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nah Sep 06. 2022

캔 유 스피크 잉글리시?

(상술 말고, ‘솔직하게’ 영어 잘 배우는 법)

  누군가 ‘Can you speak English?’라고 말한다면, 자신 있게 ‘Yes’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10년 이상 영어를 배우고 사회에 나오지만, 10년이라는 세월에 무색하게도 영어를 ‘잘’ 못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그럼 영어를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방법도 수만 가지, 학원도, 강의도 수만 가지, 고르기도 배우기도 만만치가 않다. 15년 차 번역가이자, 아이들의 영어 선생님으로서 가진 철학으로는 영어는 재밌고, 니즈가 있어야 할 수 있다.  


  일단, 영유아기에 영어를 시작하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영어를 배우기가 쉽다. 아이들은 시간이 많다.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 왜 우리는 못 배웠는가?라고 묻는다면, 우리는 보통 영유아기에 영어를 시작하지 않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abc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영어는 ‘말’이다. 아주 뻔한 말이지만, 엄마, 아빠부터 배워서 입을 틔어야만 글자도 배울 수 있다. 이렇게 당연한 말을 하는 데도, 어머님들은 파닉스부터 가르쳐야 한다고들 하시는데, 어불성설이다. 3살부터 한글 쓸 줄 아는 친구들도 있는가? 한국말도 최소 0~3세까지 노출해야 할 수 있는데, 영어도 최소 3년 이상 노출해야 겨우 말할 수 있다. 언어는 듣기가 반이다 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을 것이다. 3년 이상의 듣기 노출 이후에 아이에게 아웃풋을 유도해야 뭐든 말할 준비가 된 아이가 자연스럽게 발화할 수 있다. 그전에 아웃풋을 유도하는 것은 마치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베이비에게 말을 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이때는 우리가 한국어를 가르칠 때와 마찬가지로 음악, 놀이와 책, 말놀이를 통해서 영어를 충분히 노출시켜주면 아이의 영어 바탕이 잘 깔릴 수 있다.


  그럼, 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만 5세 이후의 아이들은 이미 모국어가 충분히 자리 잡았기 때문에, 모국어를 충분히 활용하여 영어를 노출해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국어 버전과 영어 버전이 같이 있는 영상이나, 책으로 노출을 도와주고, 이때도 물론 재미있고 아이가 흥미로워하는 것을 위주로 노출을 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처음 학원을 가서 파닉스부터 배운다고 한다면, 그 학원은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파닉스를 배우는 시기를 한글 떼는 시기처럼 놓치면 안 되겠지만, 궁극적으로 문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얼마나 언어로서 영어를 이해하고, ‘말’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글 못 쓰는 사람 없듯이, 영어도 오랜 노출 끝에 못 읽고 못쓰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초기 2-3년의 인풋 노출에 있어 절대 조급한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만약, 우리 아이가 이미 잘못된 영어 ‘공부’에 학을 띄고, 영포자의 길을 걷고 있다면, 공교육을 쫓아가기보다는, 학원 스케줄에 매달리기보다는,  1년 이상의 재밌는 영어(예를 들어, 유튜브 영상 노출, 요리활동, 만들기, 그림책 등)를 접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당연히 영어만 하기에 시간도 없고, 조급하겠지만, 이 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를(문법 위주의 영어) 어떻게 활용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어 문법은 매우 정석의 영어를 사용하고 있어, 회화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들 말하지만, 사실 본인이 미국에 있을 때, 무엇보다 도움이 되었던 것은 한국식 문법이었다. 그 이유는 적어도 어떤 순서로 얘기해야 말이 되는지, 무엇이 틀렸는지를 알 수 있는 구조적인 문법을 우리가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을 그대로 회화에 적용하면, 다소 딱딱할 수는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활용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우리가 배운 문법을 어떻게 말로 이어지게 하냐는 것인데, 당연하게도 그건 말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SNS, 유튜브, 화상 영어 등 많은 매체를 통해서 영어 발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본인이 가장 편한 방법으로 말할 기회를 주어야 지만, 그동안 배운 영어가 수포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만 16세 이전에 청소년에게는 언어로서 영어를 노출시키는 방법이 가장 좋고, 말로 배우는 영어가 가장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다.  


  그럼, 그 이후에는? 그동안 영어를 계속 배워 온 사람이라면, 꾸준한 노출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만으로도 영어가 크게 늘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시간도 노력도 많이 들 수 있다. 특히 성인이 되어 영어를 배우려고 하는 경우, 각종 방법들이 있겠지만, ‘구문’을 사용한 영어 학습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전에 한국식 문법을 활용한다는 말과 같은 맥락인데, 예를 들어 ‘I’d like to~’라는 문장 뒤에 여러 말을 넣어서 한 구문 안에서 수십 개의 말을 파생시켜 말을 늘려가는 방법이다. 사실 영어 회화에서 기본이 되는 문장들은 300개 정도의 구문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이 안에서 일반적인 대화가 거의 가능하다. 따라서 숙어나 줄임말, 혹은 원어민스러운 언어를 배우기에 앞서, 이러한 기본적인 구문들만 익혀 두어도 영어 대화에 큰 막힘이 없을 수 있다. 나는 영상 번역을 주로 하고 있는데, 판타지 영화와 같이 비일상적인 대화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화체들은 거의 대부분 그 300개의 구문 안에서 이루어진다.  


  결론만 말하자면, 영어는 2-3년의 초기 듣기 노출이 선행되고,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우리나라에서 국어를 배우는 방식대로) 언어의 폭을 넓히며,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만 배울 수 있다. 그 과정에서 학원을 선택하던, 동영상 강의를 듣던,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간에, 단기간 속성으로 한 달 만에 끝내는 이런 영어는 없다. 감히 말하건대, 초기 영어 노출을 하지 않으셨다면, 영어는 해도 안 된다는 섣분 판단은 거두 시길 바란다.


  BTS가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요즘, 지금 자라나는 아이들의 20년 후에는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아무도 모르기에, 정말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꼭!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시작해 보셨으면 좋겠다.  


*가끔은 정보 제공의 글도 필요할  같아, 시작해 보았는데, 정보가 제공되었는지는 모르겠네요…^^;


사진 출처 : 픽사베이

작가의 이전글 자연의 섭리(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