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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 유지와 기분 조절 - 쉽지 않은 일

20대에는 아무거나 먹어도 배만 채우면 아무리 먼 거리도 걸을 수 있었다. 


해외에 나온 지 3주가 되어가는 지금,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다. 장을 봐도 유제품과 과일에 집중돼 있고...밥이나 면류, 육류, 어패류도 챙겨먹어야 하는데 이들은 날것으로 먹을 수 없고 꼭 요리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호스텔에 가스렌지와 전자렌지가 있긴 하지만 청결하지 않을 듯해 쓰지 않는다.


열흘도 안 되어 체력이 금방 약해진 이유를 알고 보니, 하루 종일을 우유-요거트-콘플레이크-과일로만 먹고 지낸 적도 있었다. 디톡스? 말도 안된다.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친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꼭 필요해서 낮잠을 자게 된다. 동네 식당에서 소고기 쌀국수라도 먹으면 좀 힘이 난다.


(탄수화물이 체력에 중요하단 걸 본인의 생체실험을 통해 깨닫는 중이다. -_-)














업 면접을 본 날, 자신을 위한 선물로 저녁 뷔페를 먹었다. 그 첫 번째 그릇이다 (총 4그릇 먹었다). 가격이 7만원쯤 하는데 호텔 총지배인이 나와 친분 있다는 이유로 돈을 내주고 가셨다. 이럴줄 알았음 더 먹었을걸.

미슐랭 2018에 올랐다는 매우 서민적인 거위요리집.

이틀간은 뷔페도 먹고, 거위고기가 들어간 국수도 먹고 했더니 배가 또 쉽게 꺼지질 않는다.

살이 빠진 듯해 오무라이스 먹고 생과일 오렌지 쥬스 먹으니 또 배가 꽉 찼다. 소화불량 탓이다.


이걸 쓰다 보니 디톡스에 대한 회의감이 다. 과일, 우유, 수분? 우리가 살찐다고 회피하는 탄수화물, 지방도 중요하단 말이닷


기분조절도 중요하다. 호스텔은 바다에 접해 있는데 4인용 도미토리형인 방 안에서 어느 책상을 점하느냐가 관건이다. 두 책상에만 창문이 있다. 창문은 열지 못하게 돼 있지만 커튼은 조절 가능해서 태양에 빛나는 물결과 유유히 떠가는 화물선, 크루즈를 볼 수 있는 자리가 갑이다. 나는 숙박을 몇 번이고 연장하는 바람에 방을 네 번 바꿨는데 딱 일주일만 창문 있는 책상이었다.

어느 흐린 날. 이런 풍경이 사람 마음에 0.1mm씩 스며든다. 


아름답고 평안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심리에 꽤 영향을 미친다. 축복받은 기분이 가끔 드니까. 본인이 자주 보는 풍경의 중요성을 놓치면 안 된다. 의지할 수 있는, 응원과 격려를 받거나 속상한 일에 대해 수다떨 수 있는 친구와 지인이 있다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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