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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Jun 30. 2016

[문화] 대만 경극(京劇) 체험

동양 오페라 + 써커스의 진수

중국 문화권에 와서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경극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렴풋이 들었던 하이피치 톤의 중국 오페라를 드디어!! +_+

장소는 타이페이 아이 (Taipei Eye)라는 곳인데 명동의 난타극장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臺北戲棚 TaipeiEYE

No. 113, Section 2, Zhongshan N R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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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트로


건물 앞부터 이렇게 광고판이 대만 경극의 메카에 당도했음을 알려주네요~

타이페이 아이 입구를 들어가면...

타이페이 아이 간판(좌)과 앙증 맞은 경극 캐릭터(우)가 맞이해줍니다... (약간 섬뜩하기도... @@)

로비 (좌)의 왼쪽 안 구석에 가면 매표소가 있습니다. 일반인은 880 NTD (한화 약 3만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네요. 다행히 학생이면 15% 할인을 받는데 중국어 학교를 다니며 사범대학에서 발급 받은 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았습니다. (유후~!)

일본과 대만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매표소 옆에도 얼마 전 있었던 쿠마모토 지진과 관련해 쿠마모토 주민증을 보여주면 무료 관람을 제공한다는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쿠마모토 간바레! (쿠마모토 힘내!)"로 시작하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보통 평일에는 1시간 공연, 토요일에는 1시간 반 공연이 있더군요.
공연은 8시부터!
타이페이 아이의 좋은 점은 모든 안내를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영어 등 4가지 언어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들도 대부분 외국어에 능통했고 특히 한 직원이 4가지 언어로 안내말씀 드릴 때는 깜놀!

친절하게 한국어 버젼의 팜플렛도 준비되어 있네요~


오늘 공연은 북치는 사람들과 사자탈을 쓰고 하는 사자극으로 이루어진 전반부과 서유기의 한 막장을 다룬 후반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직원의 안내를 받아 엘레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 날은 대부분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경극과 관련된 미니어쳐 인형들... 나름 정교하게 만들어져 하나 사볼까도 생각했으나 왠지 집에 두면 섬뜩한 게 귀신 나올 것 같아 마음을 접었네요 ㅠ

공연장 입구 근처로는 이렇게 경극스러운 소품들로 장식해 놓았네요.

공연장에 도착하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이렇게 악기공연 또는 분장을 하는 출연진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ㅎㅎ

비파를 치는 여인

분장 하는 단원들... 뭔가 요괴 같은 걸로 다들 변신중....ㅎㅎㅎ

이 분은 전문 직원이 도와주는 걸 보니 좀 중요한 역할인가 보네요...
경극 단원들은 여성스럽게 생겼어도 실제로는 남자가 하이톤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전히 신기하네요.

관객들을 위한 팬서비스도 좋았습니다. 전통 의상으로 갈아 입고 사진 촬영도 가능~!

내부 공연장은 깔끔하더군요.
공연 시작 전에 한 컷.


전반부 - 사자극


시작은 약간의 꽁트성 스킷에서 세 남자가 힘차게 북을 치고 그에 맞춰 사자가 춤을 추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북 치는 부분은 뭔가 한국의 난타를 연상시키기도 했다는~ 후훗...

하이라이트는 요놈인데... 안에 남자 둘이 들어가서 춤을 추는데 정말 움직임 하나하나며 표정까지 너무 디테일해서 신기했습니다.
절벽을 형상화한 저 구조물을 앞도 잘 안 보일텐데 폴짝폴짝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에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선 앙증 맞게 엉덩이도 흔들어 댔다는 ㅎㅎㅎ

움직일 때는 저렇게 앞사람을 번쩍 들어서 뛰기도 합니다... 진짜 저 안에 들어가서 30분동안 공연하려면 어지간한 훈련 없이는 팔과 허리가 아작날 듯 싶네요 ㅠ

공연 말미에는 절벽 끄트머리에 위치한 바구니에서 사탕을 집어 관객들을 향해 던집니다. 매실맛 사탕이었는데 맛은 뭐 ^^; ㅎㅎㅎ 그냥 기념으로다가~

그리고 공연 중간중간에 이렇게 사자며 탈을 쓴 캐릭터가 나와서 관중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사자가 관객들에게 쓰다듬어 달라고도 하고 입으로 관객들의 머리를 물어 삼키기도 (?) 합니다 ㅎㅎㅎ

인터미션

전반부인 사자극이 끝나면 약 20분 정도 인터미션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가거나 쉬면 되는데 다채로운 볼거리로 쉴 틈을 주질 않더군요.

먼저 경극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경극 캐릭터들로 분장한 단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도 가능합니다~ (물론 무료!)
맨 오른쪽 사진은 제게 경극 체험을 도와준 현지 친구 쇼나~~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는데 초록색 복장을 한 분이 쓴 탈에는 2미터가 넘는 더듬이 같은 게 달려 있었습니다 ㄷㄷㄷ

후반부 - 서유기

후반부는 서유기 스토리 중 일부를 경극으로 구성하였더군요. 시작부터 경극의 트레이드마크인 순간 가면 바꾸기 트릭! 해골 가면(좌)에서 본래 얼굴(우)로 순식간에 바뀌어 버립니다. 옷깃을 얼굴에 올렸다가 내리는 그 찰나에 말이죠... 

후반부에는 대사가 있는데 역시나 친절하게도 중국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 등 4개 언어로 자막 지원이 됩니다~~

대사는 경극 특유의 하이 피치로 하는데요..  아래 사진에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보이네요...

배우들의 대사와 동작은 중국 전통 악기의 절도 있는 박자에 맞춰지는 부분이 경극의 꽃인데요. 특히 마지막 박자에 맞춰 절도 있게 끊어주는 동작이 중독성 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중간중간 이런 액션 씬들도 박진감을 더해 줍니다.
경극은 어찌보면 오페라 + 써커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단원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정교하더군요~

사오정 결투 장면 (좌) / 저팔계 결투 장면 (우)


그렇게 심취해서 보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다 가버렸네요 ㅠ
서유기의 극히 일부를 다룬지라 스토리 상으로는 뭔가 갑작스레 마무리 짓는 듯한 감도 없진 않았습니다만 볼거리들로 나름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무대 위에서 인사 후 출구에서 직접 관객들을 맞이하는 단원들.

나가는 길에는 설문지를 하나 작성해서 가는데 아주 대만족으로 줬습니다.
관객 위주의 공연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 덕분이랄까요? 만족스러운 공연 관람이었습니다~

다음 번엔 꼭 대만식 경극 歌仔戲나 대만 인형극에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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