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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사소한 노력

by 이생

병원을 다녀온 후, 유난히 손가락이 더 뻣뻣하고 부기가 있는 느낌이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평소보다 많은 외식과 주말에 아이들 음식을 해주면서 조금씩 맛을 본 대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보다는 조금 줄어든 느낌이 있지만, 앞으로는 음식에 더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다. 결국 내 몸속 염증은 수치상으로는 안정된 듯 보이지만, 아직도 활성 중이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약은 병의 원인에 대한 치료보다 증상을 완화시켜 주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봐야한다. 물론 증상에 대한 치료도 중요하다. 하지만, 암과 자가면역질환처럼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는 희귀난치병의 경우에 병원에서 증상 완화에 따른 처방뿐만 아니라 기능의학적 측면의 정보도 제공해 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 앞에 작은 존재가 되어 잘못된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질병에 대해 공부하고 조절해 나간다는 것은 신체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다. 사실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남기기 시작한 이유도 나의 질병에 대한 기록과 감정, 그리고 극복 의지를 다지기 위함도 있지만, 나처럼 질병에 대해 고민하면서 인터넷 내용을 찾아헤맬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누군가가 내가 하는 고민과 비슷하다면 그리고 내가 실천하는 방법 중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이 있다면 감사할 뿐이다.


<면역의 배신>에 의하면, 많은 자가면역질환들이 글루텐, 중금속, 독소, 감염원 그리고 스트레스와 같은 유사한 것들에 의해 촉발된다고 한다. 단지 면역세포가 서로 다른 부위의 조직을 목표로 공격하는 차이인 셈이다. 그러니 자가면역질환 환자들은 증세가 다르지만, 어쩌면 같은 원인에서 치료되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가면역질환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고 있는데, 한 가지는 음식이며, 스트레스 시스템, 그리고 내장이 건강한가를 따져봐야 한다고 한다. 또한 독소가 지나치게 많이 발생할 경우도 문제가 되는데 내 입장에서 따져봤을 때, 블루베리 토마토 주스를 갈아 마신다든지, 검은콩과 마 등 이런 여러 가지를 갈아서 마셨다는 것이 원인이 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쉽게 마신다는 장점은 있지만, 씹어서 먹지 않았을 때 충분한 소화효소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독소를 발생한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한다.


사실 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가장 유력한 것이 글루텐인데, 글루텐의 문제는 소화시켜서 분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며 글루텐 단백질의 큰 조각들이 혈류 속으로 들어오게 되면 면역계는 높은 경계태세에 들어가고 글루텐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여 공격하는데 안타깝게 글루텐을 공격하려고 만든 항체가 우리 몸의 조직들을 실수로 공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류머티즘을 앓기 전에도 밀가루를 자주 먹지는 않았지만, 류머티즘을 앓고 난 이후 빵을 포함한 모든 밀가루를 끊었다. 그리고 유제품, 달걀, 그리고 소고기와 같은 동물성 지방이 들어가 있는 음식들이 많이 포함된 식단은 염증을 촉진하며, 장내에 살고 있는 유익한 세균의 균형을 무너뜨린다고 한다. 사실 유제품은 잘 먹지 않지만 달걀은 거의 매일 삶아먹고 있으며, 소고기 또한 처음에는 먹지 않다가 돼지고기보다는 염증을 덜 유발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먹다 보니 그 빈도수가 증가하게 된다. 물론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의 차이는 존재한다. 동물성 단백질은 세포를 만드는 데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육고기를 섭취해야 할 때, 소고기 보다 오리고기를 선택해야겠다. 그리고 생선, 나또, 두부의 섭취를 더 늘리도록 해야겠다.


어제 저녁 셋째 언니가 전화해서 모든 면역의 중심은 장에서 유발되기 때문에 청국장환을 섭취해 볼 것을 권했다. 그래서 오늘 인터넷으로 청국장환을 주문했다. 그리고 아침에는 나또와 알로에, 마를 식사하기 전에 미리 섭취했다. 그리고 은행 다섯 알까지.

류머티즘 약이 강해서 위장에 영향을 최대한 적게 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함도 있지만, 이들 약물 중에는 복용을 중단하고 나서도 2년까지 체내에 남아있을 수 있다고 하니 최대한 오늘 사용하고 남은 약들이 잘 배출될 수 있도록 다양한 섬유질을 섭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가면역질환과 관련해 언급이 많이 되는 독소는 수은인데, 나 또한 결혼 전에 충치를 모두 아말감으로 치료한 것이 마음에 쓰인다. 몇 년 전에 수은 성분이 든 아말감이 좋지 않다고 해서 네 개 중, 두 개는 다른 재료로 치료했는데 아직 두 개가 남아 있다.


무엇보다 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스트레스에 관한 문제인데, 스트레스는 위장관 속의 유익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그 결과 자가면역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하니 스트레스를 완화할 수 있도록 나의 마음 자세를 다시 한번 정비해야겠다. 그리고 면역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작은 실천들을 하나하나 쌓아가야겠다. 또한 염증을 막아주는 퀘르세틴이 함유된 사과도 열심히 먹으면서 즐거운 일상들을 만들어 가야겠다.

너무나 평범한 일상들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를 오늘 다시 한번 깨달으며 나를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이 희망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란다. 서로의 의지와 노력이 좋은 치료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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