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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작은시

한겨울의 줄넘기

by 김소영


뛰자,

하늘에 닿을 듯이

손에 잡힐 듯이

기대감에 눈뜨던 열살처럼

들뜬 얼굴로

손끝은 하늘로

색색 거리는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를 때

세상 버거움 하늘로 던지고

나의 간절함 하늘에 닿게


뱉은 적 없는 날숨을

갇혀버린 들숨을

먼저랄 것 없이, 보내주자

발가락이 시렵고

손끝이 저릿할 때

살아있음에 감동하도록

뛰자, 높이

삶의 걸음이 더디어

주저앉은 나의 폐가

살아있음에 감사하도록

빨간 코와

하얀 눈자위가

호탕한 웃음으로 눈부시게

눈부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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