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경계인들이다'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방법을 찾았다

by 이생

- 우리 모두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에 있는 경계인들이다. <드라마,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결국, 공황장애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쉬고 있던 유찬은 다시 직장을 다니게 되지만, 밀려오는 업무를 뒤로하고 퇴근시간이 되면, 자신을 돌보기 위해 일에 밀려 퇴근을 미루지 않는 삶을 선택했다. 유찬은 더 이상 자신이 아프지 않을 방법을 찾은 것이다.


드라마 <정신 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우리는 모두 비정상과 정상의 사이에 있는 경계인들이라고 했다. 환자와 정상인의 차이, 우리는 정상이었다가 아프기도 하고, 아프다가도 다시 정상인의 삶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사실, 정상과 비정상이라는 개념이 때로는 너무나 냉혹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충분히 쉴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정상의 범주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쉼'의 시간이 필요한 순간들이다.


나에게도 그런 순간들이 찾아왔었고, 지금도 아직 정상인의 삶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했어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만 그런 순간들이 찾아오는 것 같아 슬프기도 했지만, 그 순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었기에 노력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여름 옷 정리를 하면서 서랍 정리도 함께 했다. 미련을 갖고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정리했다. 서랍 안에서 언젠가 쓸 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 삶의 짐처럼 여겨졌다. 주말에는 맑았다가 비가 내렸다. 맑은 날은 빨래를 밖에 말려 소독을 하고, 비가 오는 날엔 짐 정리를 하고는 딸과 잔치국수를 해 먹었다. 작년 김장 김치가 너무나 맛있게 느껴졌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엔 매치론정 2mg, 나머지 다른 날은 1mg을 먹었다. 이틀 전에는 둘째 언니와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 다른 생각에 잠겨 있다가 나도 모르게 아침 약을 저녁에 다시 한번 먹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잘 구분하기 위해서 아침 약과 저녁 약을 구분해 두었는데, 다른 생각에 빠져있다 보니 지금 내가 위치해 있는 시간이 아침인지 저녁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아침칸 약을 꺼내서 먹은 것이다. 잘못 먹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약이 마침 물과 함께 내 목을 넘어가던 순간이었다.


"잘못 먹었다. 어떡하지."

순간, 내가 다른 생각에 깊이 골몰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있는 이곳에서 오로지 몸과 마음이 함께여야 한다는 사실을 나도 모르게 잊어버렸던 것이다.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약을 먹을 때만큼은 나에게 오로지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퇴근 후에는 드라마에서 나온 유찬의 말처럼 나를 돌보는 시간을 챙겨야겠다는 다짐도 해 보았다.


- 안타깝게도 스트레스, 수면, 라이프 스타일의 악순환은 이루어지기 쉽다. 반면에 좋은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 노력이 습관을 낳고, 습관은 노력에 드는 고통을 줄여준다. 내가 생활 속에서 '편안한 불편함'을 추구하라고 늘 이야기하는 이유다. 지금 조금 더 불편하면 나중에 오래 편안할 수 있고, 또 불편을 습관화하면 불편한 일도 불편하지 않게 여기게 될 수 있다.

<저속노화 마인드셋, 정희원>

이 책에서 작가의 말처럼 우리가 변화되어 나가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매일 꾸준히 의미 있는 불편함을 행해서 그것이 습관이 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불편함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 되기도 한다. 그곳에 도달하면 알 수 있는 만족감은 매일의 불편함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맨발걷기를 하며 명상하기, 다리와 상체 100번씩 들어 올리기, 번거롭지만 건강한 음식 챙겨 먹기, 일찍 잠자리에 들기 등 조금 번거롭고 불편해도 이것들이 조금씩 나를 변화시켜 줄 것이라고 믿는다. 몸의 변화만큼 마음의 변화도 클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런 마음가짐이 나를 살게 만드는 원동력이기 되기도 한다.


-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저속노화란 기본적으로 삶을 바라보는 관점과 내가 삶을 운영하는 원칙을 바꿔서, 나를 더 자기돌봄할 수 있는 삶을 디자인하고, 결국 매일 거듭하는 식사, 운동, 마음가짐, 수면 등이 선순환을 만들 수 있도록 시스템을 형성해 노화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것이다.

- 잠이 부족할 때 달고 기름진 컴포트 푸드가 유독 당기는 경험은 낯설지 않다. 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지만 '참을 수가 없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충동 억제 등 자기 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의 책>


몸을 회복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 내가 좀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은 수면이다. 잠을 못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수면 시간이 평균적으로 6시간 30분 정도 되는 것 같다. 조금씩 수면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저녁에 조금씩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완벽해진다 해서 건강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건강에 대한 실천이 지나치면 강박이 되어 좀 더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가끔 유연함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잘 안다.


- 이들의 건강 염려는 우울, 불안과 혼재된 경우가 많고, 삶과 노화에 대한 관점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이들은 저속노화에 관심이 많다고 이야기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잘 나이 드는 법'을 실천하는 모습이라기보다, 질병과 노화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병적인 수준으로 치달아 오히려 스스로를 학대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위의 책>


질병을 앓게 되면, 대부분의 경우 회복을 위해 많은 정보를 습득하게 되고 실천하게 된다. 나의 경우도 10년 전 갑상선암 수술을 한 후, 좋다는 것이 너무 많아 알람을 해 두고 챙겨 먹은 적도 있었다. 그래서 막상 식사 때가 되면 배가 불러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자연스러운 감정일 수 있지만, 결국 지나친 불안과 집착은 오히려 자신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노화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고, 유연한 자세로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이들어 변화하는 내 모습에 서운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하지만, 그런 내 모습과 자주 마주하면서 익숙해져야 할 것 같다. 그리고 그 모습 중에서도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자세를 지니도록 노력해야겠다.

지금 이 시간들도 충분히 감사하고 행복한 순간들이라는 것을 잘 안다. 그리고, 나도 더 이상 아프지 않을 방법을 찾았으니 잘 실천해 가도록 노력해야겠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