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도심 속 대자연
타이페이에도 봄이 왔네요.
길고 길었던 비오고 축축한 타이페이 겨울에서 벗어난 것을 자축해 보고 싶어서 밖으로 나와 봤습니다.
봄하면 꽃.
마침 회사 동료가 꽃구경하기 좋은 근처 공원을 알려줘 대만 친구랑 같이 가보기로 번개를 잡았습니다.
1호선(밤색 선) 大湖公園역 1번 출구에서 내려서 산쪽 방향으로 10분 정도 걸어가면 大溝溪라는 공원이 나와요.
여긴 2000년대 초반 호우 범람을 막기 위해 제방 형식으로 바교적 최근에 지어졌는데 우기가 아닌 평시엔 공원으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습니다.
제방을 올라가면 이런 뷰가 펼쳐집니다. 원래는 꽃이 피기도 한다는데 친구가 봤다는 꽃은 보이지 않더군요.
청계천 양재천처럼 한켠엔 이렇게 운치 있는 갸울이 흐르고 있네요.
제방쪽으로 걸어봅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하이킹 코스가 시작됩니다. 사실 저희는 간단한 하이킹이 될 줄 알았지만...
동네 공원에 이런 자연의 삼종 세트가 다 있을 줄이야... 개울 계곡 폭포가 다 있더라는...
이런 다리를 건너 더 깊은 산 속으로..
안에는 무슨 원시림 정글 같은 분위기네요.
조금 더 걸어 들어가면 폭포가 나옵니다. 아담 사이즈.. 사실 이 위로 올라가 폭포를 좀 더 구경할 심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는데 이게 알고 보니 온산을 타는 코스였네요.
친구 아홍과 한 컷 ㅎ
점점 더 위로 올라갑니다. 산을 타기 시작하니 더워서 외투도 벗었습니다.
1시간 정도 가니 절 위로 가는 계단이 보이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올라가보기로. 한 400개 정도 됐던듯 ㅠ
가는 길 계단 난간에 세워진 몇 십개의 석상들은 각양각색을 하고 있었는데 금색을 둘러 포인트를 줬더군요.
꽤 많은 계단을 20분 가량 쉬지 않고 오르니 절이 나타나네요.
무슨 삼장법사 같은 동상도 있고.
절 한켠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니 타이페이 전경이 내려다 보이네요. 종종 타이페이에 이리도 산이 듬성듬성 많았는지 놀라곤 합니다.
지붕 위 장식이 매우 화려하네요.
항상 그렇듯 꼭대기에 있는 사당에 분향 및 절을 올리고 있네요.
내려가는 길애는 산길 옆에 조성된 미니 만리장성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지겨울 수도 있었던 하산길에 소소한 재미를 선사해주었네요.
마찬가지로 대만 명소들을 레고랜드처럼 미니어쳐로 만들어 놨네요. 좀 허접하면서도 귀여움이 대만스러운 매력인듯 ㅎㅎㅎㅎ
국부(손문)기념관
총통부(우리나라 청와대 같은 곳)
한 바퀴를 돌아 내려오는 산길
제 산행에 기꺼이 동행해준 아홍
봄꽃이 여기저기 많이 핀 것은 아녔지만 그래도 철쭉같은 것이 종종 눈에 띄네요.
한국은 5월초였던 것 같은데 확실히 대만은 좀 이르네요.
다시 산을 내려와 공원으로 돌아왔어요.
들판 잔디에선 돗자리를 갖고 나와 이렇게 피크닉을 즐기고 있네요.
어느덧 해도 뉘억뉘억 지고 있네요.
사실 타이페이는 서울에 비해 공원들이 여기저기 많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이곳이 아니더라도 양밍산, 베이터우, 담수이 등등 갈 곳이 많지만 여기는 산, 물, 들판이 비교적 잘 어우러져 있고 근처에 大湖公園도 있어서 오래 머무는 분들은 한 번 쯤 와보시면 좋을 듯한 자연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