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디내누 Oct 05. 2022

시간차의 여독

우리들의 해방일지: 103일째

10월 4일 화요일


어제 아내와 나는 둘 다 일기를 쓰지 못했다. 평소처럼 아내가 첫째를 재우고 내가 둘째를 재우다가 둘 다 잠이 든 것이다. 일어나 보니 이미 새벽이었다.


원래 애들을 재우다가 잠깐 졸거나 한 명이 잠에 드는 일은 빈번하지만 이렇게 둘 다 뻗은 건 처음이다. 아마 강릉여행이 생각보다 짙은 여독을 남겼던 것이 아닐까 싶다.


하긴 아침 일찍 일어나 기차에서도 아무도 자지 않았고 바닷가에서 꽤 많이 걸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다만 낮에는 다시 재개된 일상에 맞춰서 어찌어찌 따라가다가 애들을 재우려고 침대에 눕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우리의 뇌가 스위치를 꺼버린 듯하다.


이번에 얻은 교훈이 있다. 앞으로 여행을 간다면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너무 열심히 다니지 말고 좀 느긋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 여유를 가르치는 것 역시 부모의 역할이니까.

작가의 이전글 아들내미 관찰일기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