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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딘닷 Aug 13. 2016

[타이페이] 라오허(饒河) 야시장

스린야시장이 질린 분, 타이페이 강변 구경하며 야식 즐길 분 모여라~

대부분 타이페이 야시장 하면, 스린(士林) 야시장을 떠올리시는데요.

사실 스린 야시장이 가장 큰 건 사실.


하지만 '명동' 하면 이제 관광객이나 가는 동네가 되었듯, 야시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라오허 야시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시작부터 볼거리

라오허 야시장은 지룽 강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초록색 라인을 타고 '송산(松山)'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죠~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이 휘황찬란한 사당이 보이는 곳이 바로 라오허 야시장 입구입니다~ 

이게 바로 정문! 

뭐랄까 대단히 차이나타운 스러운 게이트~

저는 사실 5년 전 스페인 배낭여행 때 만났던 노르웨이 친구 카리(Kari)가 한국 비자 갱신을 위해 대만에 놀러와서 야시장 구경을 시켜주기로 했습니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푹 빠져서, 요즘은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만끽하고 지내는 카리 ㅎㅎ

투어 시작 전에 기념 사진!


# 길 잃을 걱정 없는 일직선의 야시장


시작은 대만 소세지, 썅창(香腸) 즉 '향기로운 창자(?)'라는 뜻인데요. 

뭔가 욕같이 들릴 법도 한데;; 음식의 의미를 잘 해석해 붙인 이름인듯.

중국이나 대만 여행하면서 참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세계에서 통용되는 용어가 잘 안 통한다는 것.

스프라이트는 쉐삐(雪碧), 아이스크림은 삥치링(冰淇淋)... 모르고 가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대만식 소세지의 특징은 맛이 짜기보다는 살짝 달달하다는 것.

그래서 아래 사진의 좌측 하단의 생마늘의 껍질을 까서 소세지 한 입, 마늘 조금을 깨어 물어 같이 먹어야 매콤달콤하니 맛있습니다. 거기에 물론 검은 후추 / 와사비 / 태국식 핫소스 / 마늘소스를 입맛에 맞게 발라 드셔도 됩니다~

여긴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설명을 붙여놓았네요.

더운 지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사탕수수 쥬스. 

사탕수수 즙 짜는 기계.

그냥 간단하게 사탕수수를 넣으면 알아서 즙만 짜네 줍니다~

이건 산수유 쥬스인데 젖병에 파는 게 귀여워서 찍어봄ㅎㅎㅎ

자칫하면 길을 잃기 십상인 스린 야시장에 비해 라오허 야시장은 일직선으로 길이 나 있어 한 쪽으로 갔다가 반대쪽으로 돌아오면 되어 구경하기가 편합니다~! :)

왕 양송이 버섯구이~ 해산물에 약한 카리를 위해 몸에 좋은 버섯 구이 한 접시 시켜 봅니다~

다시 목이 말라져서 시킨 통 패션후르츠 쥬스.

그냥 신선한 패션후르츠에다가 빨대를 꼽아서 쭉 빨면 과육과 씨들이 빨려 들어옵니다~! +_+

참고로 패션후르츠의 씨는 해바라기 씨처럼 그냥 씹어 드셔도 됩니다~

오히려 씹는 맛이 독특한 게 매력!

그리고 그린 망고라고 하는 과일과 패션후르츠 또는 매실을 넣어 주는 화채가 있는데 이게 또 새콤달콤하니 씹는 맛이 기가 막힙니다!! 강추!!

패션후르츠 + 그린 망고 조합은 이미 다 팔렸는데, 시식해 보고 맛있어 이거 없냐고 하니 다시 만들어 주심 ㅎㅎㅎ

야시장 거리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기념품들...

강아지 인형을 아주 앙증맞게 진열해 놓았네요~

대만 놀러오면 빠뜨릴 수 없죠~

애플망고 빙수!

망고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망고가 다 같은 망고인 줄 아는데, 대만에서 파는 망고는 '애플 망고'라 해서 과육이 좀 더 짙은 노란색을 띠고 껍질도 노란색이 아닌 사과 같이 붉은 색에 가깝습니다.

일반 망고(좌) / 애플 망고(우)

대신 섬유질이 적어 덜 질기고 부드러우며 맛도 사과처럼 더 단 게 특징입니다~

그냥 한 번 먹어보면 사랑에 빠지는 그런 맛!!ㅎㅎ


그러나 망고 빙수는 따로 맛집이 있기에 일단 맛보기로 살짝 보여만 주고 패스~!

구아바 쥬스~

갑자기 위에 망고 얘기를 섞여서 뜬금 없이 김C의 쥬스 선전이 기억나네요...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딱 걸렸네~~

쿨럭..죄송합니다.. 다시 야시장으로~

뭐 이건, 다들 아시죠? 

대만 야시장 명물, 오징어 구이~ 싸고 맛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길가에 보이는 점쟁이들~

대만사람들도 점성술이 생활화 되어 있는데요... 새 등 동물을 이용한 점부터 팔괘까지 엄청 다양합니다~

이 분들 중에는 간혹 일어를 할 줄 아는 분도 있었는데 한국어는 아직 본 적이 없네요;

점술 용어들이 좀 어렵다보니 중국어 실력이 달리는 저는 패스~ㅎㅎ

대만 친구 대동하고 가셨다면 한 번 재미로 해보셔도 될듯! 

그리고 맛나 보이는 찐만두~!!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빚어서 쪄 나오는 따끈따끈한 만두~!!

여기는 대만식 갈비탕 파는 곳입니다.

비쥬얼은 딱히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각종 한방재료를 써서 우려낸 국물이 독특합니다~ (뭐 딱히 맛있다고까진 하지 않겠음 ㅎㅎㅎ)

그냥 한국에서 먹는 갈비탕에 한방재료 향이 좀 강하게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강아지는 주인 장사하는데 지쳤는지 비닐에 기대어 축 늘어져 있네요...

여기서 이러시면~~~~

시장을 다 통과해서 반대편까지 왔네요.

걸어 다니면서 음식 먹기가 그러시면 일단 몽땅 사온 다음에 여기에 있는 벤치에 앉아 피카츄와 함께 드셔도 됩니다 ㅎㅎㅎ

가뜩이나 대만에 불고 있는 포켓몬 고 광풍으로 아마 포켓몬 잡는데 몰두한 대만산 포켓몬 좀비들도 보실 수 있을듯 ㅎㅎㅎㅎ

방금 산 찐만두도 국물이 많고 뜨거운지라 여기 앉아서 먹기로~

속이 튼실~

반대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

소라/전복구이~ 노릇노릇하게 소스 발라 구워주는데 살짝 비싼 편인데 맛은 좋습니다~

간혹 야시장 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거나 너무 더우면 이렇게 길가 상점 사이로 난 길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에어콘 바람이 솔솔 새어나와 시원~! ^^

알록달록 각종 약초들 

여기가 말씀드렸던 유명한 망고빙수집~

라오허 야시장 정문에서 들어오다가 중간 정도 왼쪽편에 있습니다. 그냥 끝까지 쭉 가셨다가 돌아오는 길에 후식겸 들르시면 됩니다.


안은 빈티지 스타일로 꾸며 놓았네요~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립니다.

먼저 주문을 하고 선불 계산~

친절하게도 어떤 걸 시켜야 할 지 랭킹도 있네요~

당근 제일 유명한 건 망고 빙수..

기다리는 동안은 운세 게임기를 만지작~ 동전 넣고 하면 되는데 뭐 이거 해석할 줄을 몰라 패스~

드디어 나왔네요~ 망고빙수~~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 먹으면 적당한 크기~

맛은 뭐 굳이 따로 설명 안 할게요.

달콤 크리미~ +ㅇ+

북극 근처에서 온 카리... 이런 더운 곳에서 고생이 많네요 ㅎㅎㅎ

시원한 망고 빙수로 다시 에너지 충전~!

야시장 어딜 가도 이런 작은 오락거리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나라 동네 카니발 가면 오락 하고 선물 받아가는 그런~

그리고 이건 덤인데, 라오허 야시장은 지룽강변에 위치해 있어서

야시장 정문에서 걸어 들어오다가 오른쪽편에 셋길이 있는데 그 골목을 따라 1분 걷다 보면 이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입니다~ 올라가셔서 다리를 건너도 되나 강변 입구로 들어가는 걸 추천!

입구를 따라 내려오면 오른쪽에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고 아래에는 강변 산책길이 있습니다~

늦은 저녁 운동하러 온 분들, 산책하는 커플들...

마치 밤에 청계천처럼 벤치마다 저렇게 남녀들이 오붓하게 앉아 데이트중 ㅎㅎ

뭐 커플은 아녔지만 저희도 ㅎㅎㅎ

재밌는 건 동네 학생들이 무슨 날이었는지 한 친구를 저렇게 기둥에 꽁꽁 묶어두고 케익이랑 물을 뿌리면서 놀고 있었네요 ㅎㅎㅎ

묶여 있는 소녀가 웃으면서 귀엽게 '빨랑 풀어줘~'라고 하는 걸 보니 딱히 무슨 집단 따돌림은 아닌 듯 했으나... 현지 애들도 신기했는지 지나가면서 쳐다보더군요.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좀 안쓰러워 보임 ㅎㅎ


카리가 이걸 보더니 노르웨이에도 대학 입학할 때 이런 비슷한 문화가 있다고 얘기해줌 ㅎㅎ 


뭐 이런저런 한국 문화, 노르웨이 문화, 대만 문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강변을 걷다가

여느 무리들처럼 강변에 앉아 지난 5년간 못다한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한 가지 쇼킹했던 건, 지금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카리의 학비를 노르웨이 정부가 생활비 포함해서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 +_+ 정말 기름이 나는 북유럽 산유 복지국가의 클라스란...

오는 길에 길가에서 발견한 대형 달팽이...

왠지 모르겠는데 대만 달팽이는 정말 엄!청! 큽니다.

처음 봤을 때는 정말 깜놀;;


저 녀석들이 길 가다가 차에 밟힐 때 나는 소리가 또 그리 애처로울 수 없습니다..ㅠ (크기가 크다보니;;)


여튼 제가 라오허 야시장을 스린 야시장에 비해 좋아하는 이유는:

1) 야시장 옆에 강변이 있어 야시장에서 산 먹거리와 함께 산책하기 좋음 

2) 관광화된 스린 야시장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함 

3) 일직선이어서 길을 잃지 않음


타이페이에 2번 이상 오셔서 스린 야시장에 다시 가기 그렇거나 좀 더 여유 있게 강변 산책하며 망중한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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