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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Apr 24. 2018

[대만 섬 시리즈-녹도(4)] 리틀 만리장성

잠자는 미녀와 그녀를 지키는 충견

조일온천에서 비와 땀에 젖은 몸도 온천물에 불리고,
출출했던 배도 온천 달걀로 채우니 뭔가 다들 표정이 훨씬 부드러워 졌네요..ㅎㅎ

오늘 여행도 힘차게 출발해 볼까요?

저희 민박이 녹도섬의 서북쪽에 있고 조일온천이 동남쪽에 위치해 있으니,
아침에 비바람을 뚫고 오토바이를 몰고 온 길이 녹도의 서해안은 대략 커버한 셈이네요.

사실 서해안은 항구랑, 어제 다이빙을 했던 대백사(大白沙) 해변으로 이미 다 봤기 때문에
딱히 멈추지 않고 슥~ 보면서 조일온천으로 와서 여기서부터 하루 일정을 시작하는 코스로 짰던 거죠..
이 모든 게 다 세심한 계산 아래 짜여진 코스였었다는 빅픽쳐!!

저희가 조일온천 다음 향한 곳은 바로, '작은 만리장성'이라고 불리는 '小長城(샤오창청)'
녹도의 해안선이 아름다운 건, 깎아지른 바위 절벽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리틀 만리장성이 있는 게 왼쪽의 저 절벽..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저 바위가 바로 '슬리핑 뷰티(sleeping beuaty)' 즉 잠자는 미녀입죠...

파노라마로 찍으니 두 개가 모두 한 눈에 들어오네요.

오늘 일정을 책임 진 제가 앞장 서면 두 분께서 저의 리드를 따라오는 편대로 진행..
비도 오고 중간중간 사진도 찍으면서 서로 간의 간격 조절~

저 절벽 위 정자가 보이시나요?
'잠자는 미녀' 바위는 저 정자에서 봐야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우와~ 직접 가볼 때는 몰랐는데 사진으로 보니 정자의 위치가 정말 후덜덜하네요....~_~

'잠자는 미녀'가 보이시나요?ㅎㅎㅎ
아직 발견 못하셨으면 뒤에 다시 기회가 있습니다~!

여기가 '리틀 만리장성'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절벽까지 나 있는 산등성이에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처럼 길이 나 있기 때문...

물론 '어디에 만리장성을 갖다붙혀'하면 할 말 없지만,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저 길 중간에 나 있는 망루들이 그런 인상을 더 해주네요.

뭐 나름 귀여운 대만 사람들의 작명 센스로 여행의 재미를 더하니 전 그걸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소장성 길 왼편에는 나무 숲이 펼쳐져 있어 절벽과 바다가 보이는 길 오른편과 확연히 다른 모습...

이 날은 부슬비가 내려서 길이 미끄러웠네요.
조심조심 한 계단씩 올라가 봅니다.

소장성 길 끝까지 가면 망루 내지 정자가 두 개가 있는데,
그 첫번째 망루에서 바라본 왼쪽 풍경...
뭔가 김전일 만화 방공호 살인사건의 배경 같은 풍경...

여기가 소장성의 끝인 두 번째 망루인데요.
날씨 좋은 날에는 여기에 차나 간식 갖고 와서 이 멋진 풍경을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운치 있는 곳에 정자를 지었네요~!!

저건 '잠자는 미녀' 곁을 지키는 개(?) 바위라고 하는데 ㅎㅎㅎㅎ 어째 축 쳐진 귀의 개가 바다를 보며 앉아 있는 모습과 흡사하네요.

멀리서 보니 좀 머리가 큰 개 같아 보이나요? (흠.... 어감이 강아지라고 하는 게 나을듯 ㅎㅎㅎㅎ)
그리고 강아지 엉덩이 뒷편에 자고 있는 미녀 분...
치마를 입고 올곳이 누워있는 듯한 모습이네요...

그 와중에 절벽 아랫쪽 물은 또 왤케 푸른 건지...
이거 날씨만 좋았으면 정말 더 어마어마한 뷰가 됐을 법한 느낌이 마구 드네요...+_+

가장 높은 두번째 망루에서 바라본 첫번째 망루와 풍경..

이렇게 보니 오토바이 주차해둔 곳까지 꽤 멀어보이네요...
'소'장성이라 참 다행...ㅎㅎㅎ

기념 사진 몇 방 박아 두고...

저 파란 물에 들어가 스노클링해도 재밌을 거 같은데 오늘은 날씨가 영 별로라...
오히려 파도와 바람 때문에 무섭게 보이네요 ~_~

그리고 잠자는 미녀 바위의 잠을 깨워보고자...

두 명의 왕자(?)들이 입맞춤을 시도해 보았으나... 미녀는 그래도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던 걸로 ㅎㅎㅎㅎ

저희가 그 다음 들른 곳은 유자호(柚子胡)라고 하는 곳으로, 용암 바위가 풍화작용으로 생긴 호수라고 되어 있어서 가보았습니다..
저~ 아래 보이는 마을...

막상 가보니 호수는 안 보이고 저런 우뚝 솟은 바위섬 하나가...

저 멀리 동굴 비스무리 한 게 보이는데 잠시 뒤 탐사 예정~

무슨 섬 원정대라도 된 것처럼 여기저기 발걸음을 옮겨보는 저희 셋...
(이라고 적고 사실은 저의 호기심 때문에 사실 별 관심 없던 두 분을 귀찮게 함 ㅎㅎㅎ)

예전엔 이 곳에 어촌 부락이라도 형성되어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모두 공동화된 폐촌이 되었네요...

날씨까지 이렇다 보니...뭔가 굉장히 으스스 하네요 =_=;;;

마을이 버려진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듯한 흔적들...

마을엔 별 게 없길래 아까부터 궁금했던 저 동굴로 향해 봅니다...

무언가 세계2차대전 때 표류한 일본 노병이 있을 것만 같은 동굴....+_+

동굴 저 너머로 보이는 바위가 마치 군함 같기도 하네요...

동굴 입구가 얼마나 큰 지 사이즈 비교...

동굴과 실루엣을 배경으로 몇 컷 찍고...

요건 오리 궁뎅이 포즈 ㅎㅎㅎㅎ

자, 그렇게 우리는 다음 코스인 '소대가리 산'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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