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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eyond taiwan

[중국 대륙 여행(2)] 상해 가로수길 비밀 바 투어

세계 Top 50 Bar에 선정됐다는 Speak Low

by 딘닷


바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 덕분에 세계 50위 바에 선정된 Speak Low바에 가보기로 했다.
https://www.worlds50bestbars.com/fifty-best-bars-list/speak-low.php?listID=167&pid=asia502016




근데 아직 6시 밖에 안 되었는데 낮술(?)하기도 그런 데다가 허기가 져서 먼저 근처에서 배를 채우기로 했다.
서울의 가로수길을 연상시키는 푸싱쫑루(復興中路)에는 근대 서양식 건물들이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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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 이름이 다소 흥미로워 보이는 Boxing Cat Brewery에 들어가 식사도 하고 맥주로 목 좀 축이기로 했다.
마침 해피 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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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만큼이나 내부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맥주와 관련된 장식들이 벽 여기저기에 걸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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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1층은 바, 2층은 식당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2층은 아메리칸 스포츠 바 같은 느낌으로 꾸며놓았는데 티비를 통해서 ESPN 같은 스포츠 방송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아직 퇴근 시간 전이라 그런지 가게 안은 한산했다.

마치 가게 2층을 전세라도 놓은 것처럼 자리를 잡고 맥주 샘플러 세트, 피자 그리고 파스타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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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고추, 토마토, 탱글탱글한 새우가 들어간 알리오 올리오를 시켰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시장이 반찬인 덕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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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로 가는 벽 한 켠에는 세계 각지 맥주병마개를 박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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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병마개들은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
이 많은 종류의 병마개들은 대체 어떻게 모아 왔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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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전세 낸(?) 2층..
뭔가 어두컴컴한데 사람이 없으니까 살짝 쓸쓸해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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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목표는 이곳이 아니었기에 배를 채우고 목을 축인 뒤에 원래의 목적지를 향해 자리를 떴다.
내려가는 길에 잠깐 둘러 본 1층은 바의 분위기였는데 이른 저녁 가볍게 한 잔 하려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있었다.
바글바글할 늦은 저녁에는 분위기가 꽤 더 펍스러워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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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건, 미국식 스포츠 바 컨셉이어서 그런지 동양인보다는 서양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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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본래의 목적지였던 Speak Low로 발길을 돌렸다.
Boxing Cat Brewery로부터 도보 5분 정도 거리.









Speak Low



579 Fuxing Middle Rd, Huangpu Qu, Shanghai Shi, 중국 200000




상세보기





지도앱을 잘 보고 가야한다.
왜냐하면 얼핏 보면 바라는 느낌이 안 드는 OCHO라는 샵이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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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들여다 보니 BAR와 관련된 도구들을 파는 샵인데... 간판도 Speak Low라 적혀 있지 않아 단지 BAR TOOL과의 연계성을 보고 혹시 여기가 아닐까 하고 들어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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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원에게 물어보니 가게 뒷편으로 난 문을 통해 바로 가는 길을 안내해준다.
원래는 책장 뒤에 통로가 숨겨져 있었는데 공안 당국으로부터 문을 항상 개방해 두라는 시정 명령을 받은 이후에는 책장을 개방해두어 실제로 '비밀문'은 아니게 되었지만 바로 가는 통로만큼은 확실히 비밀 아지트로 향하는 느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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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2-3층에 바가 있다. (3층은 테이블석만)
역시나 이른 저녁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바로 바 쪽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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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함 없이 나름 소박하고 정갈한 바에서는 넘침 없이 꽉 찬 듯한 바의 내공의 기운이 느껴졌다.
마치 검소하지만 실력은 출중한 재야의 선비 집에라도 들어간 느낌이랄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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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칵테일 따윈 찾아보기 어려운 이 바만의 특유한 칵테일들이 인상적이었던 메뉴판
메뉴 뒤 음영으로 그려진 파인애플 같은 과일도 동양화을 뿜어내는 것이... 확실히 비범한 기운(?)이 느껴졌다 ㅎㅎ
한시마냥 오와열을 맞춰 나름 딱딱해 보일 수 있는 메뉴 사이에서의 재간을 부려 놓았으니,
여느 바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S*X on the beach를 이모티콘으로 귀엽게 처리하는 센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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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에 대한 조예(?) 깊지 않은 나로서는 그날그날의 느낌에 따라 칵테일을 고르는데,
보통은 그곳만의 특유함이 돋보이는 걸 고르는 편... 이번에도 SHANGHAI에 왔으니 왠지 SHANGHAI COBBLER를 시키고 싶어졌다.
주문을 넣으니 바텐더가 예사롭지 않은 손놀림으로 칵테일을 말기 시작한다.
손기술의 현란함이 전부는 아니지만 확실히 내공이 깊은 바텐더들의 손놀림은 어딘가 다르다.
현란하되 절제를 잃지 않고 품격 있는 손놀림으로 선을 넘지 않게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으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는 느낌이랄까?
그야말로 주조의 장인들이다.







바텐더 중에는 일본사람인데 이 바에 와서 일하는 분도 있었다.
간단한 일본어로 몇 마디를 주고 받으며 정신 없이 지나갔던 상하이에서의 하루를 술 한 잔에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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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한 잔만으론 아쉬웠는지 한 잔 추가...
냅킨에는 술 취한 친구를 위해 집 주소와 돈이 어디에 있는지도 친절하게 다지선다로 만들어 놓았다 ㅎㅎ
선택지 중에 웃긴 건... my thong...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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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에는 현지 친구들과 한 잔 하기로 하여 만나기전에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다시 호텔로~
택시 타고 가는 길에 찍어 본 상해 거리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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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퇴근 시간 트래픽은 어쩔 수 없나 봄..
멀리서 푸르게 빛나고 있는 동방명주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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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탄 근처에는 이렇게 19세기말~20세기초에 지어진 서양식 건물들이 여기저기 있었다.
현대식 마천루와 근대식 건물들이 시대를 초월해 어우러져 상해만의 묘한 운치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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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도 서울만큼이나 택시 잡기가 쉽지 않은 동네인데, 마침 뚝뚝(여기서도 그렇게 부르는진 모르겠지만 ㅎ) 아저씨가 있길래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가격 흥정을 해서 탔다.

상해 같은 대도시에 왠 뚝뚝인가 싶지만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옛 건물들과 묘하게 어울리는 교통수단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근데 엄청 덜덜 거리는 데다가 바람을 그대로 받으니 머리도 헝클어지고 ㅎㅎㅎ
심심해서 친구랑 셀카 퍼레이드~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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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불 대기하는 동안 뒤에 손님 있든 없든 담배 한 대 피워 재끼는 기사님을 보며
중국에 왔음을 실감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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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구 페달을 밟아주신 기사 아저씨 덕에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도착~!
상해 headhunting 회사에서 일하는 중국 친구들과 한 잔씩 하는 와중에 한국 친구는 졸렸는지 연신 꾸벅 거리며 나중에는 빨리 가자고 테이블 밑에서 툭툭 친다 (근데 너무 세게 퍽퍽 쳐서 아팠던 기억이 ㅎㅎ)
상해에서의 첫날을 마무리는 우리와 집 방향이 같았던 중국 (조선족) 친구 한 명과 난징동루를 걸으며 야경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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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동루 걷다 말고 기념사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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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내일 출근을 위해 먼저 들어가고 나와 친구는 와이탄에서 푸동강변 야경을 구경하기로...
여기 도착했던 게 10시즈음이었는데 10시까지 밝게 켜져 있던 불들이 사진을 찍으려 하니 갑자기 모두 꺼져버렸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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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만 남아 잇는 푸동 지역의 마천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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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야경을 마지막으로 봤던 게 9년 전인 2008년 여름이었는데 그 새 당시 제일 높던 진마오타워에 이어 (당시 공사중이었던) Shanghai World Finance Tower에 이어 Shanghai Tower까지!!
예전에 사자성어 '상전벽해'를 배울 때 앞뒤로 상해란 글자가 들어가서 그런지 상해가 연상됐었는데... 딱히 틀린 연상은 아닌듯 싶다~

이 날은 제대로 된 야경을 못 봐 돌아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와이탄에 와보자고 다짐하며 호텔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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