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육아

우리들의 해방일지: 아내 48일째

by 디내누

8월 10일(수) 비가 멈췄다


오늘은 특별히 쓰고 싶은 주제가 없어서 하루를 기록하려 한다.


07:30 아침에 일어나니 둘째가 낑낑대고 있었다. 베이비 타임을 보니 어제 정말 잘 잤고, 새벽 수유 담당 남편도 잘 자고 있다. 푹 자고 일어난 둘째 분유를 챙기는 중에 첫째도 일어났다. 분유 먹는 동생 옆에서 굴러다니며 엄마를 기다리길래 둘째를 잘 먹이고 첫째도 꼭 안아주었다.


09:00 첫째 등원길이다. 좀 빠듯하게 나와서 그런 지 아이들이 쭉 줄을 서 있고, 차도 도착했다. 줄 선 아이들을 지나쳐서 마지막으로 첫째가 차에 탔다. 차에 탄 첫째에게 손하트를 날리며 잘 보내주었다.


10:30 오늘은 보건소 간호사분이 방문하는 날이다. 남편과 서둘러 집안 정리를 하고 간호사 분께 상담을 받았다. 첫째 땐 좀 더 아이와 관련된 얘기만 간단히 했던 것 같은데, 산모의 심리나 우울감 등을 집중적으로 체크하고 아이의 안전, 성장 발달상태 등까지 전반적으로 설명을 들어 도움이 되었다.


13:00 점심시간. 오늘 점심 요리사는 남편이다. 내가 먹고 싶어 한 두부김치와 계란후라이를 후다닥 만들어 주었다. 어제 마트에서 사 온 낙지젓갈과 깻잎 반찬까지 밥도둑이 많아 좋았다. 나이 들수록 한식이 점점 좋다.


14:00 둘째와 낮잠을 잤다. 둘째 수면을 위해 구입한 백색소음기를 들으며 자자니 나까지 영원히 잠에 취할 것처럼 잠에서 헤어 나올 수가 없다. 정말 신기하다.


17:00 낮잠에서 깬 둘째를 역방쿠에 뉘어 부엌 한 칸에 두고 저녁식사 준비를 했다. 된장국과 감자양파당근 볶음을 만드는데 남편과 첫째가 귀가했다.


18:40 저녁식사. 둘째는 다시 살짝 잠들고 첫째는 피곤하다고 나중에 먹겠다고. 예전 같으면 윽박지르며 먹게 했겠지만 가서 쉬다가 먹고 싶을 때 오라고 했다. 첫째는 방으로 가서 쉬고, 남편과 나는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했다.


20:10 첫째와의 놀이 시간. 갑자기 물과 우유를 달라고 하더니, 물과 우유를 마시고 식탁에 알아서 앉는다. 조금 식긴 했지만 다 먹고 다시 놀이를 했다. 로보카폴리 놀이를 지겨워한다. 색종이를 접어 가위로 오리고, 펼쳐서 오려진 모양 확인하는 놀이를 어제에 이어 다시 했다. 첫째는 놀이 과정에서도 지적 탐구를 추구하는 것 같아 가베를 시작해보면 좋겠단 생각을 다시금 했다.


21:00 양치시간. 넘버블럭스 보면서 양치를 하고 첫째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집에 있는 책들을 세 권 정도 읽었다. 책꽂이를 한참 보더니 다 읽었고 너무 재미없는 책 밖에 없다며 불평을 한다. 내일은 남편과 창고 책을 싹 다 꺼내 책 교환을 좀 해줘야곘다. (남편의 노가다 예상 ^^)


22:30 육퇴. 첫째가 생각보다 늦게 잠들었다. 이유는 첫째와 대화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늘 머릿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한데 말을 잘 안 한다. 놀이를 하거나, 놀이에 대해 생각하거나 둘 중 하나일 때가 많고, 그럴 땐 말을 걸어도 잘 못 듣는다. 자기 전엔 좀 대화가 된다. 유치원에서 오늘은 누구와 놀았는지, 무슨 놀이를 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3:20 이 일기를 올리고 남편과 간단히 맥주 한잔하려고 한다. 약 300일 간 이어져 온 금주의 마침표를 찍는 날이다. 얘들아, 오늘도 잘 자줘.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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