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는다
화가 올라 고개를 젖힌다
젖혀진 목에서 눈물이 걸려 넘기지 못한다
슬픔이라 말하기엔
그 무게가 크고 묵직해
목을 타 넘지 못하고 걸린 채
탄식으로 한숨으로 혈관을 타고 흐른다
전과 14범의 애인은, 곧 살인자인 그는
애인을 손으로 쳐도 둔기 같은 흉기 같은 손으로 쳐도
6개월을 살고, 살아 숨을 쉬고
전과 10범의 아버지는, 곧 살인(되어야 마땅한) 자인 그는
아이를 자녀를 온갖 것으로 쳐도 눈과 손과 몸으로 쳐도
고작 3년을 살고, 살아 한 줌을 쥐고
탄식과 한탄은 나의 여자의 어머니의 한숨은
어디로만 가는가
공기로 흩어져 그저 흩어져
낳지 말자고
딸도 아들도 낳지 말자고
애꿎은 가슴만 치는가
화병에 화병을 더해
슬픔 아닌 데도 슬픔이 아닌 눈물만
영영 흘리며 흩어지는가
범죄라 일컫는 죄는
누가 단죄하는가. 범죄로 끝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