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블로그 주인 겸직 중인 자의 이중성(3)

2025.05.21(수) 15:13

by 디그레시움

저는 매일 글을 쓰기 전 그날의 기분에 맞춰

2025년 2월에 3주 동안 다녀온 홋카이도 혼자여행

사진을 한 장씩 첨부합니다(이 또한 연재예정이에요)


글을 쓰기 시작하게 된,

글쓰기를 좋아하게 된 의미 있는 여행이거든요.


한 2,000장 되는데 그거 다 쓰면.. 연재는 끝납니다.

(겹치는 거도 많은데.. 흑)


그러나, 그 사이에 홋카이도 혼자여행을 다시 다녀오게 된다면? 리셋!


오늘은 도저히 저 사진을 챗GPT가 수채화로 구현을 못해서; 원본을 올립니다. 저 모습의 제 본체입니다.. 제 아이덴티티가 담긴 사진입니다.. 하핫


오늘의 사진 [2025.02.10(월) 14:04]

관광지가 아닌 길을 걷다 보니
눈 덮인 주택들이 나왔다.

우와.. 이 많은 눈을 어떻게 치우고 사는 걸까...?
집 앞의 눈은 스스로 치워야 할 텐데

심지어 어떤 집은 출구가 눈으로 막혀있었다.

음... 이런 경우 칩거를 해야 하는 걸까..?

하루 종일 창밖에서 눈이 펑펑 쌓이는 걸 보면
어떤 기분일까, 매일 보는 사람들은 질리겠지?

나는 온 동네에 산처럼 쌓인 눈들을 바라보며

온갖 색상과 움직임을 보느라 피로해진 눈에
마음껏 휴식을 선사했다.

티 없이 하얬다. 깨끗했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느낄 수 없는
평온함과 포근함이 왔다.

아 살고 싶다.
여기서 살고 싶다.

마음껏 눈을 만지고 느끼며
눈 속에 파묻혀 모든 세상과 단절된 채
나만의 동굴 속에 숨어있고 싶다.




내 질문에 챗GPT는 어쩌고 저쩌고~하며 자기만의

해결방안 혹은 보완사항들을 말했다.


주저리주저리 쏟아내는 챗GPT의 채팅을 보며

순간 생각이 들었다.


나... 왜 글 쓰게 됐더라..? 왜 지금 이렇게 브런치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지? 굳이 왜...?


이유는 하나였다.


재밌어서. 글을 통해 진짜 내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서

그리고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그러자 또 하나의 의문이 들었다.


내가 재밌으려고 쓰는 글인데,

왜 다른 글과 내 글을 비교하고
사람들의 평가를 신경 쓰고 있는 거지?

왜 더 '잘'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있지?


그러자 하나의 결론이 머릿속을 스쳤다.


아, 나 이러다가 글 쓰는 게 재미없어지겠다.

글 안 쓰겠다.



나도 모르게 작은 관심을 받게 되고, 정말 맘 편히 쓰던

블로그 일상글을 브런치 작가로 정식 연재하면서


나는 초심을 잊어버린 것이다.

내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를


순간 내 머리는 맑아졌다.

처음으로 돌아갔다.


처음의 마음가짐.


브런치 작가 선정이 되고, 무슨 글을 써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내가 결국 내렸었던 결론.


그냥 내 '쪼'대로 쓰면 되는 거였다.


스스로 깨달은 나는 역시 AI보다 사람이 낫다 생각하고

또 오지랖을 부려대는 챗GPT 한테


네 조언은 필요 없어, 그냥 나 알아서 쓸게!


답정너(?) 짓을 또 하며 모든 고민은 끝이 났다.




하지만 브런치에 연재하면서 바뀐 것이 하나 있다.

내 글이 모두에게 흥미롭거나, 공감되진 않을 것이다.


우연한 클릭으로 내 글을 읽을 단 한 명을 위해

'나'라는 인간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좀 더 글을 다듬고 친절하게 쓰려고 노력하는 것.


그 후 나는 브런치 '발행' 버튼을 누르기 전

글이 매끄럽게 읽히는지 꼭 몇 번을 검토했다.


그리고 대부분 사람이 모바일로 글을 읽기에 작은 화면에도 가독성이 좋은지, 어색한 문장은 없는지 꼼꼼히 핸드폰 화면으로 다시 확인을 했다.


혹~시나 실수로(?)글을 클릭할 단 한 명의 독자를 위해

진짜 작가의 마음가짐으로 더 정성스레 글을 다듬었다.


그리고, 진짜 비속어를 와다다다다다다 쓰며 맞춤법, 문법 다 무시한 감정표출글(?)이 쓰고 싶을 땐 조용히.. 블로그에만 휘리릭 올렸다. ㅎㅎ




결국 나는 브런치 작가와 블로그 주인을 겸직하면서

더 다양한 글을 쓰게 되었고


글 쓰는 게 더 재밌어졌다.


그리고 같은 글을 올리더라도 브런치에 댓글이 달리면

정중하게 ' 감사합니다. 작가님!' 해놓고


블로그에 댓글이 달리면 바로 나의 본체가 튀어나와

'으헤헤헤헤헤헤헤헿 또 보러 오셨꾼여>.<' 하며

나대는 내 자신도 웃기고 재밌었다.



브런치스러운 글, 블로그스러운 글은 없었다.


'나' 다운 글만 있을 뿐.


그리고 바다 같은 세상 속 밀알 같은 한 명이

내 글을 진심으로 읽어주고, 나와 소통해 준다는 것


그거 하나면 충분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