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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iVER Mar 20. 2024

가챠의 손맛을 느껴보다

귀여운 랜덤지옥의 매력 속으로



굿즈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뽑기 기계인 '가챠'를 들어보셨을 것 같아요. 가챠는 일본어로 철컥하는 소리를 표현한 의성어인데요. 가챠머신에서 피규어가 떨어지는 소리를 표현한 거라 우리나라에서는 앞서 언급한 '뽑기'로 표현하는 게 가장 정확할 듯 합니다. 캐릭터 굿즈들을 무작위로 뽑을 수 있어 캐릭터 팬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문화(?)로, 이 콘텐츠를 쓰고 있는 저도 가챠 중독자라 보이는 족족 도전하곤 하죠. 


제 업무 데스크 위에 있는 이 귀여운 친구들 전부 가챠로 뽑은 아이템들인데요. 이렇게 작은 피규어를 비롯해 미니 파우치, 손수건, 키링 등 다양한 아이템을 뽑을 수 있습니다. 특히,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한 아이템이 많아 캐릭터 팬들이 지나치긴 아주 힘들죠. 일본에서는 캐릭터 굿즈샵은 물론, 지하철, 쇼핑몰 등 어디에서든 쉽게 가챠를 만날 수 있습니다. 어디서 마주칠 지 모르니 캐릭터 팬은 늘 긴장을 하고, 지갑 속에 300~500엔 가량의 동전은 가지고 있어야.... 그러나 가챠가 있는 곳에 동전 교환기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가챠가챠노모리 하라주쿠점


뿐만 아니라 가챠를 전문으로 하는 샵까지 있는데요. 구글맵에서 지역명과 가챠를 검색하면 아주 쉽게 위치를 찾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가챠샵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홍대, 용산, 강남 등 주요 지역에서 만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있어요. 저는 최근 하라주쿠의 키디랜드 안에 있는 가챠와 가챠가챠노모리 하라주쿠점,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에서 콘텐츠를 위한 체험을 가장한 덕질 행위를 해보았는데요. 사진에서 알 수 있듯, 굉장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어 첫 방문 시 뭐부터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가챠의 숲에서 길을 잃을 수 있을 지도....


그렇기 때문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원하는 캐릭터 굿즈를 뽑을 수 있는 가챠 머신이 있는지부터 찾는 일인데요. 정말 놀랍게도 웬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가챠는 모두 있기 때문에 아주 어렵지 않게 목표물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신이 그 어떤 작품, 캐릭터를 상상할지라도 무조건 있지만, 그것이 만족스러운 아이템일 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정말 희한한 아이템이 많기 때문이죠.) 또한 프랜차이즈 가챠샵은 인기 캐릭터 가챠는 모두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한 곳만 집중적으로 공략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캐릭터의 팬으로서 한 곳만 둘러보기엔 아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니 보이는 족족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네, 자기소개였습니다.




가챠를 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동전을 필요한 만큼 넣고, 레버를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매우 간단하지만 뭐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그 짧은 순간 느끼는 긴장과 설렘은 상당합니다. 가챠머신마다 제공하는 디자인 개수가 다르기는 하지만 적게는 4~5종, 많게는 8~10종 이상 랜덤이기에 원하는 것이 나오기를 간절하게 기도하게 됩니다. 굿즈는 캡슐 안에 들어있는데 캡슐 컬러만으로도 캐릭터를 구분할 수가 있어 캡슐을 보는 순간, 천국행 혹은 지옥행이 결정됩니다. 한 번에 원하는 걸 뽑았다면 천국이나 후자라면 랜덤지옥에 빠지게 되는 거죠.


가챠로 뽑는 아이템은 정말로 다양한데요. 사진 속의 마법 소녀의 요술봉 아이템 키링처럼 좋아하는 작품의 오브제를 비롯해 캐릭터 인형, 피규어, 파우치, 손수건, 키링, 안대 등 캡슐에 들어갈 수 있는 사이즈와 소재라면 모조리 만드는 것 마냥 종류가 정말 다양합니다. 저는 좋아하는 캐릭터 미니 인형에 도전했고, 연이은 실패로 인해 랜덤지옥에 빠졌...습니다. (바구니 속 여섯개의 캡슐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저것들 이상으로 더 뽑았다는 건 비밀입니다.) 그만해야지 하면서도 결국 끝까지 도전하게 되더군요.




랜덤지옥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결국 모든 인형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귀여우니까 용서가 되네요. 가챠용이라고 해도 굿즈 퀄리티가 판매용과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게임과 같은 경험을 하고 얻기 때문에 더 좋은 감정이 남는데요. 역시 굿즈가 전달하는 건 만나는 순간부터 손에 들어오는 순간까지의 경험인 것 같습니다. 이점 때문에 가챠의 손맛에 빠져드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귀여운 것과 재미있는 것이 만나면 그저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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