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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31. 2016

대만 일주 (6) - 화롄 花蓮

대만의 강원도, 화롄!

길고 길었던 춘절 여행도 어느덧 마지막 하루를 남기게 되었네요...

첫날 타이루거의 '장춘사'를 못 보고 나온 아쉬움에 다음 날 아침 일찍 다시 가는 바람에 타이루거와 화롄의 이야기를 따로 구성하게 되었는데,

이야기는 경찰서를 나선 이후로 리와인드~!


조사를 마치고 나온 게 4시쯤이었고 시내로 돌아오니 어느덧 5시가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ㅠㅠ

진이 빠질대로 빠지고 점심도 아직 못 먹은 상태로 그야말로 너덜너덜...


화롄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병풍처럼 둘러진 저 높디 높은 산맥이죠!


시내에 일단 주차를 하고 문화창의산업원구(文化創意產業園區)를 한 바퀴 둘러보았어요.

명절 연휴의 막바지 주말이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나와 이렇게 공연을 보고 있더군요.

저희가 도착했을 땐 '카포에라(브라질 민속 무예)' 공연중...



아마 동네 도장 애들이 와서 태권도 시범처럼 품새와 겨루기 등을 보여주는 모양인데...

실력이 다들 좀 어설펐지만 나름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엽더라는...

대만에서는 이렇게 실력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남들에게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매번 느낍니다.


귀엽게 인디언 텐트를 치고 피크닉을 하며 구경하는 사람도 있었네요 ㅎㅎㅎ

공원 뒤로 보이는 산맥이 병풍처럼 멋있네요!+_+



대만섬의 역사가 길지 않다보니 대부분의 유적은 이렇게 일제 시대 때 지어진 건물 (대부분 창고)을 이용하여 현대문화공간으로 재구성한 곳들이 많습니다.




어디서나 시원하게 보이는 산맥~


시내로 들어왔어요~

한국과 지형조건도 비슷해서 대만도 서쪽이 평야, 동쪽이 산맥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동해안 도시들은 개발이 서해안 도시들에 비해 덜 되어 있어서 나름 크다는 도시들(이란, 화롄, 타이동)이라고 해도

한국의 군, 읍 수준... 번화가를 가도 읍내 시장 나온듯한 느낌이 많이 드네요...



5시가 다 되어서야 드디어 점심...을 먹으러...

公正包子店(#공정포자점)이라는 만두집인데... 화롄에선 꼭 가봐야 한다는 #맛집 이라길래 갔더니 이렇게 사람들로 장사진...

그래도 회전율이 나름 빨라 20~30분이면 주문하고 들어갈 수가 있었습니다.



기다리면서 지루하기도 하고 지치기도 해서 뽜이팅 할 겸 경찰서 조사 때 찍은 지장 기념 샷...




小籠包(샤오롱빠오), 蒸餃(대나무 통에 수증기로 찐 만두), 水餃(물만두), 湯餃(만두탕)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 가지에 올인하기 보단 전부 조금씩 시켜서 먹어봤어요.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둘이서 배불리 먹고도 한화로 5천원 정도 나왔네요...

(개인적으로 샤오롱빠오가 젤 맛있더라는...) 가성비 가히 최강!!



수증기 (찐) 만두



샤오롱빠오


그리고 소화운동 겸 주변에 있는 시장통을 여기저기 걸어다니며 아이쇼핑을...




시내 아케이드 약도.




예전에 기차가 지나다녔던 곳을 개조해 지금은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




골목골목마다 고즈넉한 까페들이 여기저기 있었습니다~


역 표지판을 허물지 않고 이렇게 그대로 사용하니 운치 있고 좋더군요.


창고를 재해석해 현재는 분위기 있는 식당 또는 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네요~


나름 인테리어 센스도 굿~!



그리고 저희는 松園別館(송원별관, Pine Garden)이라는 곳을 가봤습니다.

폐장시간 직전이라 입장료는 따로 받지 않고 입장시켜 주더군요! 럭키~


일제시대 때 관저로 쓰였던 공간이라고 하는데... 

보면 이런 관저들은 다 전망이 좋은 높은 곳에 많이 위치하고 있는 듯 싶네요..

건물 앞 정원에 소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 '송원'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걸로 보이네요~


정원 난간에 서서 보면 화롄 앞바다가 펼쳐집니다... (쪼~ 멀리..)



할 일 없는 두 남자는 여기서 사진 삼매경에 빠져 이 샷 저 샷 마구 찍어댑니다...

(근데 나름 필터 넣어서 찍으니 분위기는 좀 나오네요 ㅎㅎㅎ)



















정원을 걷다 보면 이런 앙증 맞은 솔방울 전시물이~ㅎㅎㅎ



사실 내부에는 별로 볼만한 게 없더군요...

관저라기 보단 뭐랄까... 옛날 학교 같은 느낌의 건물이었어요...

복도를 중심으로 한쪽엔 난간..다른 한 쪽엔 교실 같은 방들...



실내에서도 몇 컷...




뒷마당으로 가니 까페가 있네요..

아직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날씨 좋은 봄날에 오면 연못이랑 꽃구경하면서 차 한 잔 하면서 데이트하기 좋은 분위기!



그냥 가기 아쉬웠던 두 남자는 이 참에 앨범쟈켓 사진 촬영을 마치기로 합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흑백 사진으로 찍을 땐 역시 흰색셔츠에 어두운 바지가 진리...





송원별관을 보고 나니 어느덧 해가 뉘억뉘억 지고 있어 이 곳 원주민인 아메이(阿美) 원주민 문화촌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항상 현지만의 독특한 문화를 경험하는 걸 중요시 여기기 때문...



이었지만 도착하니 주차장에는 대륙 관광객을 실어나르기 위한 관광버스 몇 대만 있을 뿐...

일반 승용차는 한 대도 안 보여서 일단 불안...


갔는데 원주민 공연이 1시간반 격차로 있는데 다음 공연까지 40분 정도 대기해야 하는 상황에... 

가격도 한 사람당 250 대만달러 (약 9천원)에 학생 할인 등도 전혀 안 되는 바람에 과감히 포기!ㅎㅎㅎㅎ

원주민 문화에 관심이 특별히 깊지 않으시다면 시도도 감히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교통도 좋지 않아서 여기를 시간 맞춰 안 오시면 진짜 시간 1~2시간은 쉽게 날릴듯...)


그래서 저녁 요기를 하러 항구 근처의 수산시장을 가기로 했는데...

명절이라 그런지 대부분 불이 꺼져 있더군요 ㅠㅠ


근데 멋진 항구(鳥踏石購物廣場)를 발견!

차를 세워 두고 스테레오 볼륨을 올리고 달빛 아래 음악을 들으니 이게 또 분위기가 기가 막히네요..ㅎㅎㅎ



아주 신났네요 ㅎㅎ


 


항구 앞 고래 상..



불빛, 달빛 그리고 잔잔하게 흔들리는 음악과 배들...

화려할 건 없지만 천천히 음미하는 이런 소소한 고요함이 진국 같이 우러나오는 여행의 진정한 묘미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달빛도 휘황찬란~



HTC 스마트폰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 빛 처리를 엉망으로 해서 항상 사진을 망쳐놓습니다 ㅠㅠ




저녁을 먹기 위해 맛집 여러 군데를 뒤져보았으나 대부분이 닫아서 

吉安黃昏市場(길안황혼시장)이라는 야시장에서 '아졘'이라 불리는 굴전이랑 우육면볶음을 사서 숙소로 ㄱㄱㅆ~!



원주민 인구가 많은 화롄 답게 '우리 모두는 가족'라는 표어를 적어두고 한족, 원주민족의 얼굴을 한 동상으로 만들어 놨네요.
멋있어서 한 번 찍어 봤습니다.

대만도 우리나라처럼 농촌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동남아 여성들 (특히 베트남 여성)이 많이 온다고 하네요.

외국인 근로자들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 한족(본성인, 외성인), 객가인, 원주민, 신주민(외국인) 간의 화합도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기 전에 여행 마지막 밤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춘절의 단골손님인 폭죽 구매! 


해변에 위치한 우리 호스텔 도착~!!




매우 지쳐 있었지만 샤워하고 호스텔 주인이 따라주는 차를 한 잔 하니 신기하게 그 날의 피로가 싹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_+

역시 정신을 가다듬고 차로써 몸을 따뜻이 하니 상쾌해지더군요!


일본 차도 비슷하게 대만에도 중국식 차도가 있는데 이렇게 꼭 한 번 마셔보고 싶었는데 소원성취 ㅎㅎㅎ

큰 찻잔에서 차를 한 번 우린 후 작은 찻잔으로 옮겨 부은 뒤 각 찻잔에 다시 따라붓습니다.

저 아래 판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잔을 씻은 물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모이도록 되어 있습니다.

찻잔을 씻으며 정신 상태도 한 번 씻어주는 듯한 느낌이었네요.



안 되는 중국어로 몇 마디 나누고 나니 대만에서 머물었던 시간이 그리 헛되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라 생각 ㅎㅎ

몇 달 전 만해도 폐가였다는 집을 나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네요.

호스텔 처자는 원래 타이페이에서 일하다가 도시 생활이 싫어 화롄으로 와서 여기서 손님을 맞으며 요리도 해주며 산다고 하네요~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맥주, 과자, 폭죽을 챙겨 해변으로 나갑니다.

하늘의 별이 수놓은 밤하늘을 카메라에 담지 못하는 게 너무 아쉬웠지만 정말 별천지 하늘...

듬성듬성 터지는 폭죽...들려오는 파도 소리... 정말 여행의 피날레를 장식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는 완벽한 세팅이었습니다. ㅠㅠ


 


진짜 별하늘이 너무 아름다워서 한 시간 넘게 보면서 상념에 젖어 있었다는...

(북두칠성을 이렇게 크게 제대로 본 적은 생전 처음.)

이것만으로 충분히 올 가치가 있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ㅎㅎ


들려오는 노래 멜로디 및 파도 소리를 배경 음악, 별이 빛나는 밤하늘 및 폭죽을 배경 화면 삼아 맥주도 홀짝

남자 둘이여도 너무 좋았으나 그래도 다음엔 남자 둘이 아니라 여자랑 와보는 걸로 ㅎㅎㅎ


상념에 젖어 계신 케빈님 ㅎㅎㅎㅎ


그렇게 여행 마지막 밤을 멋지게 장식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 #칠성공원 에서 일출을 보기로 해서 

일찍 짐을 싸 호스텔을 나옵니다.

동 트기 전부터 사람들이 해안가에 많이 모여 있네요... 


심지어 길 개들도 엄청 나와 있네요.

녀석들 사람이 몰리니 이 틈에 음식 좀 얻어 먹을 심산인가 봅니다.

호스텔 처자가 구워진 모닝 빵을 들고 있자니 녀석들이 정말 '개떼처럼' 아니 개떼가 모여듭니다...


한국의 정동진 마냥 대만섬의 동쪽 끝 즈음에 위치한 화롄에서 보는 춘절 해돋이!

장관이네요.


태양의 후예....?!

죄송.



해돋이 패스트 포워드 ㅎㅎㅎ

(중간중간 개들이 알짱 거리는 바람에...ㅠ)


 


바이바이 화롄!


아직 여행이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나머지는 에필로그 편에 따로 올릴게요.

화롄은 타이루거와 묶어서 2박3일로 오면 비교적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는 해안마을이네요.

시간이 좀 더 많다면 근처에 온천, 목장 등 구경 거리가 풍부해서 차나 택시를 렌트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 정말 좋을듯!

단, 비 오는 날이 많다고 하니 가기 전에 꼭 일기예보 확인하시는 것 잊지 마시고!


#대만 #타이완 #대만일출 #화롄 #hualien #花蓮 #춘절 #대만동부 #칠성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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