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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구르르 Dec 28. 2022

환경미화원은 왜  빗자루를 만들어서 쓸까?

여러분 요즘 시대에 환경미화원이 왜 빗자루 만들어서 쓰는지 아세요?  


저는 2016년 모 공기업에 입사해 근무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환경미화원의 매력에 빠져 직종을 변경하여 현재는 환경미화원 공무직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크린 유나이티드(환경미화원을 위한 빗자루)라는

1인 사업체를 시작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삼성전자에 입사하는 행운? 을 누리기도 하였지만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퇴사하여 뜬금없는 요리사가 되어보기도 하였고 위에 소개처럼 어렵게 들어간 공기업에 입사해 근무하다가 환경미화원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인생 재미있네요 ㅎ)


열심히 하면 남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받는다는 이치를 깨닫고 그 열심히의 가치를 믿습니다. 86년생으로

최악의 취업난의 세대에서 가진 거 없이 열심히 하나로  이렇게 저렇게 살아 남아 현재는 새로운 사업을 하나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주변의 환경미화원분들이 빗자루를 직접 만들어 쓴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대부분의 환경미화원분들이 본인에게 맞지 않는 빗자루를 그냥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직접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이는 전국 환경미화원의 문제였고 나라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이 문제를 제가 직접 해결하고자 수개월의 시행착오 끝에 현재는 환경미화원에 최적화된 빗자루를 개발 생산 중에 있습니다.



간단한 제 소개와 함께 오늘은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이렇게 환경미화원에 입사해서 업무를 하다 보니 저의 첫 번째 불만이 뭐였는지 아시나요? 환경미화원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빗자루를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그럼 왜 만들어서 쓸까요? " 시중에 나와 있는 여러 가지 빗자루들은 매일 이 만보 이상 걸으면서 수천번 이상 빗자루질해야 하는 환경미화원 업무에 맞지 않기 때문에 손수 자르고 엮고 붙이고 묶어서 만들어 사용합니다.

직접 만든 빗자루 사진



간혹 회식 같은 것을 하면 기존의 선임 (곧 퇴직을 앞둔) 선배들은 저를 매번 불러서 술 한 잔 주시면서

"태구야 너 빗자루는 만들 줄 아냐?" " 왜 만들지도 못하는데 배우러 안 오냐?? ""빗자루 하나 줄까?" 이런 식의 질문과 대화가 많았습니다. 사실 저는 배우고 싶지 않았고 ,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ㅠㅜ 요즘 같은 시대에 빗자루를 손수 엮어서 만들어 쓴다는 것도 사실 이해가 안 되었고, 시간도 꽤 오래 걸려서 거기에 시간도 쓰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MZ세대는 아닙니다만 ^^)



저는 그냥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거 같습니다.나라에서 운영하는 공공기관의 환경미화원이 당장 업무에 사용할 빗자루가 없어서 직접 만들어서 쓴다??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그런데 문제는 환경미화원분들이 직업으로서 빗자루를 사용하다 보니 금방 닳아서 3개월 정도에 한 번씩 빗자루를 계속해서 만들어 쓴다는 것입니다.요즘 환경미화원들은 20~30대로 많이 들어는 추세로 생각보다 젊은 환경미화원들이 많습니다. 기존에 신입 환경미화원들은 입사를 하면 기존의 관습처럼 빗자루 만들기를 선임들에게 배워서 해결하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입사 5년 차가 넘어도 아직도 빗자루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그러다 보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불 멘 소리는 " 빗자루 구해야 되는데 "였습니다.그 문제는 저도 마찬가지였고 제가 보기엔 적지 않은 문제 거리였습니다.


"상황을 보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도 빗자루를 만들고 싶어서 만드는 사람은 없다"가 결론입니다.

(물론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안 만들어도 된다면 안 만들 것)그렇다면 환경미화원은 왜 몸에도 업무에도 맞지 않는 시중의 빗자루를 사용해야 하고 도대체 언제까지 직접 만들어서 사용해야 한다는 걸까요?이 문제를 사람들이 알기는 알까? 이것이 저의 처음 불만과 문제제기였습니다. 제 친한 친구인 “목수”만 봐도 전용 줄자에 전용 망치까지 업무에 최적화된 장비를 사용한다는데..저희는 왜 아직도  환경미화원을 위한 전용 빗자루가 없을까요?? 하루에 수천번씩 빗자루질을 하는데 말이죠 ~


저도 신입 사원으로 입사 후 환경미화원 업무에 맞지도 않는 시중의 빗자루를 장시간 사용하다가 손목에 무리가 온 적도 있었고 그렇다고 만들 재주도, 기술도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발만 동동 굴러본 경험도 있습니다. 겨우겨우 용기 내서 만들 줄 아시는 분에게 부탁을 해보기도 하고 얻으러 다니기도 하였는데요 그것도 한계가 있더라고요 또 아무리 어깨너머로 배워보려고 해도 저같이 딸아이 장난감 하나도 조립 못하는 사람에게는 우습게 볼 일이 아니었습니다. 빗자루 장인도 아마 여기 와서는 울고 갑니다..


사실 저는 오히려 일하는 거는 자신 있었는데 업무에 사용할 빗자루를 만들고 얻어 쓰는 게 더 힘들었어요.   차라리.. 어디서 살 수 있으면 얼마를 주더라도 사고 싶은데 아니 이건 파는 곳도 없더라고요 ㅠ 입사하면 그저 저에게 주어진 청소 업무만 성실히 수행하면 될 줄 알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막상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문제를 겪고 나니 많이 불편하고 답답하고 당황스러웠어요 정말 다른 문제도 아니고 업무에 사용할 빗자루 때문에 고생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거든요.     


대부분의 청소용품 업체에서는 크고 넓고 튼튼하면 모두에게 좋은 빗자루라고 생각하고 만드는 것 같아

그 부분이 항상 참 아쉬웠어요 인터넷에 빗자루의 장단점만 수십 가지이지만 환경미화원인 저에게는 그저 내 마음도 몰라주는 빗자루일 뿐이었습니다. 이 굻고 무거운 걸로 한 손에 빗자루, 한 손에 쓰레받기 들고 이 골목 저 골목 빠르게 다니면서 어떻게 하루에 수 백 번씩 담아 넣을까요?

연합뉴스 기사 사진

저는 참으로 답답했고 진짜 문제는 거기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사실 꽤 오랜 기간 동안 시중의여러 업체 중에서 환경미화원을 위한 빗자루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 기다렸지만 그런 빗자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 왜? 구청에서(관리자)는 이 문제를 해결을 못했을까요? 그럼 왜? 시중의 많은 빗자루 업체에서는 왜 환경미화원을 위한 빗자루를 만들지 않을까요? 제가 내린 결론은 " 못 만든다"입니다. 실제로 매일매일 주 5일 1년 내내 6~7시간씩 직업적으로 빗자루를 사용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환경미화원들만 아는 그 원하는 지점을 모를 겁니다.그렇다고 환경미화원 전용 빗자루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매일 6~7시간씩 빗자루를 사용해 보는 그런 수고와 노력을 들여 전용 빗자루를 출시할 업체 사장님도 아마 없었겠죠 이건 앞으로도 제가 정년퇴직할 때까지 없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나라에서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 문제 그래서! 답답해서! 제가 직접 개발하고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자의 마음은 여자가 잘 알고 환경미화원의 마음은 환경미화원이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환경미화원 전용 빗자루를 만들자고 생각했습니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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