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굿즈도 예외는 아니다
'팬(Fan)' 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가수, 배우 등 연예인을 좋아하는 사람이거나 어떤 예술 작가, 웹툰 작가 더 나아가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먼저 떠오를 것 같습니다. 단순히 어떤 '사람'을 좋아한다기 보다는 작품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 대상을 애정을 갖고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을 팬이라 볼 수 있겠네요.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과 관련된 것들을 크게 재거나 따지지 않고, 소비하며 말 그대로 '절대적인 지지'에 가까운 애정 표현을 합니다. 그래서 많은 브랜드들이 팬에 가까운 충성 고객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을 '덕심'과 '취향저격'으로 바꾼 메시지를 던지는게 트렌드가 되고서는 더더욱 본격화 되고 있죠.
이전에 굿즈로 브랜딩을 하는 이유 글에서 굿즈가 궁극적인 브랜드 경험이라고 소개한 바가 있습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실물로 구현하고, 포장을 열고 쓰는 모든 것이 브랜드 경험이기 때문이죠. 이런 궁극적인 브랜드 경험이 왜 중요하고, 필요한 걸까요. 앞서 말한 브랜드의 팬들이 원하는 경험이거나 혹은 아직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덕통사고' 급의 점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덕통사고는 결국 한 소비자를브랜드를 향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팬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드 굿즈가 덕통사고를 일으키기 위해어떤 요소가 필요할까요.
1.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움직이는 서사
누군가 혹은 어떤 것의 팬이 된 사람들은 입덕계기나 좋아하는 포인트를 말할 때, 내 취향을 저격했다. 너무 내 취향이다. 등의 표현을 합니다. 이들이 말하는 '취향'은 주로 자신의 성향 혹은 추구하는 감성, 무드, 매력과 연관이 있습니다. 닮고 싶은 어떤 것 혹은 자기 안에 있는 느낌과 유사한 것을 보고 취향에 맞는다고 표현합니다. 매스 미디어가 유행을 선도하던 시절에는 단순한 동경으로 소비하는 것에 그쳤던 것이, 개인 미디어의 발달로 셀프 브랜딩이 트렌드가 되면서 자기 자신이 추구하는 것, 혹은 본래 가지고 있던 것과 결이 유사한 면을 발견했을 때 소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입덕을 하게 되는 거죠.
이러한 감성적인 취향은 서사 즉,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사람에게 성장 서사가 있듯이 브랜드에게도 그런 이야기가 있기 마련입니다. 어떤 목적과 비전으로 브랜드를 탄생시켰는지, 어떤 타겟을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왔는지, 메인 슬로건으로 미는 메시지가 갖는 의미와 도출 과정은 어떠한 지 등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브랜드 굿즈를 만드는데 왜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냐면, 1. 굿즈로 전하고 싶은 브랜드의 감성과 메시지를 정할 수 있고, 2. 브랜드의 이야기에 공감할 '타겟'을 좁힐 수 있으며 3. 굿즈의 '비주얼화'를 하기에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세 가지 이유는 모두 서로 유기적으로 얽혀있습니다. 굿즈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실물이므로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비주얼로 보여줄 지가 명확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명확한 브랜드의 서사가 있다면 구매할 타겟이 어떤 사람들인지, 이들의 취향에 맞는 비주얼은 무엇인지, 브랜드 굿즈에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그리고 어느 정도로 녹여낼지 방향을 잡는데 크게 도움이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브랜드와 너무 동떨어지거나 개성 없고 차별화가 되지 않은 굿즈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거쳐 도출되는 비주얼 무드와 키워드가 곧 브랜드 굿즈를 아우르는 전체 컨셉으로 가는 길을 발견하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2. 타겟 소비자와 연결해 주는 트렌드
브랜드 서사를 통해 굿즈 제작 프로젝트 중 가장 큰 방향이자 틀을 잡았다면, 다음으로는 구체적인 뼈대를 세워야겠죠. 비주얼 무드와 굿즈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했으니 구체적인 디자인과 구성을 정하는 겁니다. 브랜드의 본질적인 요소와 서사를 전하는 아이템을 선택하고, 그 아이템의 매력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하는 것인데요. 이때, 너무 브랜드의 본질적인 것과 아이덴티티 표현에 무게를 두면 관계자만 만족스럽고, 판촉물에 가까운 굿즈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타겟 소비자의 마음과 연결할 다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다리 역할을 해주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실컷 취향이 곧 개성이다라는 이야기를 해놓고서 갑자기 트렌드라니 동 떨어진 이야기는 아닙니다. 개인의 감성과 개성이 5천만가지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브랜드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하고, 굿즈 비주얼에 마음이 움직일 타겟을 아우르는 공통점과 흐름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유효 타겟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포인트들이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모여서 힘을 갖게 되면 트렌드가 되는 거죠.
다리를 찾아서 브랜드의 본질적인 것들 (서사, 아이덴티티)과 연결을 하면 어떤 명확한 컨셉 하에 무슨 아이템과 디자인으로 진행을 하게 될 지가 보입니다. DiiVER가 기획/제작했던 인천영상위원회의 인플루언서 키트의 경우, 영상 촬영 로케이션 지원 사업을 하는 인천영상위원회의 활동과 이야기를 담은 슬로건 'Story on Incheon'을 '여행'이라는 컨셉으로 표현했습니다. 이것을 실물로 표현하기 위해 여행을 좋아하는 유효 타겟들이 선호하는 아이템인 레디백, 여권케이스, 보딩패스 디자인의 웰컴 카드 등으로 키트를 구성했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컬러 그라데이션을 선택했습니다.
이렇듯, 브랜드의 본질적인 감성과 트렌드에 연결하는 작업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 컨셉, 굿즈 아이템이라 할 지라도 타겟이 소비하고 있는 트렌드와 동 떨어지면 결국 취향저격을 할 수가 없을 테니까요.
누군가를 또 어떤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자기 취향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일 것입니다. 또, 그 취향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눈을 갖고 있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자기 취향이 명확한 사람이 한 브랜드의 팬으로서 애정을 준다는 건 브랜드의 메시지와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명확하고, 갖고 있는 서사의 결과 감성이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겁니다. 브랜드 굿즈는 브랜드의 서사, 아이덴티티를 실물로 만든 것이기에 브랜드의 결과 유사한 사람들을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접점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움직일 이야기를 실물로 만들었을 때 훨씬 더 와닿게 전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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