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시각화로 본 독일 연방 선거
지난 3월 스페인 팜플로나의 나봐라(Navarra) 대학에서 국제 인포그래픽 대회 말로피에(Malofiej 26)가 열렸다. 말로피에 어워드는 인쇄 및 온라인으로 발행된 인포그래픽 중 최고를 가리는 전 세계 단위의 대회로서 매년 3월 스페인에서 열리며 우수한 작품에 대하여 금, 은, 동메달을 수여한다.
올해 진행된 26번째 말로피에 어워드에는 30개 국가, 142개 단체의 총 1,320개의 작품이 등록되었고, 이 중
121개의 작품이 메달(금 14개, 은 37개, 동 70개)을 획득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인쇄물보다 온라인으로 발행된 작품이 더 많이 등록되었고, 수상작 가운데 비중도 온라인이 우세했다고 한다.
인포그래픽은 정보를 시각화한다는 의미에서 데이터 시각화와도 맞닿아 있기에, 데이터 시각화의 관점에서 리뷰해볼 만한 주요 수상작을 선정해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살펴볼 수상작은 이번 대회 최우수작이라고 볼 수 있는 'Best of Show Awards' 부분의 수상작이다. 인쇄물 수상작은 독일 Berliner Morgenpost의 'It wasn't always the East - where Germany votes fot the far-right'이고, 온라인 수상작은 National Geographic Magazine (USA)의 'The Science of Hummingbirds'이다. 이 중 데이터 시각화 관점에서 이야기할 만한 요소가 많은 Berliner Morgenpost의 'It wasn't always the East - where Germany votes fot the far-right''를 알아보자.
Berliner Morgenpost (Germany).
독일 Berliner Morgenpost의 인터랙티브 팀이 제작한 'It wasn't always the East'는 독일 연방 선거 결과를 지도 시각화로 표현한 콘텐츠로 'Best of Show Awards' 중 인쇄물 부문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콘텐츠 내 데이터 시각화가 활용된 부분을 살펴보면 지도 시각화 유형 가운데에서도 각 지역의 데이터를 색으로 표현한 Choropleth Map 유형을 활용했다. 인터랙션 요소로 내비게이션 바(bar)를 배치하여 선거가 있었던 여러 시점의 데이터를 하나의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도 영역 위에 각 지역에 마우스 오버를 하면 툴팁을 통해 해당 지역의 상세 데이터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사 및 시각화를 해석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정보는 좌측 하단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툴팁으로 제공된다.
데이터 시각화를 활용한 콘텐츠에서 어노테이션(annotation)은 주로 데이터 인사이트를 요약한 텍스트 정보를 제공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이 콘텐츠에서는 각 시점별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바의 특정 시점을 클릭하면, 해당 시점의 데이터, 지도 시각화가 보여주는 인사이트 내용 혹은 그 이유에 대하여 말풍선 형태로 표현하여 전달한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지도에 표현된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를 찾아내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줄여주는 동시에 콘텐츠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전달하고자 한 주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도 시각화에서 어노테이션이 활용된 경우를 많이 보지 못했는데, 각 지도 별로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왜 이런 시각적 패턴을 보이는지 설명해주니 '이 지도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지?'하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빨리 찾을 수 있어 조금 더 몰입도 있게 느껴진다.)
지도 시각화를 활용한 콘텐츠라면 대다수 툴팁을 활용해 상세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 장의 지도는 그 지도 내 표현된 전체 영역의 데이터 패턴을 보여줄 수 있지만, 각 지역의 세부 데이터를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콘텐츠에서도 각 지역의 세부 데이터를 제공하기 위하여 툴팁을 활용하였다. 특정 지역에 마우스 오버를 하면 툴팁이 나타난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툴팁 내 포함된 라인 차트이다. 이 라인 차트는 각 지역에서 있었던 연방 선거 결과가 시점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보여준다. 이 콘텐츠의 주제상 시계열에 따른 데이터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임을 감안할 때, 전체 영역에 대한 데이터 변화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데이터 변화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설명을 덧붙이자면, 콘텐츠 메인에 활용된 지도 시각화는 지도 영역 전체를 기준으로 시계열 데이터의 변화를 내비게이션 바에 의한 애니메이션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경우 영역 전체의 데이터 변화를 시각적 패턴을 근거로 쉽게 파악할 수 있지만, 특정 지역 한 곳만의 데이터 변화를 확인하는 것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곳만 쳐다보고... 데이터 시점을 달리해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해야 하니까...!)
그런데 이 콘텐츠의 경우 해당 지역을 클릭했을 때 지도에 표현된 시점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그 이전의 데이터도 함께 비교해 볼 수 있는 라인 차트를 제공해, 쉽게 데이터 변화를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종합적으로 데이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불어 특정 지역에 마우스 오버 시 등장하 툴팁의 내용과 클릭 시 등장하는 툴팁 내용을 다르게 하여 부가적인 정보를 전달한 것 역시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점은 콘텐츠 하단에 덧붙여진 구성으로 5가지 가설에 대한 팩트 체크를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에서 시각화는 팩트 체크의 근거 자료로 활용되는데 지도 시각화 외에도 필요에 따라 라인 차트, 산점도 차트, 막대 차트가 활용되었다. 흑백 컬러를 활용한 시각화 자료이나 진하기에 차이를 두어 항목별 데이터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레이아웃의 일관성이 인상적이고, 팩트 체크 결과의 가설이 맞다면 영역의 배경을 초록색으로, 그렇지 않다면 빨간색으로 나타낸 것도 눈에 띈다. 완성도를 높이는 디테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까지 국제 인포그래픽 대회 말로피에(Malofiej 26)의 최종 우승작을 결정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Best of Show Awards' 부분의 인쇄물 수상작 'It wasn't always the East - where Germany votes fot the far-right' (독일 Berliner Morgenpost)에 대해 알아보았다. 데이터 시각화 관점에서 지도 시각화 유형을 사용하였고, 콘텐츠를 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자유로운 데이터 탐색을 할 수 있도록 인터랙션 요소를 적극 활용한 것이 인상적이다. 나아가 굳이 시각화의 관점이 아니더라도 데이터를 활용한, 근거로 한 콘텐츠에서 독자가 갖고 있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데이터로 해결해준다는 측면 '데이터 활용 콘텐츠의 기본'을 지킨 콘텐츠라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