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린야시장이 질린 분, 타이페이 강변 구경하며 야식 즐길 분 모여라~
대부분 타이페이 야시장 하면, 스린(士林) 야시장을 떠올리시는데요.
사실 스린 야시장이 가장 큰 건 사실.
하지만 '명동' 하면 이제 관광객이나 가는 동네가 되었듯, 야시장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필요가 있어 보이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라오허 야시장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라오허 야시장은 지룽 강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초록색 라인을 타고 '송산(松山)'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죠~
찾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와 같이 휘황찬란한 사당이 보이는 곳이 바로 라오허 야시장 입구입니다~
이게 바로 정문!
뭐랄까 대단히 차이나타운 스러운 게이트~
저는 사실 5년 전 스페인 배낭여행 때 만났던 노르웨이 친구 카리(Kari)가 한국 비자 갱신을 위해 대만에 놀러와서 야시장 구경을 시켜주기로 했습니다~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왔다가 푹 빠져서, 요즘은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만끽하고 지내는 카리 ㅎㅎ
투어 시작 전에 기념 사진!
시작은 대만 소세지, 썅창(香腸) 즉 '향기로운 창자(?)'라는 뜻인데요.
뭔가 욕같이 들릴 법도 한데;; 음식의 의미를 잘 해석해 붙인 이름인듯.
중국이나 대만 여행하면서 참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세계에서 통용되는 용어가 잘 안 통한다는 것.
스프라이트는 쉐삐(雪碧), 아이스크림은 삥치링(冰淇淋)... 모르고 가면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ㅎㅎㅎ
대만식 소세지의 특징은 맛이 짜기보다는 살짝 달달하다는 것.
그래서 아래 사진의 좌측 하단의 생마늘의 껍질을 까서 소세지 한 입, 마늘 조금을 깨어 물어 같이 먹어야 매콤달콤하니 맛있습니다. 거기에 물론 검은 후추 / 와사비 / 태국식 핫소스 / 마늘소스를 입맛에 맞게 발라 드셔도 됩니다~
여긴 친절하게 한국어로도 설명을 붙여놓았네요.
더운 지방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사탕수수 쥬스.
사탕수수 즙 짜는 기계.
그냥 간단하게 사탕수수를 넣으면 알아서 즙만 짜네 줍니다~
이건 산수유 쥬스인데 젖병에 파는 게 귀여워서 찍어봄ㅎㅎㅎ
자칫하면 길을 잃기 십상인 스린 야시장에 비해 라오허 야시장은 일직선으로 길이 나 있어 한 쪽으로 갔다가 반대쪽으로 돌아오면 되어 구경하기가 편합니다~! :)
왕 양송이 버섯구이~ 해산물에 약한 카리를 위해 몸에 좋은 버섯 구이 한 접시 시켜 봅니다~
다시 목이 말라져서 시킨 통 패션후르츠 쥬스.
그냥 신선한 패션후르츠에다가 빨대를 꼽아서 쭉 빨면 과육과 씨들이 빨려 들어옵니다~! +_+
참고로 패션후르츠의 씨는 해바라기 씨처럼 그냥 씹어 드셔도 됩니다~
오히려 씹는 맛이 독특한 게 매력!
그리고 그린 망고라고 하는 과일과 패션후르츠 또는 매실을 넣어 주는 화채가 있는데 이게 또 새콤달콤하니 씹는 맛이 기가 막힙니다!! 강추!!
패션후르츠 + 그린 망고 조합은 이미 다 팔렸는데, 시식해 보고 맛있어 이거 없냐고 하니 다시 만들어 주심 ㅎㅎㅎ
야시장 거리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기념품들...
강아지 인형을 아주 앙증맞게 진열해 놓았네요~
대만 놀러오면 빠뜨릴 수 없죠~
애플망고 빙수!
망고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은 망고가 다 같은 망고인 줄 아는데, 대만에서 파는 망고는 '애플 망고'라 해서 과육이 좀 더 짙은 노란색을 띠고 껍질도 노란색이 아닌 사과 같이 붉은 색에 가깝습니다.
일반 망고(좌) / 애플 망고(우)
대신 섬유질이 적어 덜 질기고 부드러우며 맛도 사과처럼 더 단 게 특징입니다~
그냥 한 번 먹어보면 사랑에 빠지는 그런 맛!!ㅎㅎ
그러나 망고 빙수는 따로 맛집이 있기에 일단 맛보기로 살짝 보여만 주고 패스~!
구아바 쥬스~
갑자기 위에 망고 얘기를 섞여서 뜬금 없이 김C의 쥬스 선전이 기억나네요...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 딱 걸렸네~~
쿨럭..죄송합니다.. 다시 야시장으로~
뭐 이건, 다들 아시죠?
대만 야시장 명물, 오징어 구이~ 싸고 맛있습니다 ㅎㅎㅎ
그리고 길가에 보이는 점쟁이들~
대만사람들도 점성술이 생활화 되어 있는데요... 새 등 동물을 이용한 점부터 팔괘까지 엄청 다양합니다~
이 분들 중에는 간혹 일어를 할 줄 아는 분도 있었는데 한국어는 아직 본 적이 없네요;
점술 용어들이 좀 어렵다보니 중국어 실력이 달리는 저는 패스~ㅎㅎ
대만 친구 대동하고 가셨다면 한 번 재미로 해보셔도 될듯!
그리고 맛나 보이는 찐만두~!!
그 자리에서 즉석으로 빚어서 쪄 나오는 따끈따끈한 만두~!!
여기는 대만식 갈비탕 파는 곳입니다.
비쥬얼은 딱히 먹음직스러워 보이지 않지만 각종 한방재료를 써서 우려낸 국물이 독특합니다~ (뭐 딱히 맛있다고까진 하지 않겠음 ㅎㅎㅎ)
그냥 한국에서 먹는 갈비탕에 한방재료 향이 좀 강하게 난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강아지는 주인 장사하는데 지쳤는지 비닐에 기대어 축 늘어져 있네요...
여기서 이러시면~~~~
시장을 다 통과해서 반대편까지 왔네요.
걸어 다니면서 음식 먹기가 그러시면 일단 몽땅 사온 다음에 여기에 있는 벤치에 앉아 피카츄와 함께 드셔도 됩니다 ㅎㅎㅎ
가뜩이나 대만에 불고 있는 포켓몬 고 광풍으로 아마 포켓몬 잡는데 몰두한 대만산 포켓몬 좀비들도 보실 수 있을듯 ㅎㅎㅎㅎ
방금 산 찐만두도 국물이 많고 뜨거운지라 여기 앉아서 먹기로~
속이 튼실~
반대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기 시작~
소라/전복구이~ 노릇노릇하게 소스 발라 구워주는데 살짝 비싼 편인데 맛은 좋습니다~
간혹 야시장 거리에 사람이 너무 많아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거나 너무 더우면 이렇게 길가 상점 사이로 난 길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에어콘 바람이 솔솔 새어나와 시원~! ^^
알록달록 각종 약초들
여기가 말씀드렸던 유명한 망고빙수집~
라오허 야시장 정문에서 들어오다가 중간 정도 왼쪽편에 있습니다. 그냥 끝까지 쭉 가셨다가 돌아오는 길에 후식겸 들르시면 됩니다.
안은 빈티지 스타일로 꾸며 놓았네요~
항상 손님들로 북적거립니다.
먼저 주문을 하고 선불 계산~
친절하게도 어떤 걸 시켜야 할 지 랭킹도 있네요~
당근 제일 유명한 건 망고 빙수..
기다리는 동안은 운세 게임기를 만지작~ 동전 넣고 하면 되는데 뭐 이거 해석할 줄을 몰라 패스~
드디어 나왔네요~ 망고빙수~~
하나 시켜서 둘이 나눠 먹으면 적당한 크기~
맛은 뭐 굳이 따로 설명 안 할게요.
달콤 크리미~ +ㅇ+
북극 근처에서 온 카리... 이런 더운 곳에서 고생이 많네요 ㅎㅎㅎ
시원한 망고 빙수로 다시 에너지 충전~!
야시장 어딜 가도 이런 작은 오락거리들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나라 동네 카니발 가면 오락 하고 선물 받아가는 그런~
그리고 이건 덤인데, 라오허 야시장은 지룽강변에 위치해 있어서
야시장 정문에서 걸어 들어오다가 오른쪽편에 셋길이 있는데 그 골목을 따라 1분 걷다 보면 이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입니다~ 올라가셔서 다리를 건너도 되나 강변 입구로 들어가는 걸 추천!
입구를 따라 내려오면 오른쪽에 레인보우 브릿지가 보이고 아래에는 강변 산책길이 있습니다~
늦은 저녁 운동하러 온 분들, 산책하는 커플들...
마치 밤에 청계천처럼 벤치마다 저렇게 남녀들이 오붓하게 앉아 데이트중 ㅎㅎ
뭐 커플은 아녔지만 저희도 ㅎㅎㅎ
재밌는 건 동네 학생들이 무슨 날이었는지 한 친구를 저렇게 기둥에 꽁꽁 묶어두고 케익이랑 물을 뿌리면서 놀고 있었네요 ㅎㅎㅎ
묶여 있는 소녀가 웃으면서 귀엽게 '빨랑 풀어줘~'라고 하는 걸 보니 딱히 무슨 집단 따돌림은 아닌 듯 했으나... 현지 애들도 신기했는지 지나가면서 쳐다보더군요.
아무리 장난이라지만 좀 안쓰러워 보임 ㅎㅎ
카리가 이걸 보더니 노르웨이에도 대학 입학할 때 이런 비슷한 문화가 있다고 얘기해줌 ㅎㅎ
뭐 이런저런 한국 문화, 노르웨이 문화, 대만 문화에 대해 얘기하면서 강변을 걷다가
여느 무리들처럼 강변에 앉아 지난 5년간 못다한 얘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가더군요~
한 가지 쇼킹했던 건, 지금 한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카리의 학비를 노르웨이 정부가 생활비 포함해서 제공해 주고 있다는 것! +_+ 정말 기름이 나는 북유럽 산유 복지국가의 클라스란...
오는 길에 길가에서 발견한 대형 달팽이...
왠지 모르겠는데 대만 달팽이는 정말 엄!청! 큽니다.
처음 봤을 때는 정말 깜놀;;
저 녀석들이 길 가다가 차에 밟힐 때 나는 소리가 또 그리 애처로울 수 없습니다..ㅠ (크기가 크다보니;;)
여튼 제가 라오허 야시장을 스린 야시장에 비해 좋아하는 이유는:
1) 야시장 옆에 강변이 있어 야시장에서 산 먹거리와 함께 산책하기 좋음
2) 관광화된 스린 야시장에 비해 가격도 비교적 저렴함
3) 일직선이어서 길을 잃지 않음
타이페이에 2번 이상 오셔서 스린 야시장에 다시 가기 그렇거나 좀 더 여유 있게 강변 산책하며 망중한을 즐기고 싶은 분들께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