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 속 사원 그리고 흑염소, 바람으로 가득한 소 머리 위에 서다!
유자(柚子) 그리고 호수(湖)랑은 아무런 관련도 없는 듯이 보였던 '유자호'를 뒤로 하고,
바로 다음 행선지를 향해 바퀴를 굴려봅니다!
다음 행선지는 바로 소의 머리를 닮은 산이라고 하여 '우두산'
가는 길에 화장실에 들르기 위해 관음동에 잠시 멈춰서 쉬어 가기로...
어제는 어둠 속에 봐서 잘 몰랐었는데 알고 보니 전날 야간 생태 투어 할 때 지났던 곳이었던 걸, 저 대문을 보고 알았네요~
화장실 다녀오고 다른 사람들 쉬는 와중에 딱히 할 것도 없는 데다가
그리 크지도 않을 것 같아 한번 후딱 둘러보고 나오기로~
들어가자마자 작은 동굴 안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으스스하니 좀 무섭네요...
녹도에서 찍은 사진들은 당시에는 몰랐는데 왜 이제 와서 보면 다 왤케 공포스러운 걸까요 ㅎㅎㅎ
뭔가 박쥐 한 무더기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동굴...
그리고 그 아래에는 신기하게도 사원이 있었습니다...
이런 거 보면 정말 온갖 바위 틈새에 절을 짓는 중화 종교 건축에 '깜놀'하곤 합니다..
동굴 입구 쪽에는 이렇게 사당 같은 게 있고
그보다 더 들어가면...
아래는 물이 고여 있는 동굴 호수...=_= 무서버....
한 5~10분 코스로 짧게 구경을 마칠 수 있는 부담 없는 동굴 사원, 관음동이었습니다.
막 왔을 때는 없었는데 단체관광 오토바이부대들이 와서 주차해놓은 모습... ㄷㄷㄷ
그렇게 저희는 원래의 목적지였던 '우두산'으로...
입구부터 심상치 않네요...
원래 무슨 간이건물 같은 게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벽 한 면만 달랑 남았네요...
이쯤 되면 무슨 예술 작품인걸까 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저는 밖에서 안을 들여다 본 걸까요
아니면 안에서 밖을 들여다 본 걸까요
우두산은 가파르게 불뚝 솟은 산이라기 보다는
나지막히 올라가는 것이 약간 한라산을 오르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케빈님은 저만한 배낭을 아무렇지 않게 메고 다니시는 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따로 등산로가 없이 무릎 높이로 자란 수풀 사이 잔디 밭을 따라 올라가 보았습니다.
중간에는 나무로 만든 계단 등산로가 있었는데 오랫동안 관리가 안 된 모양인지, 아니면 거센 비바람 때문인지, 나뭇계단 몇 개는 삭아서 부러져 있었더라는... (오르내릴 때 다치지 않도록 꼭 주의하시길!)
그렇게 오르면 평원이 펼쳐지는데 조일온천 편에서 봤던 평원이랑 비슷한 느낌~
그럼 대체 '소 머리'로 불리는 우두산은 어느 것일까~
오호~ 바로 요 녀석!!
산이 단순히 소 머리를 닮은 게 아니라 진짜 레알 소 떼들이 있네요..
누가 방목하고 있는지 모를 흑소 떼들이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네요...
음... 근데 자세히 보니 흑소가 저렇게 가파른 곳에 풀을 뜯을 이유는 없겠고...
알고 보니 흑염소!!
평원 중에 가장 높은 지대로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 서 전경을 구경해 봅니다...
이게 멀리서 보면 나지막해 보이는데 막상 오르려 하니 그렇게 가파를 수가 없더라는...+_+ 게다가 강풍 때문에 더더욱 오르는게 쉽지 않았던....
이렇게 보니 영국 스코틀랜드 지형의 느낌도 좀 나네요....
들판의 목동 같은 가람님도 귀찮은 듯 터벅터벅 힘겹게 걸어올라 오고 계시는 중...
근데 이게 해발 100미터도 채 안 될 것 같은데 바닷바람 때문인지... 그야말로 강풍이...@_@
머리 어쩔 ㅠㅠ
저기 '세쌍둥이 바위'라고도 불리는 '삼봉암'이 보이네요~
절벽 아래로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건~
바람 때문이여~~~
산 오르면서 났던 땀을 이 바람에 다 날려보내 봅니다...
나는야 자연인~~
잠바까지 풀어젖히고....
온몸으로 바닷바람을 느껴봅니다~!
강풍 컨셉으로 오만가지 포즈 다 잡아보고 ㅎㅎㅎ
심지어는 남정네 둘이서 타이타닉 ㅎㅎㅎ
그렇게 질릴 때까지 경치와 바람을 즐기고 내려왔습니다.
바람이 너무 강하지 않고 날씨만 좋으면 여기다 돗자리 깔고 피크닉해도 참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오르는 데 10~20분이면 충분하니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 번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