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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대만 원시림과의 만남, 아리산 阿里山

산 할아버지 구름 모자 쓰고 삼림욕을 하고 싶다면!

by 딘닷

#아리산 하면 #일출 인데요.

정상까지 올라서 보는 해돋이는 5시. 정상이 아닌 전망대에서 보는 해돋이는 5시반 정도라고 하여 졸린 눈을 비비며 근처 전망대로 향했습니다.

동이 트려고 해가 산 너머로 꿈틀꿈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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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건너편 골짜기 모습. 평온하기 그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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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고개를 드는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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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이슬을 머금은 산길 옆 꽃이 아름다워 찍어보았습니다.
마침 또 어버이날인지라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 카네이션 대신 찍어 보낼겸 ^^ (효자 코스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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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주머니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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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는 대만인 보다는 중국 대륙인들로 북적거렸는데요. 항상 그렇듯 엄청 소란스러웠네요. 좀 더 조용히 해돋이를 즐기고 싶었습니다만 ㅎㅎ
역시나 대만에서 좀 살다 보니 대륙인들의 강한 er 사운드가 거칠게 느껴지고 익숙지 않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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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산을 넘기 직전 하늘은 마치 하나의 멋진 서예 글귀로 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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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첩첩산중 수묵화 같이 겹쳐진 산등성이들 또한 장관이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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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드디어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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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일출이나 일몰을 보고 있으면 태양이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는 걸 새삼 느낍니다.
금방 눈부신 햇살을 뿜어내며 떠오르네요~!
요즘 계속 비가 내리고 하늘이 궂어지는 날들이 잦았는데 이렇게 상쾌한 날씨 속에 일출 장관을 구경할 수 있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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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기상조건이 잘 맞으면 #구름폭포 #雲瀑 라고도 불리는 절경을 구경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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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구경을 마치고는 우리나라면 국립공원 정도에 해당하는 아리산국가삼림유락구 #阿里山國家森林遊樂區 로 차를 돌렸습니다.
공원 내로 진입하는데 성인 1인당 200NTD (학생증 소지 시, 할인혜택이 있으니 있으면 소지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나름 국립대만사범대학 중국어학교 학생인데 학생증이 든 지갑을 차 안에 두고 내리는 바람에 그냥 성인가격 내고 입장... ㅠㅠ)

공원 입장료와는 별개로 기차를 타고 산 안 쪽으로 들어가려면 기차표를 따로 구매해야 합니다. (참고로 카드는 받지 않더군요... 참고하시길!)
#神木 #沼平 #祝山 세 곳으로 가는 기차가 있는데 아리산 최고봉인 祝山의 경우(참고로 백두산보다도 더 높습니다)엔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하는 기차편 이후엔 운행하지 않아 '신성한 나무'라는 뜻을 가진 神木 쪽으로 가기로...

매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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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산 기차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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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속 열차라 그런지 플랫폼도 아주 운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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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숲속 구간을 천천히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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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멀 줄 알았는데 한 7분 정도 가니 금방 神木역에 도착해 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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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만 해도 벌써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1950m)보다 높네요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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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온 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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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木(신목) 셴무는 '신성한 나무'라는 의미답게 짧게는 500년 길게는 2,000년도 넘은 원시림 지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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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렇게 쓰러지고 말았지만 신목의 상징처럼 3,000년도 넘는 걸로 추정되는 고목이 기차역 옆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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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앞의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원시림 사이를 산책하는 코스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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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대륙 관광객 투어 중이었는데 옆에 꼽사리 껴서 내용을 좀 엿들어 봅니다.
아리산의 이 고목 삼림 지역은 세계 7개 원시림 구역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일제시절, 일본인들이 신사에 쓰일 목재들로 이곳의 고목들을 많이 베어갔다고 하는데 무려 그 수가 10~30만 그루(!)에 이른다고 합니다. (역시 제국시대에는 열강들에 의해 한국뿐만 아니라 대만 등 여러 식민지를 대상으로 많은 착취가 벌어졌나 봅니다.)

아래 나무의 나이는 예수님과 거의 동갑내기 벌이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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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무도 1,000년은 훌쩍 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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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산책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안내 책자를 하나 받아봅니다.
유락구 전체 코스가 한 눈에 들어오네요~
예상외로 한 바퀴 돌기 좋게 되어 있습니다.
神木역과 沼平역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아 쭉 다 돌아보기로 계획을 세운 후 스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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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안내소에는 고목의 나이테, 산간을 운행하는 열차 및 역무원들의 변천사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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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소 주변에는 신기하게도 초등학교(!, 누가 과연 이 산 속까지 매일 등교할지는 좀 의문이었습니다 ㅎㅎ)와 이 #樹靈塔 #수령탑 이라고 하는 나무들의 영령을 기리는 탑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본인들이 베어간 나무들의 혼을 달래려고 지은 탑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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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 중간중간에는 기괴한 모습을 한 고목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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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 눈길을 끄는 고목이 바로 이 #三代木 #삼대목 이었는데요.
3세대의 나무가 같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한 지붕 세 가족'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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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첫 세대의 나무가 자라다가 스러진 자리에 나무 씨앗이 싹을 틔워 2세대, 3세대 나무가 자라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고 하네요. (가장 윗 부분에 곧게 자라난 나무가 3세대 나무입니다.)
죽은 나무는 썩어 다음 세대를 위한 양분이 되어졌다고 하니 어찌보면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과 참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어버이날에 참 좋은 교훈을 주는 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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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계속 원시림 사이를 휘젓고 돌아다니며 도회지와는 차원이 다른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어 마셔봅니다. 스~~~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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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핑 역으로 가는 길에 조성된 공원. 길가로 봄꽃들이 피어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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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을 가로질러 자매 연못의 뜻을 가진 #姐妹潭 #자매담 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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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담은 두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작은 연못이 동생 연못, 큰 연못이 언니 연못입니다.

여기에는 전설이 있는데, 뭐 이런 얘기가 항상 그렇듯 자매가 한 남자를 좋아했는데 언니를 위해 남자를 포기한 동생이 결국 연못에 몸을 던졌고 이를 슬퍼한 언니마저 연못에 몸을 던졌다는 슬픈 이야기...
(그럼 그 남자는 뭐가 됨?!;;)

동생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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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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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담 옆에는 삼형제, 네자매 나무가 있었는데 한 자리에서 나무 3~4 그루가 동시에 자라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네 자매 나무도 삼대목 처럼 아래 부모로 보이는 1세대 나무 자리 위에 네 나무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뒷 편에 한 그루가 더 있는데 가려서 안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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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원히 맺어진 사랑(같은 마음)'이라는 뜻을 가진 #永結同心 #영결동심 이라는 사랑을 상징하는 고목이 있었는데요.
원래는 두 고목을 얇은 나무줄기가 이어주고 있어 마치 사랑의 하트 표시 갖기도 하고 남녀가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어서 이런 이름이 지어진 듯 한데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줄기가 끊어져 버렸더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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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저 부분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어져 있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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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원시림을 지나 산길을 내려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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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受鎮宮 이라는 사당을 중심으로 광장이 나타납니다.
유락구 내 휴게소 같은 곳인데 원주민들이 만든 기념품과 음식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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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 이래로 아무 것도 먹지 않아 허기가 진 상태라 멧돼지 소세지와 옥수수로 요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래 보이는 #愛玉冰 이라는 로컬 음료를 시켜봤는데... 물도 차도 아닌 것이 젤라틴으로 만든 식혜 같은 느낌이었는데 맛은 별루였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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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찾다가 이쁜 다리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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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에도 1,000년 넘은 고목들이 즐비했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28호로 불리는 이 나무가 현재 공원 내 있는 나무 중에서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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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대로 #삼림욕 하고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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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모노노케히메 에 나오는 원시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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셴무 역에서 아리산 역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날씨가 돌변하여 이렇게 #운무 가 드리워지기 시작하네요. 카메라로는 잘 담지 못했지만 정말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게 장관이었습니다.

화창한 아리산과 안개 낀 아리산의 두 모습을 볼 수 있어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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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부터 한 시간동안은 점검 시간이어서 기차가 없고 1시 이후부터 매 시간마다 한 차례 기차가 옵니다. 일찍 어두워지기 때문에 4시경에는 기차가 끊깁니다.

드디어 기차가 들어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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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찌아이역으로 가서 HSR을 타고 타이페이로 돌아가야 할 시간!
근데 가는 길에...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네요...ㅠ
한 치 앞도 안 보여서 살살 안전 운전~! (길도 엄청 꼬불꼬불해서 조심하지 않으면 안됐다능..)
산간 지방이라 그런지 기후 변화가 매우 심한 대신 기온은 연중 10~20도 사이로 선선하다고 하네요.

도시는 30도로 푹푹 쪘는데 산에 있는 동안은 공기도 좋고 시원해서 너무 쾌적하고 좋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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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벗아나니 다시 화창~! @@
아래는 #찌아이역 #嘉義站 앞에 있는 #BRT
타이페이 MRT의 찌아이 버젼이네요... 사실 타이중에도 지하철 대신 같은 이름의 버스철(?)이 있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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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아이역 앞의 원주민 복장(?)을 한 듯 한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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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은 대만에선 #모친절 (어머니의 날) #母親節 와 겹쳐 고향을 방문했다가 다시 상경하는 인파로 입석으로 1시간 반을 버텨야 했네요 ㅠㅠ

여튼 참으로 알찬 아리산 여행이었습니다!

1년 남짓 대만 생활하면서 이제 대부분은 대만 사람보다도 더 돌아다녔네요 ㅎㅎ
이제 타이동 근처의 #녹도, 대만 최고봉인 #옥산, 가오슝 앞 #펑후섬 만 가보면 대만섬에서 유명한 곳은 거의 다 돌아보게 되는 셈이 되겠네요~!

남은 기간동안 분발해 보겠습니다!!ㅎㅎ
혹시 대신 먼저 방문해 보았으면 하는 곳이나 아래 별표가 되어 있는데 제 블로그에 아직 안 실린 지역이 있으면 댓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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