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nah Feb 05. 2024

솔직히 요즘 ‘브런치’ 재미없잖아?

할 말은 해야겠어


  한 동안 아프다는 핑계로 뜸했던 사람이지만, 그래서 이런 말 할 권리 있을지 모르겠지만, 할 말은 해야겠다. 에디팅의 형태가 달라질 때부터 이미 예상된 일이었지만, 요즘 브런치 재미없다. 책도 동시에 여러 권을 읽는 나는 여러 장르의 다양한 형식의 글을 읽는다. 그런데 요즘 브런치는, 이제 브런치 스토리라고 해야 맞겠지, 온통 이혼에 대한 글뿐이다. 논하기에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고, 요즘 화두인 것도 알겠지만, ‘이혼’에 관심 없는 나로서는 볼 때마다 계속해서 당황스럽다(절대로 글의 가치나 재미의 관해 하는 얘기가 아니다).

  

  나는 사람이 곧 사랑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비난하고 헐뜯는 문화, 늘 자기 얘기만 하는 ‘불편한 사람’들을 싫어한다. 말과 글에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 상대를 배려하고 사려 깊게 내뱉는 말에서 그 사람의 가치를 느끼고, 그런 사람을 닮고 싶은 사람이다. 글은 더욱 마찬가지. 사실 이러한 글조차도 예전에 나라면 절대 쓰질 않을 글이겠지만, 시가 사라질까 두려워 글을 썼을 때처럼, 브런치 스토리도 이러다 영영 떠나게 될까 두려워 글을 쓴다. 많은 동료 작가님들이 이미 플랫폼을 떠나셨다. 남아 계시는 분들도 마치 블로그처럼 소통의 창구 혹은 다른 분들이 쓰신 글을 읽지 않고, 본인 글만 올리는(나도 포함)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이제 나는 메인 화면의 나온 글보다는 내가 구독한 작가님들의 글만 주로 읽는다. 브런치 스토리의 의도에 부합한 행동일지는 모르겠지만, 더 많은 더 좋은 작가님들의 글을 나는 발견하고 읽고 싶은 욕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마치 한 에디터가 전체 글을 선별하는 것 같은 느낌의 이 넓고도 작은 서점을 이용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이다.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 재밌고 유쾌한 이야기만 읽고 싶은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진지하고, 깊이가 있는 글만 원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내가 삶에서 필요한 지식, 위로, 재미 등의 것들을 이전의 브런치 글에서 찾았듯이, 내가 찾는 순간, 그러한 글들이 그곳에 있었으면 좋겠다.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쓰는 위로보다 읽는 위로가 더 클 때가 얼마나 많은데, 읽는 위로보다 나의 글이 공감받을 때의 위로가 얼마나 큰 데, 아프다는 핑계로 브런치를 뜸하게 드나들던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길게 할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나는 시인들을 사랑하고, 에세이스트들이 존경스럽고, 소설가들이 멋있다. 더 많은, 더 다양한 작가님들의 글을 읽고, 보고 싶다. 탐닉한다는 표현이 걸맞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드레날린이 혹은 도파민이 나올 만큼 가슴 뛰던 글들을 다시 찾아 나서야겠다. 어쩌면 내 잘못일지도 모르니. 

아픈 몸을 탓하며 노트북 화면만 뚫어지게 보고 있는 나의 상태 때문에 괜한 탓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친구가 보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