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1. 자연은 정거장에 서있었다. 뛰어내리는 일은 어렵지 않았지만, 수능 날,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었다. 계속 머리에 맴도는 그날을 기억에서 지우려고 하면 할수록, 선명하게 의문점이 떠올랐다.
-내가 어지러웠었나? 컨디션이 너무 떨어져서 헛것을 본 건가?
수능을 마치고 오던 그날, 지하철에 앉아 멍을 잡고 있던 나는, 오늘을 계획하고 있었다. 어떤 방법으로 세상을 등지는 것이 가장 현명할지 생각하던 찰나에 그 파리를 보았다. 공기 중을 날던 파리 한 마리가 반대편 창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눈을 비비고 나니, 파리는 창 밖을 유유히 날아갔다. 가능한 일인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하철이 멈춰 섰다.
-승객 여러분, 앞차 와의 간격 유지를 위하여 잠시 멈춰가도록 하겠습니다.
순간의 착각으로 치부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죽지 못한다. 벌써 1년을 계획한 일인데, 그까짓 게 궁금해서 죽을 수가 없다. 화가 났다.
- 6장짜리 시놉만 써놓고 소설로는 시작도 못해 본 제 소설 이제 진짜 연재할게요ㅠㅠ 장편이라서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