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내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겠지

햇살이 조금 따뜻한 날에 맨발걷기를

by 이생

오늘도 역시 mtx를 먹고, 맨발 걷기를 했다. 바람이 조금 세차게 불었지만, 롱패딩을 입고 모자를 쓰니 그리 춥지 않았다. 마른 나뭇잎들이 가지 끝에 매달려 흔들렸고, 세상은 온통 낙엽빛으로 물든 것 같은 날씨였다. 눈이 내려도 이상할 것 같지 않았다.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류마티스 진단을 받은 후, 6개월 정도면 염증 수치가 가라앉고, 내 면역체계가 되돌아올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남에게 어려운 일은 내게도 역시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면역체계는 정말 더디게 돌아오려나보다. 내년 7월이면, 류마티스 진단받은 지 2년이 다 되어간다. 그때쯤 내 면역체계가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처음엔 약을 성급하게 줄이려고 애썼는데, 그 방법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켜 치료 진행을 몇 달 뒤로 역행하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겨울철이면 류마티스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어서 가급적 겨울철엔 일을 무리해서 하지 않고, 스트레스 관리도 좀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예전보다 스트레스에 더 취약해진 느낌이 든다. 작년 1월 친정 모임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약 7개월 간 과민성 대장증후군 같은 증세가 지속되었다가 대장 내시경과 유산균 복용으로 회복되었다. 장 트러블이 생기면서 당연히 류마티스 증상은 더 좋지 않았다. 지금 오른쪽 가운뎃손가락에 관절이 조금 부어 있지만, 그래도 더 부풀어 오르는 느낌은 없고, 아주 천천히 조금 나아졌다가 제자리로 돌아오기를 반복 중이다.

인터넷을 보면서 근력 운동과 복근 운동을 열심히 따라 하고, 음식은 되도록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선택해서 섭취하고, 곰보배추 마른 잎을 주전자에 넣고 끓여마시고, 햇생강을 꿀에 재워 따뜻한 차로 마신다. 수면은 예전보다 더 충분히 자려고 노력하고, 명상앱보다는 자연의 소리나 아주 고요한 곳에서 복식호흡을 한다.


- 사실 오늘날 1등 살인자가 된 심장병은 단지 지나친 소파 사용과 탄수화물 섭취의 결과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거주 공간을 채우고 있는 끊임없는 데시벨의 흐름이 사람들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000건에 가까운 유럽 내 심장마비 사망의 원인이 지나친 소음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 이유는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가 심장병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중략)

집안에서 경험할 수 있는 2시간의 고요가 우울증과 싸우고 있는 뇌영역에서 더 많은 세포의 생산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집이 조용한 것이 모차르트를 듣는 것보다도 더 마음을 평온하게 해 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중략) 고요는 마케터들이 우리에게 팔려고 애쓰는 대부분의 이완 제품들보다 우리를 더 이완시킨다. - <편안함의 습격>, 마이클 이스터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자꾸 편해지려고만 하는 나를 더 일으켜 세우게 되었다. 작가는 '우울증, 불안, 비소속감 같은 정신적 증상들이 육체적인 나태함과 관련이 있다.'라고 연구 결과를 통해 말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교무실이 2층이고, 도서관이 3층에 위치해 있다. 사서교사가 없는 관계로 내가 도서관도 담당하고 있다. 예전에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오르락내리락하는 일이 번거롭게 여겨졌는데, 요즘은 도서관에 올라갈 때 뛰어서 올라간다. 운동코스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버스에서 내려 집까지 걸어오는 시간이 약 10분 정도 걸리고, 약간의 오르막길도 있어 힘들기도 하지만, 그 코스 또한 다리 근력을 키우는 생활 운동 코스로 생각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산에서 내려오는 청량한 공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움직이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믿기 시작했다. 정신적으로 평화로워지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온몸에 근육이 생기면서 내 몸 또한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더하지 않아도 이미 내겐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준비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좋은 공기와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을 더 충분히 느끼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 여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장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화초가 있는 사무실의 경우 작업 완료량이 약 15퍼센트 증가했고 업무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병실 창밖으로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중략)

"녹색을 더 많이 볼 수 있는 코스로 출근길을 바꾸기만 해도 혜택을 볼 수 있어요." <위의 책>

O.헨리의 <마지막 잎새>에서 폐렴에 걸린 존시가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의사는 말했지만, 담쟁이덩굴의 삶과 자신의 삶을 동일시하는 존시를 위해 화가인 베어먼이 마지막 담쟁이 덩굴의 잎을 밤새 그린다. 결국, 존시는 희망을 품고 회복되는데, 이 이야기가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게 심리적 요인과 자연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곧 겨울이 다가와 공기는 더 차가워질 것이고, 땅은 얼어붙을 것이다. 비록 맨발 걷기는 추운 겨울날 하기 힘든 운동이겠지만, 그래도 따뜻하게 입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의 산책은 가능한 일일 것이다. 다가올 겨울을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도록 노력해야겠다.


햇살이 따뜻한 낮에 조금이라도 더 자주 맨발 걷기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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