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지 않기를, 기도

후원하는 마음

by 김소영

'포기하지 않고, 1년이고, 2년이고

할 수 있는 후원을 해'

후원 따위를 나는 모른다

끝을 아는 사랑을 배운 적 없고

시작할 수 없는 사랑을 나는 모른다


포기하는 것은 사랑도 사람도

아닌, 나다

나는 세상에 젖은 자리에 서서 버둥거려도

단념치 않을 것이다

사랑하기를 그치려고 쓰는 편지는

부치지 않을 것이다.


바짝 마른 사랑 아닌 사랑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고

1년이고 2년이고

사랑은 그친 적이 없으나

내가 멈추어 선 것이다

젖은 땅에 흠뻑 젖어

차마 부치지 못한 편지를

부둥켜 앉은 채, 앉은 것이다


다시 땅이 굳으면

비가 그치고,

흙탕물 위에 설 수 있게 되면

그친 적 없는 사랑으로

너의 이름을 다시 부를 것이다


그러나, 비 내리지 않기를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