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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내누 Jul 22. 2022

방심은 금물

우리들의 해방일지: 남편 28일째

7월 21일 목요일 밖에 한 번도 안 나가서 날씨를 모름


하루의 시작은 엄밀이 따지면 0시부터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는 24시간 내내 신생아인 둘째를 돌보는데 전념했다. 신생아를 키우는 것은 전에 한번 해봤다고 해도 어렵고 또 어렵다. 2~3시간마다 배를 채워주어야 하는 것이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특히 아직 낮과 밤의 개념도 모르고, 잠을 자고 깨는 것조차도 익숙지 않은지라 평소의 일상의 루틴은 무너지고 모든 것을 아기에게 맞출 수밖에 없다.


사실 지금도 아기가 울고 보채서 교대로 일기를 쓰고 있다. 오늘 낮에만 하더라도 이제 집에 벌써 하루 만에 적응했구나 할 정도로 둘째는 크게 울음 한번 터트리지 않고 신생아답지 않은 미소까지 보여주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지난 일기들에서 마치 둘째는 더 쉬울 것처럼, 게다가 나와 아내가 유경험자이고 딸이 아들보다 만만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을 꾸짖기라도 하듯이 오늘의 둘째는 출구 없는 미로 찾기처럼 어려움을 뽐냈다.


일기를 오래 쓰고 있을 여력이 없어서 내가 좋아하는 문장으로 마무리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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