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해저 온천에서 먹는 온천 달걀의 맛!
민박(이라 쓰고 호스텔이라 읽어도 될듯)에 짐을 풀자마자 했던 것 중에 하나가 각종 명소 및 투어 예약 하기!
녹도에 온 가장 큰 이유... 다이빙인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니 바로 이 해저 온천에 가기 위함이었었네요! 버뜨!
전날 민박집에 물어서 미리 사둔 표~
전세계에서 일본, 이탈리아 그리고 바로 이 대만에밖에 없다는 해저 온천!
녹도섬 동쪽에 위치해 있어 일출 보기도 안성맞춤이라고 하여 해가 뜨는 6시반에 맞춰서 6시쯤 민박집을 나섭니다.
두터운 구름만큼이나 짙게 깔린 어둠의 무게가 느껴지는 새벽입니다.
고요한 민박집 앞 활주로...
날씨가 이래서야 일출을 볼 수 있을지...ㅠ
아직 차가운 2월말 녹도의 비바람을 맞아가며 힐끔힐끔 쳐다본 바다의 모습은 장엄했습니다.
눈으로만 담기가 아쉬워 파노라마로 찍어본 녹도의 해안선
3명이 편대를 이루어 가다가 한 명이 뒤쳐지면 사진도 찍어가면서 페이스 조절~
케빈님 기다리며 한 컷..
다들 이른 시간, 궂은 날씨에도 일출을 향한 집념(?)으로 발길을 재촉해 봅니다.
구름 낀 녹도도 나름의 멋이 있지만,
청명한, 시퍼런 하늘의 녹도는 또 얼마나 아름다울 지...
해안선 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이렇게 산 속 터널을 지나기도 합니다.
광할한 바다, 들쭉날쭉 솟은 바위산들로 드라이브 내내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그렇게 20분 정도 달리니, 드디어 조일온천(朝日溫泉)에 도착..
해가 뜨는 곳이라는 뜻에서 욱일온천(旭日溫泉)으로도 불린다는 데, '아사히(朝日)'부터 뭔가 살짝 일본스러운 작명의 스멜이 느껴지기도...
우와~ 이 이른 시간에도 이미 주차된 오토바이와 차들이 꽤 보이네요 @@
우리 같은 얼리버드들이 꽤 있었던 모양...
나지막히 솟아오른 산이 살짝 제주도 느낌도 나면서, 일본 섬마을 같기도 하고...
심지어 공룡이 나올 것만 같은 쥬라기공원 섬 같은 느낌마저도 듭니다~
조일온천 옆에는 나지막한 언덕 위에 펼쳐진 평원이 있는데 그 끝이 동쪽을 향하고 있는 절벽이라 일출을 감상하기엔 안성맞춤!
언덕 위에서 바라본 서쪽 파노라마
북쪽 파노라마
그리고 해가 '떴었어야 할' 동쪽...ㅠ
두터운 구름의 바다 속에 모습을 감춰버렸네요...ㅠㅠ
뭔가 당장 티 오프라도 하고 싶어지는 필드...
그야말로 페블비치가 따로 없네요...
저분도 일출 보려고 부지런히 오셨을텐데...
그 한이라도 풀려고 절벽 위에 오르신 걸까요?
마치 성난 파도라도 연상시키는 구름의 바다 속에 홀로 맞서려는 듯한 비장함마저 느껴지네요...
온천에서 씻으려는 심산으로 주섬주섬 옷만 걸치고 온 걸 그대로 드러내는 초췌한 몰골..ㅎㅎㅎ
하늘과 바다가 타협점이라도 찾은 듯 수평선을 사이에 둔 DMZ(비무장지대)가 인상적입니다.
저 아래로 해저 온천이 보이네요.. 그야말로 바다의 경계에서 즐기는 묘한 느낌의 온천이 될듯..
호주 시드니 본다이 비치에서 봤던 바닷가 옆 수영장이 오버랩되기도 합니다.
탁 트인 전경이 파노라마 찍기에 안성맞춤!
웅장한 자연 배경은 덤!
일출 직전 붉게 물든 수평선
구름 위가 환하게 바뀐 걸 보니 이미 해가 뜬 걸까요?
평원 위에는 전망대도 있지만 자유를 만끽하기에는 역시 평원에서 내달려야 제 맛!
졀벽 끄트머리에서 고독을 즐기시는 가람님...
바람이 엄청 세네요...;;
일출도 더 볼 건 없을 거 같고... 아직 온천 입장할 때까지 시간도 남고 해서...
점프샷을 찍어보기로!!
먼저 케빈님~
똥침 포즈?
날쎈돌이 포즈?
장풍 맞고 날아가는 포즈?!
공중 걷기 포즈...
공중 달리기 포즈....
이거 찍으면서 잔디에 동전 좀 흘린 듯...ㅎㅎㅎ
전 이상하게 광할한 곳 가면 이런 포즈의 사진을 찍게 된다는...
공간 음미를 강조하는 듯한 ㅎㅎㅎ
흠... 드디어 해가 뜬 건가 사진의 채도가 확연히 차이가 나네요...
(아니면 가람님 폰이 밝게 찍어준걸까요?!)
이번엔 투샷~
이 사진은 절벽 끝에서 일출을 기다리던 분을 멀리서 확대해서 찍은 건데...
뭔가 엄청 심오하게 나왔네요...
하도 펄쩍펄쩍 뛰었더니 몸에 땀도 나고... 온천도 영업 개시한 것 같아서 단체사진 하나 박고 슬슬 내려가기로...
으슬으슬 은근히 추웠었던 녹도 아침..
아무리 온천 간다지만 저도 어떻게 반바지 입고 갔는지 좀 의아하네요...
약 30분 걸려 저희가 몰고 온 오토바이들...
회색 구름 앞에서 무미건조해 보이는 조일온천 건물들...
날씨도 을씨년스러운데다가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도 없어서 뭔가 스산한 분위기마저 들었습니다..
여기서 재밌는 건...
조일온천은 옷을 다 벗고 가는 게 아니라 무조건 수영복에 수영모를 착용해야지만 입욕이 가능...
근데 수영복+수영모 다 짐에 넣어왔는데 막상 아침에 부랴부랴 나오느라 안 갖고 왔다는 사실!!!
여기까지 왔는데 1시간 왕복으로 다시 갔다 오는 것도 오바이고...
그렇다고 돈 아깝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수영복/수영모 안 사고 그냥 돌아가기도 뭐하고...
해서 한 5분간 세 명이서 머리 굴려보다가 그냥...하나 사기로 ㅎㅎㅎㅎ
들어가니 구름을 뚫고 아침해(조일)가 모습을 드러냈네요..
겨울 시즌에는 파도가 세서 해저온천은 입장 불가라고...ㅠㅠ 그래서 해저온천 가고 싶으신 분들은 여름 시즌에 오시는 걸 추천...
(다만 간혹 태풍 때문에 시설이 파괴되면 입장 불가할 수도 있다니..이건 그냥 복불복...)
바닷가 완전 근처는 아니지만 바깥 경치가 보이는 욕조는 이제 막 물을 받기 시작했네요~
저희는 내부 탕을 이용...
아따 물 따시더만요~
결국 하나씩 구매한 수영모 ㅎㅎㅎㅎ
몸 좀 어느 정도 지지고 해저온천이 있는 해변 쪽을 거닐어 봅니다...
몸까지는 못 담궈도 구경이라도 하고 가야죠~~
노르망디 해변이라도 연상시키는 참 싸늘하기 그지 없던 2월 아침의 녹도 해변..
저 위가 방금 몸을 담궜었던 조일온천 시설...
여름에 화창할 때 오면 뭔가 더 바캉스 같은 느낌이 날 거 같네요...
엇, 저 오른쪽에 있는 우물 같은 걸 뭘까요~
해서 가봤더니 해저 온천물을 이용해서 달걀을 삶을 수 있더라는!!
저 빨간 망 살짝 튀어나온게 바로 계란이 들어간 망...
망 구멍 사이에 저렇게 끼워놓고 3분 정도 기다리면 반숙이었었던 걸로 기억?!
이것도 본인 취향에 따라 완숙/반숙 구분해서 익혀드시면 됨~
저희는 망 두 개 분량 사서 하나는 완숙, 다른 하나는 반숙으로~~
잘 익어라~~
지글지글 보글보글...
아침 일찍부터 일출 보려고 부랴부랴 나섰더니 출출해서 그런지 하얀 달걀이 그렇게 맛있어 보일 수가...
어서어서 익어라~~~
(ㅎㅎㅎ 온천욕 하고 나와서 그런지 머리 모양들이 ㅎㅎㅎㅎ)
달걀이 익는 동안 해저 온천으로 나 있는 산책로도 걸어보고 사진도 찍어보았습니다.
용암이 굳었다고 하기엔 녹도가 화산섬은 아니고... 산호초 지대가 융기해서 올라온 걸까요?
뭔가 현무암처럼 구멍이 송송 나 있었던 인근 바위들..
여기가 해저 온천 지역... 바다를 바로 앞에 두고 온천욕을 즐기는 것도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될 듯..
물은 깨끗하더라구요...
파도가 안쪽까지 들어오진 않았지만 날씨도 날씨인데다가 파도도 세서 약간 무섭기까지 하더라구요 =_=;;
진짜 여기 들어가서 온천욕하면 쥑일 것 같긴 하네요...
뭐랄까 온천욕이라기 보단 그냥 해수욕 같은 느낌?!
각자 사진 촬영 좀 하고...
날이 어두워서 그런지 흑백이 뭔가 더 운치 있게 나왔네요..
같은 각도 다른 음영
파노라마도 멋지게 찍히네요~
사진 찍다보니 시간이 정신 없이 잘 가더군요.
그새 잘 익은 계란을 꺼내 보았습니다.
여기 무슨 멧돌 같은 돌이 있는데 그 가운데 사람들이 계란 껍질을...
하지만 정식 휴지통은 아닌듯하니 여기에 버리진 않는 걸로...
계란이 너무 뜨거워서 차가운 바닷물에 식혀봅니다...
이래야 껍질 깔 때에도 더 잘 벗겨지기도 할 테고..
우와~ 진짜 아주 퍼펙트하게 잘 익었네요...
노른자가 너무 퍽퍽하지도 않게 말이죠~~
요건 좀 더 익혀진 버젼...
이건 거의 반숙에 가까운 버젼 ㅎㅎㅎ
계란이 익혀진 정도가 다르니 골라먹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물론 겉모습으론 알기 어려우니 복불복...ㅎㅎㅎ
아주 탱글탱글하게 잘 익고, 껍질까지 잘 벗겨진 계란...
날씨가 최고는 아니었지만 나름 알찬 조일온천 트립..
자, 이제 섬 한 바퀴 돌아보러 출발~~!!
다음 행선지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