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나

우리들의 해방일지: 아내 13일째

by 디내누

7월 6일(수) 비가 오는 듯


산부인과 병실에서의 두 번째 날. 새벽부터 일찍 깼다. 엄마와 아침부터 통화를 하고, 다시 미적대다 잠에 들었다. 아침밥 가져다주시는 소리에 다시 깼다.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미역국은 매끼 먹어도 맛있다. 매운 김치를 같이 못 먹는 게 아쉽지만, 오늘은 닭볶음탕도 나왔다.


오전에 또 밍기적대다 보니 신생아실 면회 시간이다. 하루 세 번 오전 11시, 오후 3시, 저녁 8시에 둘째를 만나러 간다. 자고 있는 신생아들은 다 비슷한데 하트가 조금 다른 점은 머리털이 아주 풍성하단 거다.


첫째 때완 달리 난 병원에서부터 수유를 하고 있다. 출산 직후 아이에게 바로 수유를 해보라고 하셔서 해봤는데 아이가 너무 잘 먹길래 더 해보려고 한다. 첫째 땐 수유가 쉽지 않았고 너무 출산 자체가 힘들었기에 수유까지 해줄 여유가 없었다. 내가 병원에서부터 수유까지 할 줄 몰랐는데, 엄마가 대단하긴 한가보다.


수유를 하며 아이를 만져보고 냄새도 맡을 수 있다. 두 눈을 땡그랗게 뜬 얼굴도 봤다. 새까만 눈동자가 보석 같다. 세상이 신기한 듯 주변을 두리번댄다. 열심히 엄마 젖을 물려고 갖은 애를 쓰다 양껏 안 나오는지 울기도 한다. 그 몸짓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경이롭다. 그리고 너무 사랑스럽다.


오늘은 세 번의 수유를 했고, 수유를 하고 난 뒤엔 배가 알싸하게 아파온다. 자궁이 수축되는 거다. 아이가 젖을 빼가서 그렇다. 그럼 가슴 부기도 자궁 부기도 빠지는 거다. 인체의 신비란 참 대단하다. (그렇다고 들었는데 과학적으로도 맞겠지?)


오늘은 첫째에게 영상통화가 오지 않았다. 첫째가 보고 싶다. 씩씩하게 잘 지내길 바라면서도 연락이 없으니 허전하고 조금은 아쉽다. 내일 유치원 동요발표횐데, 물론 코로나라 아무도 직접 참관할순 없고 동영상을 추후 확인하게 된다. (너무 다행이다) 내가 좋아하는 ‘모두 다 꽃이야’ 노래다. 우리 꽃 같은 첫째, 괜찮아도 안 괜찮아도 자꾸만 안쓰러워지는 첫째 아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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