떨어지면 긴 줄글에 내용 간단하다.

모시지 못해 아쉬워... 등등등


그래서 나는 한 1미터 뒤에서 보더라도

합불 여부 내용을 바로 알아챌 수 있지.


이번에도 하... 한숨 한 번 쉬고

폰을 머얼~리 떨어뜨린 채 눌렀다.


엥? 기나긴 줄글로 끝이 아니라

뭐라 뭐라 정보가 많고, 표도 보였다.


헐?




1차 면접이 붙어버린 것이다.

얼떨떨했지만 일단 얼른 부모님께 전화드렸다.


엄마아빠도 나의 취준과정을 예전에 이미 겪으셨어서;

내가 연락이 안 오길래 떨어졌구나~하고 위로의 말을

이미 준비하고 계셨노라 말씀하셨다. 허허


그러면서 엄마아빠도 이거 좋아해도 되는 거니?

이제 2차도 있잖아. 하길래 나도 사실 그래서

그닥 기쁘진 않다고 했다...


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아프다.




그래도 1차 면접때 같은 스트레스는 덜 받을 거 같다.

일단 내가 엄청나게 준비한 예상질문 리스트 중

나온 게 하나밖에 없다 ㅎㅎㅎㅎ 한 100개 준비했는데.


그냥 그거 또 준비하면 된다.


그리고 면접 때 느낀 게, 그냥 나는 최선을 다할 뿐

합격하는 건 뽑는 사람 마음이라는 것.


그 사람이 싫어하는 관상이라 떨어뜨릴 수도 있고

그 사람이 싫어하는 말투라 떨어뜨릴 수도 있고

내가 말을 너무 잘해서 떨어뜨릴 수도 있고


내 역량 밖의 일이다.


그걸 1차 면접 때 알아버려서 걍 무덤덤하다.


그냥 아... 이제껏 최종면접에 떨어져 본 적이 없어서

만약 이번이 첫 최종면접 탈락이라면

충격은 좀 크겠군... 생각이 들 뿐이다.


마지막은 관리자 면접이다.

음... 임원들이 좋아하는 모습은 무엇이려나

그거나 좀 고민해 봐야지.


그리고 대규모로;; 3/4가 걸러진 면접자들이니

1차 면접과는 차원이 다르게 다 능력자들이겠지.


쫄지말고, 나만의 차별화된 점도 좀 생각해 보고


에잇. 더 심란해져 버렸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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