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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Aug 19. 2018

[중국 대륙 여행(1)] 상해 신천지, 프랑스 조계지

[중국 대륙 여행(1)] 상해 임시정부 광복절 특사!


상해 와이탄 근처 호텔에 짐을 풀고 일단 점심부터 해결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오기 전부터 호텔 예약사이트에 나와 있는 몇 성급 별 단위는 믿지 말라고 했는데 역시나 그랬다.
꽤나 오래된 듯한 건물 안에 있는 호텔은 어두컴컴한 것이 딱 잠 자기에만 좋아보였다...

그래도 중국에 왔는데 첫 끼는 중국스러운 걸 먹겠다고 하여 주변을 돌아다니다 눈에 띈 이 녀석 낙점!
영어로 보나 한자로 보나 '상해'라는 이름이 역력하기에... 뭔가 '상해 할머니'라는 이름처럼 현지(?) 가정식이라도 팔 것 같아 들어가 보았다.
















꽤나 넓은 식당 내부










우리가 고른 메뉴는 동포육, 매콤한 게요리 그리고 청경채 이렇게 시켰었던 걸로 기억이 나는데,
친구 카메라로 찍었던지 사진은 없다.
꽤나 허기가 졌었던지 부족함 없이 펑펑 시키다 보니 둘이 점심 먹었는데 거의 5만원 정도 나온 듯 하다;;
맛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딱히 맛집이라 하기에는 살짝 부족한 여느 프랜차이즈 식당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런데도 5만원 나왔으니 (물론 게 요리가 좀 세긴 했지만) 가성비마저도 그리 높지 않은 듯 하니 딱히 추천할 레벨은 아니었다. 

이 날이 광복절이었던만큼 우리의 첫 행선지는 신천지 부근에 있는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
그러려면 지하철로 이동해야 했기도 했고 밥을 먹고 소화도 하고 상해 시내 구경도 할 겸 거리로 다시 나왔다.

꽤나 오래된 건물인듯 한데 뭔가 모스크바 같은 데서나 볼 법한 투박하고 거대한 건축 양식의 건물...
경찰차 같은 게 많이 주차되어 있는 걸 보니 경찰서 정도 되는 모양이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와 다소 흡사한 듯한 상해 지하철 노선도..
서울도 (신)분당선, 공항철도 등등 합치면 좀 더 많긴 하겠지만 상해는 무려 16호선까지!! (근데 14,15호선은 대체 어디??ㅎㅎ)
상해 지하철은 교통카드가 따로 없다 보니 매번 티케팅 하는 게 일단 번거로웠던 데다가 줄 서서 티켓 사는 사람(아마 우리처럼 관광객인 모양)도 많아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게 꽤나 고역이었다..
게다가 지하철 승강장 가기 전에 가방 검문 검색도...










9년 전 상해에 잠시 놀러왔을 때에도 임시정부를 찾았었건만 그 때는 스마트폰도 보편화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임시정부를 찾는 사람도 지금처럼 많지 않던 시절이라 그런지 안내 사인 같은 것도 제대로 없어서 주위만 계속 배회하다가
결국 찾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었는데...

그새 이 주변도 정비가 잘 되어 그런지 어렵지 않게 표지판을 찾을 수 있었다!










지금도 주택가 속에 있는 것은 변함 없지만 당시만 해도 이 일대가 개발이 안 돼서 한편은 주택가, 한편은 공사중이었던 기억이 난다.
저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임시정부가 나온다.










진짜 이런 주택가를 임시정부로 쓸 정도로 열악했던 당시 상황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일본군에게 발각되지 않기 위해, 넉넉하지 않은 재정을 아끼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임시정부가 위치한 골목은 머리 위로 어지럽게 연결된 전깃줄과 여기저기 진행되는 공사 (건물이 오래 돼서 그런지 이 놈의 공사는 올 때마다 끊이지 않고 진행중인듯), 거기에 관광객들로 정신 없었다.










광복절날 맞이하는 대한민국 상해 임시정부는 감개무량하다고나 할까... 꽤나 특별한 기분이었다.










친구와 기념 사진 한 장 박고 입장..










사실 역사 유적 치고는 입장료가 꽤나 비쌌다. 
나름 '항일'이라는 공통 목표를 갖고 싸웠던 한국과 중국 정부일 터인데 이런 역사 유적지에 대해서도 저렇게 짭짤한 입장료를 받고 있는 건 주변 동네 주민들의 관광객에 따른 불편에 대한 대가인 것일까.
입장부터가 상해 특유의 상업주의가 물든 것일까 썩 숭고(?)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들어가자마자 회의실이 등장하는데 왠지 입구에 회의실이 있다는 게 좀 배치상 어색했다...
어쩌면 손님들 오면 차나 대접하는 응접실을 '회의실'이라고 소개했는지도 모르겠다.

임시정부라면 일본의 눈을 피해 비밀스럽게 해야 할 회의들이 많았을 터인데...













여튼 벽에는 김구, 이승만을 포함해 당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요 인사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회의실을 지나면 바로 2층으로 올라간다. (그만큼 건물 한 층 면적이 그리 넓지가 않았다.)
계단 옆에는 '화장실'로 쓰인 푯말이 보였는데... 지금은 그저 걸상 2개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아무래도 예전엔 이곳에 '화장실'이 있었던 모양이다.
(아니면 저 의자 아래를 열면 구멍이라도 뚫려 있으려나?!ㅎ)










계단을 바로 올라가지 않고 지나가면 부엌이 있었다.











당시에 임시정부 운영비를 어디서 충당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독립을 지지 하는 재력가들이 몰래 부쳐준 돈?!)
내부는 꽤나 고풍스러운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다.
김구 선생님 집무실은 정부 수반의 집무실치고는 조촐하고 아담했다.
장롱 뒤편에는 뭘 숨겨놨나 싶어서 봤더니...







침대가! 있었다...
일하다 고단하시면 여기서 잠도 청하셨었나 보다...










다른 직원들 집무실... 단촐하다.










그 위로는 당시 임시정부 활동과 관련된 자료 전시실이 있었다.
다만 사진 촬영이 금지돼서 더는 찍지 못했다.










한 가지 아쉬웠던 건, 관리도 중국에서 하다보니 시설 자체가 뭔가 굉장히 중국의 눈치를 많이 보며 관리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
한국 정부가 중국에 당당했다면 좀 덜 그랬을 수도 있는데 아직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로서의 당당함보다는 일제 당시처럼 잔뜩 웅크려 있는 것 같아 다소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특히 마지막에 방명록 적을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 것도, 임시정부 관리 후원금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마음보다 돈을 앞세우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여튼 70여년전,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이역만리 타지에서 일제의 감시를 피해 분투하셨을 그 분들의 노력과 희생에 절로 숙연해졌다.
그것도 8월 15일 광복절에 간 것이라 더 뜻 깊었던 듯 하다.










그렇게 광복절이자 여행 첫 날의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근처 신천지 구경을 좀 해보기로 했다.










임시정부가 위치한 거리는 상점들이, 그리고 이렇게 골목마다 게이트로 들어가면,










사람들이 거주하는 연립주택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겉은 영락 없는 도시인데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빨래도 널고 꽤나 시골스러움(?) 마저 느껴졌다.










거리를 건너면 언제 그랬냐는듯 살짝 유럽풍의 느낌이 나는 까페 테라스들이 늘어서 있었다.
날시도 덥고 숨 좀 돌릴 겸 까페에서 음료를 한 잔 하기로 했다.










8월 중순이라 그런지 상해도 푹푹 쪘다.
에어콘 바람 좀 쐬러 안에서 음료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좀 추워서 밖 테라스에서 경치나 보며 음료를 대기했다.
옆에는 운치 있는 인공 연못 같은 게 있었는데...뭔 모기 떼가 많은지 연신 다리를 떨어 모기를 쫓아내야 했다-_-;끙...










결국 모기를 피해서 안으로 피신...
원래 커피 잘 안 마시는데 뭔가 독특한 이름의 커피가 있길래 시켜봤는데...역시 나와는 맞지 않는듯 하다...
굉장히 시큼했던 걸로 기억한다...-ㅠ-










다음에는 어딜 갈까 여기저기 찾다 보니 어느덧 한 시간이 흘러 3시를 넘기고 있었다...
일단 신천지를 좀 더 둘러보고 프랑스 조계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열강들의 각축장이 됐었던 상해 답게 도시 안에서도 프랑스, 일본, 영국, 미국 등 각 열강들의 조계지가 있었고 그 중에서도 옛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다는 프랑스 조계지를 선택했다.

2008년 대학 프로그램 당시 왔었을 때 '신천지'하면 떠올랐던 연못이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그래서인지 내 머릿속에는 '신천지=연못'이라는 다소 재밌는 연상이 있다.










2009년에 상해를 왔을 때도 임시정부를 못 찾은 채 이 거리를 배회했던 기억이 있었다.
옛 기억들이 새록새록...
근데 어느덧 시간은 근 10년이 지났다는 씁쓸함...










이 동네도 좀 더 세련되게 바뀌고 개발되었지만 아직도 옛 정취가 남아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은 공산당이 인민회의를 열었던 곳으로 마오쩌둥의 추종자들이 역사 순례 시 방문하는 유적지 중 하나라나 뭐래나...










플라타너스 나무인지... 상해 거리에서 꽤나 자주 보였다..
여름에는 햇볕을 가려줘 꽤나 고맙긴 한데 사실 깔끔한 느낌이 드는 나무는 아니라 좋아하진 않는다.ㅎㅎ










오후에 일하다 말고 망중한을 즐기는 직원들...










공산당이 인민회의를 열었던 곳...
지금 베이징에 있는 인민대회당에 비하면 참으로 아담하기 그지 없다.










거리에는 부띠끄 샵들이 여럿 있었다...










그 중 공예품 가게에 들어갔었는데, 우리가 한국말 하는 걸 보더니 한국에서 왔냐며 꽤나 반갑게 맞아주었다.
내가 중국어를 몇 마디 하니 신기하듯 연신 감탄사를 연발하며 웃어댔다..
별 것도 아닌데 나름 한류스타라도 된 듯 환대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ㅎㅎㅎ










날이 더워서 그런지, 여긴 휴일이 아니어서인지 거리에 사람도 없고 










슬슬 프랑스 조계지로 이동하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프랑스 조계지가 위치한 상해도서관 역에 내리자마자 정말 그야말로 '대도서관'이 있었다...
한 컷에 다 담기지가 않아 파노라마로 찍어 보았다. 
2천만명이나 된다는 상해권 인구의 지적 욕구를 충당하려면 이 정도 규모도 필요하겠거니 싶으면서도 
이제는 (특히 중국처럼) 꽤나 디지털/모바일화된 사회에서 이런 도서관까지 필요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프랑스 조계지 곳곳에는 옛 건물들이 즐비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武康大樓(우캉따로우)이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향했다.
湖南路(후난루) 거리를 지나 武康路(우캉루)를 걸었다.
이 길로 쭉 가면 바로 우캉따로우가 나온다. 가는 길에 아기자기 유럽풍 건물들에는 이제 대부분 까페나 부띠끄 옷가게들이 들어가 있었다.
















19세기 유럽 열강들이 조약을 통해 상해 일부 지역을 조계지로 할양 받아 치외법권을 행사했다고 하니,
중국으로선 이 지역이 굴욕의 상처이자 살아있는 역사의 교훈이기도 하겠다.
그래서 그런지 동남아에서나 볼 법한 느낌의 식민지풍 분위기가 물씬 난다.
그래도 옛부터 유럽인들이나 돈 좀 꽤나 있는 사람들이 살아 온 동네여서 그런지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옛날 돈 좀 있었던 부자가 살던 저택의 담장 정도 되려나!?










우캉루 대로 사이사이로 나 있는 골목 안에 아기자기한 부띠끄샵들이 많았다.
















그 골목 중 하나를 따라가보니 운치 있는 까페가 나온다..
마치 유럽 마을 한 귀퉁이에서나 볼 법한 분위기...
테라스도 퍽이나 운치가 있었지만 너무 더워서 나와서 앉을 날씨는 아니다. 아마 봄이나 가을쯤에 오면 선선하고 좋으리라...
왼쪽 건물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려서 한 번 빼꼼히 들여다 보니...










어두컴컴한 계단 위에 '레오 갤러리'라고 적혀있다.
어두운 상태에서 감상하는 류의 전시회인가 보다...
딱히 내 취향은 아닌 것 같아 올라가진 않았다.










꽤나 구름 낀 날씨었는데도 상해 더위는 어쩔 수 없어 다들 파라솔 아래에 있다.
(다들 노트북이며 핸드폰 만지작 거리느라 바쁘다 ㅎㅎ)










다시 우캉루로 나왔다.










뭔가 고풍스러운 분위기에 잘 맞지 않는 저 가게의 검정색과 TT는 정말 글자 그대로 안습이다...










그렇게 한 10여분을 걸으니 우캉따로우에 다다랐다.
대만이나 홍콩에서 꽤나 볼법한 오래된 아파트 같은 느낌의 건물이었는데 
붉은 벽돌 그리고 아랫 부분은 유럽 건축양식을 따랐다는 게 독특했다. 
(유럽이나 뉴욕 같은 도시 가면 자주 보이는 장식들이 눈에 띈다)










대만처럼 여기도 1층은 가게 2층부터는 거주지인 주상복합식... 
한국에서 상가-아파트가 나눠진 형태를 오랫동안 보고 자라서인지 처음엔 이게 이상했었는데 외국 나가보면 오히려 도심에선 이런 형태가 더 정상인듯도 싶다.










정면에서 본 우캉따로우.. 










뉴욕에 있는 Flatiron 건물을 연상시키는 끝이 둥그런 삼각형 건물로 뒤틀린(?) 사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곳에 있다.









출처: usaguidedtoursny.com






저 꼭데기에 사는 사람은 탁 트인 전망이 더 좋을까 아니면 아침저녁 러시아워로 시끌시끌해서 더 싫을까...
그래도 시부야의 스크램블 교차점처럼 심심할 때 지나다니는 사람들 보고 있으면 재밌을 거 같기도 하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진 터라 교통순경 아저씨가 나와 열심히 교통 지도 중...










저녁 늦게 현지 친구들을 보기로 해서 그 전에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조계지 투어는 이 정도로 하고 택시를 잡으려던 차에
뭔가 포스를 풍기는 저택이 있어 들여다 보니 여기가 바로 중화민국 건국의 아버지 쑨원의 부인이었던 쑹칭링(송경령)이 살던 저택이라고...
타이베이에 있을 때 쑹칭링의 동생이자 장개석의 부인인 쑹메이링이 살던 관저는 봤었는데... 
쑹칭링은 쑨원이 죽은 후 중국 국민당 내 좌파 중심 인물이 되어 장개석과 대립하고 공산당에 가담했다고 하니 왜 그의 저택이 이렇게 보존되어 있는지 이해가 됐다.
다만 안타깝게도 관람시간이 지나서 그냥 이런 저택의 존재를 알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발길을 돌렸다.










친구가 바를 좋아하는데 상해에 아시아 탑3 바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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