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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만 토우청 촹구 축제

귀신도 집에 돌아갈 시간~ 저승의 문이 닫히던 날

by 딘닷

프롤로그

참 이거 문화 체험은 열심히 하는데 그걸 제때 제때 후딱 올려야 하는데 요즘엔 정말 쉴새 없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정리할 시간이 없었네요.

일명 衝浪社(충랑사)라 부르는 서핑 모임 친구들이 음력 7월의 마지막 날이었던 8/31(수)에 두성(頭城, 토우청)이라는 곳에서 창고(搶孤)라는 축제가 열린다고 같이 가보자고 하여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서 음력 7월은 귀월(鬼月)이라고 해서 '귀신의 달'으로 여겨지는데요. 이 한 달간은 저승의 영혼들이 이승으로 내려온다고 믿어서 여러가지 금기사항들이 생기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참조)

그 중에서도 창고 축제는 귀신의 달의 마지막 날 즉 저승으로 가는 문이 닫히는 날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인데요.
긴 나무를 줄로 엮어 탑을 쌓고 거기를 먼저 올라가는 사람이 상을 타게 되는 식의 축제입니다. 나무 위에는 돈(홍바오), 물건 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습니다. 이 상품들을 먼저 따려고 경쟁을 하게 되는데 올라간 사람이 이를 따오거나 아랫사람들에게 떨어뜨려 줍니다.
이 나무들은 남자들만 탈 수 있다고 하네요.

대만에서는 각 마을 단위로 창고 축제를 하다가 지금은 많이들 없어지고 크게 토우청(頭城)과 헝춘(恆春)이라는 곳에서 열리는 창고 축제가 유명하다고 하네요. 참고로 토우청은 이란(宜蘭) 근처에, 헝춘은 컨띵(墾丁)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마침 같이 갔던 친구 중 한 명인 스옌이 헝춘 출신이서 둘 간의 차이점을 살짝 귀뜸해 줬는데 헝춘 축제에는 가수도 오고 불꽃놀이도 한다는데 토우청은 공무원들만 줄줄이 와서 연설을 하네요. 또한 토우청의 나무 제단이 좁고 높다면 헝춘은 낮은 대신 넓다는 얘기도...


출발

마침 계속 출장 중이셨던 민제님도 같이 초대~
아주 이번에는 서핑도 가고 고궁박물관, 야시장 거기다 축제까지.. 아주 문화적으로 충만!
차를 가진 샤오펑이 저희와 난강전람관 역에서 7시반에 만나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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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저녁에 시작하고 낮에는 이런 식으로 준비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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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제단을 두른 새우가 인상적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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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제단을 타고 올라가는 본 행사는 밤 11시에 느지막히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저승으로 가는 문이 닫히는 자정에 맞춰 진행하다 보니 그런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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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정도 차를 몰아서 가니 토우청 도착.
이곳은 저희가 서핑을 하는 와이아오(外澳)에서 가까워 상당히 익숙한 곳이었는데 이렇게 또 캄캄할 때 오니 느낌이 사뭇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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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나무 제단이 보이네요.
멀리서 보면 마치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성가족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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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

행사장에 가까워지니 항상 그렇듯 축제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먹거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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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데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 있나 했더니 경매가 진행중이었다고 하네요.
각종 상품을 경매로 파나 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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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시장도 인산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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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고구마로 만든 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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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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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안 먹어볼 수가 없었는데요.
조개살을 다져서 다른 재료와 섞은 후 계란 코팅을 입힌 구이 요리!
위에 시즈닝을 살짝 뿌리니 매콤한 것이 아주 입에서 살살 녹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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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엄을 뽐내는 오늘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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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께끼(?)
근데 뭔가 색소가 엄청 들어가 있을듯 하여 스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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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같은 얇은 종이로 물고기를 건져내서 따내는 게임.
일본에서도 마쯔리하는 곳에선 유카타를 입은 어린이들이 하는 걸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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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시진핑을 닮은 듯한 소시지 장수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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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에는 또 게임이 빠질 수 없죠~
스린 야시장 가면 널린 비비탄 총 쏴서 풍선 터뜨리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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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희도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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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필자의 사격 실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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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유행하던 포켓몬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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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 목장에서 직접 짜 왔다는 우유를 사용한 밀크티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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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가 대형 피카츄 인형을 보고 저걸 뽑겠다고 뽑기 게임에 호기롭게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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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 1만원을 썼는데 결국 피카츄 획득에는 실패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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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스타일 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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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한켠에서 묵묵히 참선을 수행중이신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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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 중앙에는 이렇게 사람들이 저승으로 돌아가는 귀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제사를 치르는 곳을 마련했는데 그 중에서도 부적을 붙여 매달아 놓은 물고기가 입을 뻐끔뻐끔 거리더라는...한편으로는 왠지 좀 안쓰럽기도 했습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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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본격적으로 행사에 돌입. 10시부터는 시장을 포함해 지역 정계 인사들이 돌아가면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연설을 대만어 (중국어와는 다른 민남 지역 방언)로 장황하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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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왼쪽에 연단이 보이고 그 오른쪽에 몸풀기 형식으로 작은 제단을 먼저 탄 이후에 중간에 있는 메인 제단을 타게 됩니다.
사람들로 북새통이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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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는 서양 교회 종탑에서 보는 것처럼 기계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 크기의 인형들이 춤을 추는 스테이지가 2층에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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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위에는 각종 선물이 있다고 합니다.
근데 저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실 저기서부터 본격 나무 타기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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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제단에 오르기 전에 작은 제단을 타고 있는 사람들...
듣기로는 이건 일반인도 신청해서 도전해 볼 수 있다는 듯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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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 위에 오른 사람들이 그 위에 있는 상품들을 던져서 관중들에게 뿌려주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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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페북 라이브 기능도 써봤는데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기분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어 신기했습니다.
마치 지상파에 제가 생방으로 나가는듯한 기분도 들고 친구들의 반응도 그 때 그 때 바로 알 수 있어서 재밌는 경험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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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메인 제단 오르기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열심히 중간 발코니 부분까지 오르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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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보니 예전에 스페인의 토마토 던지는 축제 '라 토마티나(La Tomatina)‘의 시작을 알리기 위해 비누가 잔뜩 칠해진 나무 위 햄(하몽)을 따려고 안간힘을 쓰던 사람들이 생각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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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단의 꼭데기 부분은 버드나무에 빨간 장식이 달려있고 이걸 칼을 써서 베어내서 아래로 떨어뜰여야 합니다. (아마도 저 장식 부분에 상금이며 상품이 달려 있는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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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가 저렇게 꽂꽂하게 중심을 잃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더군요... 신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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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메달려 열심히 버드나무를 베고 있는 사람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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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차례차례 하나하나씩 다 베더니 모든 나무들이 베어졌을 때가 정확히 자정이더군요!
(이거 맞춰서 그렇게 벤 거 같진 않은데 신기하게...저승의 문이 닫히기 전에 다 베어버린 듯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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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가 다 끝나면 저 중간 발코니 부분에서 기중기를 통해 아래로 내려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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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제단을 타다가 떨어져서 다리 골절상을 입은 참가자가 있다고 하는 장내 방송...
부디 쾌차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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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무슨 담번 복권 당첨 번호를 예측해주는 쇼라는데... 사이비 종교 집회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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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세지 굽는 커다란 불판과 줄 서 달라는 귀여운 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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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행사를 마치고 타이페이로 돌아오니 새벽 1시 가까이 되었네요~
좋은 친구들 덕분에 이렇게 또 대만의 문화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역시 외국에 가면 현지인들과 어울려야 이런 심층적인 문화 체험이 가능한듯! 강추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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