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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Mar 30. 2016

대만 일주 (5) - 타이루거 (太魯閣)

타이루거란 이름을 들으면 왜 난 자꾸 'tiger'를 떠올릴까...

화롄은 해변에 위치한 호스텔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폐가를 개조해서 만들었다는 호스텔인데 시설보다는 위치를 보고 선정..

정말 해변까지 걸어서 3분 거리... 밤에는 파도 소리도 들립니다.


화롄은 동해안에 위치해 있어 해돋이를 보기 안성맞춤이므로 피곤하지만 무리해서 일찍 기상해봅니다.

동이 트기 전, 저 멀리 산등성이가 보이네요.



화롄의 매력은 산과 바다가 면접해 있어 경치가 예술이라는 것!! +_+
아침 바다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네요 ㅎㅎㅎ



파노라마는 요런 느낌~!


안타깝게도 이 날은 해 주변으로 큰 구름이 껴서 일출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아 다음 날을 기약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다시 들어와 어제 타이동에서 사왔던 스쟈터우('석가 머리'라는 뜻)를 호스텔 스텝의 도움을 빌어 까봅니다 ㅎㅎ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비쥬얼!!
근데 맛이 찰진 것이 무쟈게 답니다... 그 자리에서 5~6개를 폭풍 흡입...

아주 쥬시하고 쫀득쫀득해서 꼭 한 번 드셔볼 것을 권합니다 ㅎㅎ


오늘의 행선지는 대만에서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인 타이루거!

영어로는 #Taroko gorge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저희가 화롄에 온 목적 중 하나~!

산행은 비교적 오전에 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바로 그곳으로 향합니다.


가는 길에 해변과 산 경치를 보기 좋은 또 하나의 스팟, #칠성공원(七星公園)을 지나서...




해변 근처로 이쁜 별장들이 보이네요 ㅎㅎ



타이루거에 도착~!
#화롄 시내에서 차로 한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타이루거 국립공원 내를 도는 버스가 있긴 하지만 배차시간과 구경시간을 맞추기가 번거로으므로

대부분 사람들은 저희들처럼 렌트카 또는 자가용을 타고 오거나 아니면 택시를 하루 대절해서 옵니다.

택시 대절비는 하루당 4000 대만달러 (약 15만원) 정도 선이라니 3~4분이 같이 오시면 대절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듯~! 



여기가 관광안내소.. 들어가면 타이루거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는지 등등을 알 수 있다~



타이루거는 오랜 세월동안 침식 작용으로 형성된 거대한 협곡인데

가느다란 강을 끼고 구비구비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더할 나위 없는 드라이브 코스...

걸어서 올라가는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차 같은 이동수단을 타고 올라가다가 하이킹 하고 싶은 곳이 있으면 내려서 올라가는 형식입니다.. 

얼마나 많은 코스를 깊게 들어가느냐에 따라 소요시간이 달라지겠죠?



장개석 재위 당시 이런 식으로 바위를 깎고 뚫어서 터널을 곳곳에 만들었는데 

평지인 서쪽에 비해 제대로 된 고속도로가 없는 동쪽에 고속도로를 만들려는 목적에서 시작되었다 하네요.

그 과정에서 적지 않은 군인들이 동원되어 목숨을 잃었다고...



여긴 화롄 지방에 살던 원주민의 생활을 볼 수 있는 박물관 앞 뜰 입니다.

탁 트인 정원 바로 앞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산등성이가 장관입니다.




원주민들의 생활 양식은 세계 어디를 가나 다소 비스무리 해 보입니다

가운데 모닥불이 있네요.


대만섬 원주민이나 아메리카 원주민이나 얼핏 봐서는 차이점을 잘 모르겠습니다...;;

생긴 것도 비슷한 듯하고...



타이루거를 오르다가 잠깐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보면 보이는 광경이 최소 이 정도입니다. ㄷㄷㄷ



그렇게 주욱~ 올라가다 보면 燕子口 즉 '제비 주둥이'라는 협곡을 만나게 되는데,

절벽 아래 바위를 깎아 만든 터널 사이로 이렇게 길이 뚫려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거리를 활보하며 경치 구경..




낙석의 위험이 있어 이렇게 헬멧을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적잖게 볼 수 있습니다.

단체 관광이나 택시 관광을 하는 사람들은 기사들이 헬멧을 나눠주기도 하는 모양...

색깔도 각양각색인데 저희는 그런 거 모르고 그냥 헬멧 없이 돌격~!ㅎㅎㅎ



아슬아슬하게 난 다리도 보이네요...

이런 거 보면 예전에 읽던 '소년탐정 김전일' 같은 데서 범죄 발생 후 끊기던 유일한 탈출구로서의 다리가 문득 떠오르네요. ㅎㅎㅎㅎ

평소에는 막아둬서 진입이 불가하더군요.



이러헥 매일매일 날씨와 낙석 상황을 체크해서 어떤 날은 진입 불가 또는 부분 진입이 되기도 하니 타이루거에 가시기 전에 꼭 날씨를 미리 체크하고 가시길~!


센스 있게 동굴 사이에 저렇게 구멍을 또 뚫어놔 주어서 밖을 관망할 수도 있습니다..

차 지나다니게 터널 뚫는 거 자체만으로 상당히 힘들었을텐데 또 이런 관광를 위한 여지를 남겨두었네요..

很棒!(헌빵~!! 대다나다~)



음 제비 동상이 있고 저기에 '입구'가 있으니..맞네요.. '제비 주둥이'



좋은 사진 스팟에서 기념 사진도 하나 박고..


열심히 달리다가 왼편에 멋진 붉은 다리가 보입니다.

재밌는 건 타이루거 국립공원에 이런 식으로 '붉은 색' 현수교들이 꽤 보인다는 것..

이 다리를 건너면 天祥寺라는 절에 갈 수가 있는데... 차에서 내려 산책을 좀 해보기로~!



다리를 건너면 이런 느낌~!


얼마나 올라갔을까...  6층탑이 홀로 우뚝 솟아 있네요..

안에 들어갈 순 없었지만 저기서 내려다 보는 광경도 나쁘지 않았을듯~!?


좀 더 올라가서 파노라마를 찍어보았습니다~


천상사 앞에는 이런 꽤 넓은 광장이 있는데...

여기도 무슨 템플스테이 같은 것이 있어서 아침에 다들 나와서 여기에서 경치 바라보면서 태극권 한 번 하면 끝내줄듯 하네요...



경치 좋은 곳에는 항상 불상이 있다지요...

현세에서 좋은 경관은 현자 스님(또는 부처님)께 바치는 게 도리인가 봅니다.


천상사 대웅전..

하늘색이 정말이지..ㅠㅠ

타이페이의 잔뜩 흐린 날만 보다가 여기 오니까 그냥 말문이 막힙니다...

(사실 화롄을 포함한 동부 해안 지역도 흐린 날이 많아 이렇게 맑은 날에 화롄/타이루거를 경험하는 건 행운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일하시는 절 관계자 분한테 잔뜩 기부를 종용 받다가 손사래 치니 그럼 공양이라도 하다 가라고 하여, 엉겁결에 향 들고 공양중...ㅡㅡ;

그래도 현지 문화를 최대한 존중하자는 주의이기 때문에 로컬 식으로 공양을 들여봅니다~!

각자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요? (전 그새 까먹음...ㅎㅎㅎ)



그러고 보통 타이루거 여행의 종점이 되는 톈샹 위에 있는 전망대에 오르니

정기를 받기 위한 노래인지 모르겠으나 '정기가'가 새겨진 비석 앞에서 정기를 받아보기 위한 포즈를 취해 봅니다 ㅎㅎㅎ

"정기여~ 내게 오라~!!" 

(케빈님은 정기가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듯 하시지만..여튼 받을 수 있을 때 양껏 받아보시는 중 ㅎㅎㅎ)


내려오는 길에는 원숭이 떼와 조우합니다!!

대만 산에는 이렇게 야생 원숭이가 종종 있는데 (가오슝 산에도 있음)

가끔 떼거지로 몰려와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니 조심~!


이놈들도 처음엔 한두마리였던 것이 먹이를 던져주니 떼거지로 몰려오기 시작 ~_~


한 놈은 난간에 올라왔네요..

저는 녀석들 찍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한 놈이 바로 옆까지 근접해 와서 잘못하면 스마트폰을 강취당할뻔!! 

했으나...바로 옆에 와 있는 녀석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저를 보고 지도 놀랐는지 엄청 위협적인 목소리를 내고 경계하더니 유유히 자리를 피합니다.

(저기 나무 위에도 매달려 있네요)

암튼 산에서 야생원숭이를 본 적이 없는 저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네요~! :)



이제 하산 모드~!

다만 올라올 때 빠뜨린 곳이 한 군데 있어 그곳에 들르기로 합니다~!

바로 서부와 동부를 잇는 고속도로 준공 중에 순직한 인부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창건된 '#장춘사(長春祠)'



근데 이때까지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던 여행 최대 위기 발발!!

바로 대만 커플의 부주의로 저희 차 뒤를 박은 상황 발생....

녀석들이 뒤도 확인 안 하고 차를 빼다가 저희 차 뒤를 박았습니다 ㅠㅠ

와~ 마지막 구경거리를 앞두고 이 무슨 날벼락...게다가 일정이 여유 있지 못한데... 부딪친 순간... 1차 빠직...ㅡㅡ^


근데 차에서 나온 녀석들이 사고 부위를 보더니 처음 뱉은 말은 "그냥 기스 좀 가고 찌그러졌네...그냥 없던 일로 하지 말입니다?!"

이것들이 돌았나... 2차 빠직... ㅡㅡ^

근데 문제는 원래 한국 국제면허로 차를 렌트 잘 안 해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고 발생 시 무면허 처리가 될 수 있다는 것....

원래 경찰 안 부르고 원만히 처리하려 했으나 사건경위서가 필요하므로 녀석들이 경찰을 부르네요..

산 골짜기로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오토바이를 타고 나름 금새 나타남..

여기서 한 20-30분 측량 및 사건 경위 조사로 시간 날리고 ㅠㅠ

경찰서에서 자세한 조사 또 해야 한다고 하여...구경거리 뒤로 하고 경찰서로...ㅠㅠ



대부분 다 구경해서..그냥 타이루거는 이걸로 시마이...하려 했는데 옆 창가로 보니 구경거리가 장난 아닙니다..

찾아보니 타이루거에서도 백미로 꼽히는 장관을 자랑하는 장춘사!!

(내가 이놈들 때문에 이걸 눈앞에서 포기하고 가야 한단 말이냐!!! 3차 빠직...ㅡㅡ^)

그래도 방법이 없습니다... 오토바이 몰고 가는 경찰 아찌를 군말 없이 쫓아갑니다.



10분을 운전하니 경찰서 도착..

녀석들은 세 커플이 3대의 차량을 나눠 타고 같이 여행 중이었습니다.

다행히 2명의 여성이 영문과 전공이라 영어가 유창하여 나름 열심히 저희 통역이며 사건의 자초지종을 중립적으로 경찰에게 설명해주네요..

(사실 다툼이 일어날 뻔도 한 상황이었으나 6명의 대만인 모두 원만한 성격으로 아주 원만하게 진행..)

게다가 경찰 아저씨도 영어 좀 하고 농담도 섞어가면서 아무 문제 없이 조사는 마무리 됩니다..

(경찰에서 잘 모른 건지 어쩐 지는 몰겠지만 한국에서 발급 받은 국제운전면허증으로도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차를 빌리기가 어려운 것인듯...)


이렇게 2시간을 허비한 후, 4시가 가까이 돼서야 시내에 도착하여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늦은 점심을 폭풍 흡입!

화렌 시내 구경 얘기는 다음 편으로 미루고...


저희는 타이루거의 백미를 놓친 아쉬움에 타이페이로 돌아가기 전 이른 아침에 다시 타이루거를 방문합니다!!!

무려 이 장춘사를 보기 위해~!


근데 아침에 한적할 때 온 장춘사는 더 아름답네요~! 특히 저 폭포!

마시고 싶을 정도임..ㅎㅎ



행동파 케빈님은 실제로 한 모금 하십니다 ㅎㅎ

(흘리지 마시고..ㅎㅎㅎ)



어제 이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장춘사를 보며 저 폭포와 같은 눈물을 머금고 경찰서로 향했다죠...ㅎㅎㅎ


오른쪽 길로 가면 가느다랗게 뚫려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장춘사로 갈 수가 있습니다!



통로에서 바라본 강은 이렇네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서인지 말라 있습니다.




순직한 인부를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절을 만들기 위해 이 터널을 뚫다가 추가 순직자가 없기를 기원하며

10분 정도 걸으니 장춘사에 가까워집니다~


문제는 #장춘사로의 입장이 현재는 불가한 상태...ㅠㅠ

아쉽지만 폭포 물줄기의 근원이 되는 요 수로를 보는 걸로 만족하고 발걸음을 돌립니다...




통로의 시작점에는 이렇게 전망대가 있네요...




어쨌든 전날 못 봤던 장춘사를 나름 붐비지 않는 아침 시간대에 아침햇살을 받으며 만끽~

딱 저희 둘일 수 있었는데...역시나 대륙 관광객들 버스가 서너대 와서 가만 두지 않네요 ㅠ


아무튼 대만 여행 방문 영순위였던 타이루거를 드디어 보고 나오니 숙제를 해결한 듯한 기분마저 드네요 ㅎㅎ

다음엔 좀 더 여유 있게 산 이곳저곳을 하이킹해 보고 싶습니다!


#대만 #타이완 #대만여행 #대만일주 #화롄 #타로코 #타이루거 #야생원숭이 #taroko #太魯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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