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작은시

새벽

새벽을 여는 이들

by 김소영

세상이 멈춘 후에도

새벽은 자리에 있었다


버스 창문에 김을 서리며 앉은 얼굴들은

나는 본 적도 없는 새벽을 미소로 살았다

버스 문을 열고 닫던 기사는

장터로 가는 할매를 태우며 오줌발을 세웠다

하루를 닫는 이도 있었고

여는 이도 있었지만

새벽은 진 적 없이 푸르렀다


발목 끝을 스치는 차가움이

코끝 가까이 스치면

날개 깃을 세우며 날아오르는

기러기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아침을 배달하는 배달부는

우리의 세 끼를 걱정하는 어미의 마음을 닮았다

우리의 낮은 그들의 새벽을 밟고 섰다


본 적 없는 새벽이지만

알아야 할 것은

우리는 이렇게,

새벽은 기도하는 자들의 손으로 열려

닫힌 적 없이 그 자리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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