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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만 경극(京劇) 체험

동양 오페라 + 써커스의 진수

by 딘닷

중국 문화권에 와서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가 바로 경극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어렴풋이 들었던 하이피치 톤의 중국 오페라를 드디어!! +_+

장소는 타이페이 아이 (Taipei Eye)라는 곳인데 명동의 난타극장 같은 분위기라고나 할까요?

臺北戲棚 TaipeiEYE

No. 113, Section 2, Zhongshan N R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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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앞부터 이렇게 광고판이 대만 경극의 메카에 당도했음을 알려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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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아이 입구를 들어가면...

타이페이 아이 간판(좌)과 앙증 맞은 경극 캐릭터(우)가 맞이해줍니다... (약간 섬뜩하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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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좌)의 왼쪽 안 구석에 가면 매표소가 있습니다. 일반인은 880 NTD (한화 약 3만원) 정도로 싼 편은 아니네요. 다행히 학생이면 15% 할인을 받는데 중국어 학교를 다니며 사범대학에서 발급 받은 학생증으로 할인을 받았습니다. (유후~!)

일본과 대만의 관계가 돈독하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매표소 옆에도 얼마 전 있었던 쿠마모토 지진과 관련해 쿠마모토 주민증을 보여주면 무료 관람을 제공한다는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쿠마모토 간바레! (쿠마모토 힘내!)"로 시작하는 문구가 인상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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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평일에는 1시간 공연, 토요일에는 1시간 반 공연이 있더군요.
공연은 8시부터!
타이페이 아이의 좋은 점은 모든 안내를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영어 등 4가지 언어로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원들도 대부분 외국어에 능통했고 특히 한 직원이 4가지 언어로 안내말씀 드릴 때는 깜놀!

친절하게 한국어 버젼의 팜플렛도 준비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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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연은 북치는 사람들과 사자탈을 쓰고 하는 사자극으로 이루어진 전반부과 서유기의 한 막장을 다룬 후반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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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안내를 받아 엘레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 보았습니다. (이 날은 대부분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경극과 관련된 미니어쳐 인형들... 나름 정교하게 만들어져 하나 사볼까도 생각했으나 왠지 집에 두면 섬뜩한 게 귀신 나올 것 같아 마음을 접었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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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입구 근처로는 이렇게 경극스러운 소품들로 장식해 놓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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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에 도착하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이렇게 악기공연 또는 분장을 하는 출연진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ㅎㅎ

비파를 치는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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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 하는 단원들... 뭔가 요괴 같은 걸로 다들 변신중....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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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전문 직원이 도와주는 걸 보니 좀 중요한 역할인가 보네요...
경극 단원들은 여성스럽게 생겼어도 실제로는 남자가 하이톤 목소리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여전히 신기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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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을 위한 팬서비스도 좋았습니다. 전통 의상으로 갈아 입고 사진 촬영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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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공연장은 깔끔하더군요.
공연 시작 전에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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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부 - 사자극


시작은 약간의 꽁트성 스킷에서 세 남자가 힘차게 북을 치고 그에 맞춰 사자가 춤을 추는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습니다.
북 치는 부분은 뭔가 한국의 난타를 연상시키기도 했다는~ 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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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는 요놈인데... 안에 남자 둘이 들어가서 춤을 추는데 정말 움직임 하나하나며 표정까지 너무 디테일해서 신기했습니다.
절벽을 형상화한 저 구조물을 앞도 잘 안 보일텐데 폴짝폴짝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모습에서 내공이 느껴졌습니다. 오른쪽 사진에선 앙증 맞게 엉덩이도 흔들어 댔다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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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일 때는 저렇게 앞사람을 번쩍 들어서 뛰기도 합니다... 진짜 저 안에 들어가서 30분동안 공연하려면 어지간한 훈련 없이는 팔과 허리가 아작날 듯 싶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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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말미에는 절벽 끄트머리에 위치한 바구니에서 사탕을 집어 관객들을 향해 던집니다. 매실맛 사탕이었는데 맛은 뭐 ^^; ㅎㅎㅎ 그냥 기념으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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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연 중간중간에 이렇게 사자며 탈을 쓴 캐릭터가 나와서 관중의 참여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사자가 관객들에게 쓰다듬어 달라고도 하고 입으로 관객들의 머리를 물어 삼키기도 (?) 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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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미션

전반부인 사자극이 끝나면 약 20분 정도 인터미션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화장실을 가거나 쉬면 되는데 다채로운 볼거리로 쉴 틈을 주질 않더군요.

먼저 경극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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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극 캐릭터들로 분장한 단원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도 가능합니다~ (물론 무료!)
맨 오른쪽 사진은 제게 경극 체험을 도와준 현지 친구 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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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는 찍히지 않았는데 초록색 복장을 한 분이 쓴 탈에는 2미터가 넘는 더듬이 같은 게 달려 있었습니다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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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 - 서유기

후반부는 서유기 스토리 중 일부를 경극으로 구성하였더군요. 시작부터 경극의 트레이드마크인 순간 가면 바꾸기 트릭! 해골 가면(좌)에서 본래 얼굴(우)로 순식간에 바뀌어 버립니다. 옷깃을 얼굴에 올렸다가 내리는 그 찰나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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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부에는 대사가 있는데 역시나 친절하게도 중국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 등 4개 언어로 자막 지원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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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는 경극 특유의 하이 피치로 하는데요.. 아래 사진에는 삼장법사와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가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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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대사와 동작은 중국 전통 악기의 절도 있는 박자에 맞춰지는 부분이 경극의 꽃인데요. 특히 마지막 박자에 맞춰 절도 있게 끊어주는 동작이 중독성 있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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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중간중간 이런 액션 씬들도 박진감을 더해 줍니다.
경극은 어찌보면 오페라 + 써커스 같은 느낌이랄까요? 단원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정교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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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 결투 장면 (좌) / 저팔계 결투 장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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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심취해서 보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다 가버렸네요 ㅠ
서유기의 극히 일부를 다룬지라 스토리 상으로는 뭔가 갑작스레 마무리 짓는 듯한 감도 없진 않았습니다만 볼거리들로 나름 알차게 채워졌습니다.

무대 위에서 인사 후 출구에서 직접 관객들을 맞이하는 단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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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길에는 설문지를 하나 작성해서 가는데 아주 대만족으로 줬습니다.
관객 위주의 공연을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 덕분이랄까요? 만족스러운 공연 관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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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번엔 꼭 대만식 경극 歌仔戲나 대만 인형극에도 도전해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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