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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iVER Apr 03. 2024

어느 굿즈 마케터의
오타쿠 투어

도쿄 속 캐릭터 굿즈의 세계


오타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라, 오타쿠라는 단어 자체가 탄생한 나라, 일본. 사람보다 캐릭터가 훨씬 더 광고 파급력이 높은 만큼 캐릭터 굿즈(상품)이 정말 다양한데요. 오타쿠 DNA를 갖고 태어나 마케터로 자라난 사람이기에 도쿄 여행 중, 굿즈샵 투어는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받아들이게 된 것 같습니다. 오늘은 오타쿠의 마음가짐으로 다녀온 도쿄 굿즈샵을 통해 캐릭터 굿즈 후기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1. 도쿄 캐릭터 스트리트, 치이카와 랜드


도쿄역 지하에는 식당가를 비롯해 다양한 기념품샵이 있는데요. 그 중,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는 구역이 있습니다. 바로, 캐릭터 스트리트 입니다! 다양한 캐릭터 굿즈샵이 즐비해 있고, 영화/애니메이션 제작사 및 방송사와 만화 잡지사의 굿즈샵도 있답니다. (좋아하는 작품의 제작사/방송사를 알고 방문하면 좋습니다!) 공간도 크고 붐벼서 길을 잃기 아주 좋지만 그래도 오타쿠의 입장에서는 행복한 미로에서 헤매이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하하.


최근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가장 핫한 캐릭터로 '치이카와(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친구들)'이 꼽히고 있는데요. 도쿄역 캐릭터 스트리트에 있는 '치이카와 랜드'에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시간대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 줄을 설 만큼 인기가 많았는데요. 그래서 일까요... 기대했던 상품이 모두 품절인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구매 목적을 접고 둘러보는데, 주요 캐릭터인 치이카와/하치와레/우사기 캐릭터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굿즈가 정말 많았습니다. 


인형, 키링, 파우치 등 기본적인 캐릭터 굿즈도 많지만 가장 눈에 띄었던 굿즈는, 셀프로 네임택 키링과 신발 등을 꾸밀 수 있는 '꾸미기 아이템'이었습니다. PVC, 금속 등의 캐릭터 참을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와 이니셜 등으로 꾸밀 수 있어 커스텀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캐릭터 참 디자인이 다양해 오타쿠의 심금을 울리기 아주 좋았습니다.




2. 귀여운 친구들이 사는 곳, 하라주쿠 키디랜드


팬시 캐릭터를 좋아하는 오타쿠라면 모두가 아는 굿즈샵이 있죠. 바로, 키디랜드입니다. 지점 및 시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치이카와, 산리오, 스밋코구라시, 스누피, 리락쿠마 등 유명 팬시 캐릭터를 비롯해 원피스, 세일러문, 카드캡터체리, 지브리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도 취급하고 있는데요. 한 번 들어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갇혀 있을 수 있는 아주 위험한 곳입니다. 캐릭터마다 가챠도 구비하고 있어 오타쿠에겐 감옥 같은 곳이죠. 


팬시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는 인형, 키링 같은 일반적인 캐릭터 굿즈도 많았지만 리빙 아이템이 다수였는데요. 특히 파우치와 손수건 활용을 많이 하는 일본인들의 행동을 반영해 미니 타올, 파우치 등이 다양했습니다. 또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굿즈로 치장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의류, 잡화 제품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캐릭터마다 차이는 있지만 식기류에 굉장히 진심인 듯, 머그컵, 도시락, 수저 등의 아이템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생활 전반을 굿즈로 채울 수 있을 것 같아 오타쿠의 지갑을 지키기 힘들었네요. 


애니메이션 캐릭터 굿즈는 소장과 전시에 초점을 맞춘 굿즈가 다수라, 아크릴 소재를 활용한 아이템, 피규어 등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아크릴 스탠드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출시해 전부 다 모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더군요. 지갑 사정이 여유로웠다면 좋았겠지만.... 무엇보다 미공개 일러스트를 활용한 굿즈들이 많아 굿즈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오타쿠에겐 행복과 괴로움이 공존하는 느낌이지만요.




3. 지브리를 현실에서 만나기, 이케부쿠로 선샤인시티 지브리 도토리 공화국 & 키치조지 지브리 미술관


작품 분위기 자체가 굿즈의 소재가 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도토리 공화국과 미카타의 숲 지브리 미술관이 그러한데요. 지브리 애니메이션 하면 딱 떠오르는 동화 같은 분위기를 굿즈샵 공간에서도 구현하고 있습니다. 앤틱한 느낌으로 공간을 구현해 지브리 세계관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고, 굿즈 역시 패브릭, 레더 소재 등 아날로그 감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았습니다. 애니메이션 내에 등장해도 무방할 정도로 보자마자 '지브리스럽다'라는 아이템들 위주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카타의 숲 지브리 미술관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지브리의 모든 오프라인 공간과 같이 지브리 특유의 자연주의적이고, 동화 같은 감성을 기반으로 공간을 꾸며 놓았습니다. 가장 특징적인 건, 메인 비주얼을 '스테인글라스'로 표현하고 있어 이 컨셉을 반영한 굿즈가 눈에 띄는 것이었는데요. 노트, 수첩, 아크릴 소재의 굿즈에 해당 아트워크를 사용해 공간 자체를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오타쿠의 과몰입을 부르는 구성이었죠. 


앞서 만난 팬시 캐릭터들은 캐릭터 IP 디자인을 활용해 생활에 밀접한 소비를 유도한다는 느낌이 강했다면, 지브리의 굿즈샵과 굿즈는 IP 디자인을 통해 콘텐츠 경험을 확장하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실제로 도토리 공화국은 주요 쇼핑몰에 모두 입점해 있지만 쇼핑몰의 무드보다는 특유의 공간 디자인을 그대로 구현하고 있어 오타쿠가 쉽게 지나칠 수 없게 한답니다. 

 


너무나도 흔한 가챠 / 오타쿠의 최후 / 굿즈마저 랜덤지옥


4. 오타쿠이자 마케터의 시선을 가지고 나름대로 정리해 본 일본 IP 굿즈의 특징


우리나라도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의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일본은 한시적 콜라보는 물론, 캐릭터 라이선싱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꾸준하게 또 자연스럽게 출시되고 있었습니다. 미니 피규어 등 작은 굿즈를 증정 아이템으로 끼워 넣는 경우도 많았고요. 리빙/라이프스타일 아이템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이 다수라 키덜트 타겟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어린이용 제품은 별도로 분리해 놓았습니다.)


애니메이션 굿즈의 경우, 팬 타겟에 충실해 IP 원작 스토리와 캐릭터 디자인에 출중한 편이었습니다. 오타쿠의 입장에서는 공식에서 내주는 굿즈면 일단 관심을 가지니까요. 그리고 굿즈 제작과 출시만을 위한 일러스트,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한 사례가 정말 많았는데요. 계절이나 발렌타인/화이트데이 시즌 등 이슈를 반영한 버전도 다양하게 출시해 굿즈 역시 콘텐츠로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완결 난 콘텐츠라 할 지라도 시즌 별로 굿즈를 계속 출시하고 있더라고요.)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해야할 지, 아니면 전략이라고 해야할 지 단어를 고르기가 어렵지만...! 일본은 정말 굿즈조차도 어마무시한 랜덤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는데요. 가챠와 같은 수단(참고 아티클 : 가챠의 손맛을 느껴보다)도 있지만 한 품목의 굿즈를 여러가지 디자인으로 제작한 후, 디자인을 알 수 없도록 포장해 랜덤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합니다. 게임과 같은 경험을 주는 거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마 여러 개 구매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겠죠. 저 같은 오타쿠는 결국 2개 이상을 사게 되니까요... 위에 첨부한 사진들 중, 오른쪽 사진처럼 불투명한 실버 포장이나 박스 포장이 되어있는 건 대부분 랜덤이니 구매 시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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