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은시

by 김소영

돌아가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없이 들었으니까

그럼 뭐 해,

관통해야만 하는 순간인 걸

벽과 나 사이,

둘 중 하나는 무너질 수밖에


문을 만들라

조언 따위 원한 적 없어

등 지고 앉아

같이 울어 줄 네가 필요했을 뿐


줄곧 마주해야만 했던

늘 작기만 했던

부딪치던 나의 목소리

돌아가면 돼 돌아가면 돼

이따위 벽 따위

옆에 문이 있잖아

내지르던 나의 작은 목소리


마임 같은 나의 몸짓에

넌 얼마나 안타까워 웃었을까

닿지 않는 손은

유리에 닿을 뿐

닿지 않는 네가 보이면

등을 보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